안녕하세요. 어제 처음 친구사이를 방문한 아라에요:)
먼저 킴 터울 같이 잘 소개해주시고 대화나눠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종종 들렸던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낯익은 분들도 계셨더라고요.
출발하기전에 고민도 많이하고 걱정도 많이했는데 살짝 제가 사는 세상, 제가 지향하는 세상과는 조금 다른 모습도 있었지만^^;; 그래도 개성이겠지요.
처음 막상 갔었을땐 저도 어찌해야할지 몰라 뭔가 제 자신이 너무 막나가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었다는 느낌이랄까요. 26년을 평범한 삶을 위해 고민했고 그렇게 보이려고 했지만 결국 이렇게 되나 싶은 복잡한 감정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와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야하는 것. 그것은 제 선택이기도하지만 어쩌면 의무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너무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편안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막상 커밍아웃(단지 커밍아웃이 아닌 제 자신의 한계와 성향을 솔직하게 인정했던 그 순간까지) 직전까지 두려움으로 몸부림쳤던 제가 막상 하고나니 편안해졌던거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는 비주류에 익숙한 삶인데 제 자신이 주류에 있다고 착각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름을 들으면 너 그런 종교 믿어? 하는 소리도 이미 여러번 들었고 그 안에서 사제의 길을 가고 싶다고 선언한 순간 전 아마 소수자 중의 소수자의 길을 택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토요모임에서 커밍아웃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는데 저도 참석했으면 좋았을거같은데 아쉽습니다. 근무중이지만.주말에는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큰 문제는 없어서 사색의 시간도 많아지는데 어찌어찌하다 '세상아 너의 죄를 사하노니'라는 노래를.들어봤네요.
위로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세상과 화해할 수 없을 것 나. 세상과 화해할 수 없는 하느님이 떠오르네요. 그런데 성탄이 있는 12월에 이 노래를 들으니 성탄도 이 노래도 제 마음에 크게 다가오네요. 성탄은 그리스도교에서 하느님이 세상과 화해를 한 첫 시발점입니다. 저도 제 자신 속에서 불화했던 것들과 화해를 시작해야할 순간이 온 것 같습니다. 그래야 저도 끊임없이 사람과 세상 그리고 하느님과 불화하며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화해시킬 수 사람이 될테니까요 :)
작사작곡하신 분께 노래 잘들었다고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교회달력으로 대림 4주가 내일로 끝나고 성탄팔일축제가 다가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 형언할 수 없는 빛이 가득하기를 언제나 기도합니다.
-Arah.
고수미 (이하 고슴도치) 라고 해요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늘 빛이 함께 하기를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