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그 몸속에 숨겨진 동물의 파일을 본다" 라는 표제로 시작되는 <털없는 원숭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진화론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시 이 책이 출간이 됐을 때는 사회적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인간의 가치를 폄하했다는 비난 속에서 금기도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점차 그 판매부수가 늘어났으며, 이제는 추천도서가 되는 역전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굳이 종교적 이유가 아니라면 진화론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창조설에 기반한 증거가 없는 이상 인간이 영장류에서 거듭해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왜 이 상식을 철저히 따르고 있는 이 책이 금기시 되는 책이 되었으며, 이제는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 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아마도 이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감정때문일 것이다. 받아들여야 하지만 굳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논하듯이 '털 있는 원숭이'와 같은 습성이 인간에게 남아 있다는 것은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불편한 감정을 잠시 뒤에 두고 현실 그 자체를 보게 된다면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행위하는 것들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혹은 왜 하게 됐는 지에 대해 우리는 꽤나 무지하다. 혹은 이성적인 동물인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비이성적일 때도 수 없이 바라보게 된다. 이에 대해 우리는 심리학적으로 접급해 보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겠으나, 동물학적 접근도 우리가 받아들어야 할 연구방법일 것이다.
"직립 원숭이에서 영리한 원숭이까지, 혈통은 영장류지만 육식동물의 생활방식을 채택한 '털없는 원숭이'는 세계를 정복할 준비를 갖추고 그 곳에 서 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실험적 단계에 있었고, 새로운 모델은 결함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의 가장 큰 문제는 문화적 진보가 유전학적 진보보다 앞서간다는 사실에서 비롯할 것이다. 그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냈지만, 아직도 속마음은 털 없는 원숭이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진화를 거듭하며 습성과 습관을 전이시켜왔으며, 한편으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메커니즘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현 시대의 문제는 이제 그 새로운 환경, 사회는 급변하는 반면 인간의 유전학적 진보는 이보다는 상당히 느리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관점으론 어쩌면 우리의 속마음은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일 수도 있다. 이러한 간극은 여러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새롭지 않은 우리의 동물적 습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에 현생인류가 이해를 못하고 있으나, 이제는 풀어낼 수 있는 키워드를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읽어 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