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스물여섯 올해 막 커밍아웃을 한 청년입니다.
가입인사 말고는 계속 눈팅만했던 이곳에 글을 남기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동안 저를 구성하는 가장 강한 정체성인 그리스도인으로써의 정체성때문에 이곳에 글을 쓸 용기는 안났었는데 느낌이 새롭습니다.
어렸을적 낙인처럼 느껴졌던 게이라는 말에 그렇게 전 잠시 내가 도착증에 있는거라며 애써 공부때문에 신앙때문에 여자를 멀리하는 거라고 하고 제 자신의 결점을 아는 친구들에게눈 단지 잘못됐지만 독특한 수음습관이라며 포장했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모범생 그리고 성당 식구들에게는 예의바르고 신앙심깊은 젊은 신자라는 모습 이면 뒤에 제 자신을 보며 위선적인 제 자ㅜㅜㅜ포프신이 그리 싫기도햇고 동정받고 싶기도 했습니다.
커밍아웃을 처음하면서 오히려 나아지나 싶었지만 그 이후에도 제 자신을 향한 안타까움과 연민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왔고 한편으로는 적극적으로 저와 같은 사람들을 찾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들로 죄책감만 쌓이고 점차 타락해가는 것 같다는 자괴감이 컸습니다.
저는 그리스도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결코 저는 교회가 저같은 사람들을 향한 근본적인 시선의 한계가 풀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은 생명창조의 도구라는 절대적인 명제 아래에서 저같은 사람들은 그 이상으로 자유로워질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몇몇 친구들의 반응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경험합니다. 항상 그 말이 떠오릅니다.
" 난 너가 어떤 사람이라서 좋은게 아니야. 너란 사람 자체가 좋은 거야. 우리 관계에서 너가 게이라는 건 중요치 않아."
어느 순간 절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하나둘 많아졌습니다. 최근에는 그걸 잘 이해해주던 룸메이트가 떠나고 커밍아웃을 받으면 어쩔 줄 모르겠다며 게이는 좀...이라는 친구가 들어와서 다시 외로워지긴 하지만, 최근 보았던 사람들에게 그나마라도 따뜻한 위안을 받습니다.
교회 주교님이나 신부님은 다행히 그리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평생을 지고가야할 십자가라고 제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을 더 사랑한다면 이런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제 자신을 더 채찍질해야하나 생각도 듭니다.
아마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저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거라고 분명 생각합니다. 비록 커밍아웃을 차츰하지만 결국 제게 남은 선택지는 제 자신을 숨겨야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그런 분들이 삶과 신앙의 희망 따뜻한 빛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말이죠. 종종 들리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