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분주하고 어수선하게 지내왔다.
뭐든 하면 그게 최초였고, 그게 대표였고….
최초로.. 대표로…
어떤이는 웃으며 미친놈 처럼 최초로
대학강단에서... 볼록한 TV 모니터에서
자랑스레 커밍아웃하고.
그래서 자랑스러웠고 그래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을 터…
대문밖으로 쫒겨나고...그래서 억울하고, 그래서 피해를 봐 왔다
커밍아웃의 기인 후유증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 많은 이반 남자들…
강산이 다 바뀌고…세상이 다 바뀌고
몇 겁의 시각이 기록으로 다 남겨진 후에도.
대통령도 메스컴의 스타도 자진하여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대단히 놀라운 살인 에너지를 내재하고 있다.
반드시 그것을 해야만 이반으로 살아갈 권리를 획득하는 것은 아니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고백해야만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고 어떤 미친놈이 감히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찌질하게 살며 평온한 것이 좋은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유부남 된 몸으로 여전히 종로 3가의 가라오케를 죽돌이 뛰는
신사들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18년 지가 그러던가 말던가.
나 혼자 쿨하게 커밍아웃하고 내 딸린 가족 모두에게 아픔과 불행을 주는 것 보다.
나 혼자 괴롭고 아프고 가족들은 모르게 하자.
무덤에 가는 그날까지…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박재경 (님?옹?분?형? 머라 호칭할지 아직 감이 안오는…) 님은 글을 잘 쓰시는것 같아요. 그래서 멋있어요!
내가 경험한 것만을 가지고 진실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게 아니라 제 경험을 그냥 얘기한 거예요
커밍아웃이 껌이라는 게 아니고 가족들에게 하고나면 나머지는 쉬워진다는 걸 얘기한 거죠
한 번 두 번 커밍아웃 하다보면 커밍아웃 별로 어려운 거 아니에요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안해보고 무작정 커밍아웃 했다고 생각하시는가본데 본인은 그렇게 커밍아웃이 쉽던가요?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서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커밍아웃을 하는 줄은 아세요?
커밍아웃은 정답이고 뭐고, 하는 것 자체가 성공이에요
문학적으로 재밌는 표현이긴 한데 좀 올드한 구석이 있네요
커밍아웃을 했던 하지 않았던 우리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 다양함의 이유를 몇 가지 사례들로 혹은 이해로는 설명하기 힘들 것입니다.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해서 긍정하는 넓이와 깊이도 다양합니다.
커뮤니티의 역사와 경험들이 짧다고 하나 우리는 어떤 시대에나 존재해 왔고
인류 문명 발달에 혹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타인에게 기여를 하면서 살아온
존재들입니다.
다만 이성애중심의 역사에 좀 더 깊숙이 이야기 하자면 주류인 남성의 역사에서 의도적으로
억압되고 은폐되었기 때문에 쉽게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동성애와 성소수자의 존재에 대해서 다양한 경험들이 이미 존재하고 커밍아웃에 관해서도
다양한 경험들이 축적되어지고 있습니다.
친구사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그런 다양한 경험들 중의 일부분을 차지하겠지요.
성적지향 혹은 성정체성이 주변의 사람들과 다르다고 내면의 소리를 듣고 긍정하는 것은 우리의 내면의 근원을 구성하는 자아의 진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커밍아웃에 대해서 누군가 말 할 때 자꾸 화가 나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은 우리 내면의 근원인 저 깊은 곳에서 진실의 북이 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순간이라도 사람이 아닌 적이 없듯이 한 순간이라도 우리 내면의 인간성을 따르지 않도록 하는 모든 것들은 비인간적인 것입니다.
사회구조이든, 문화이든, 법률이든, 제도이든, 규칙이든, 종교이든, 혹은 우리 스스로 판단이든 인간성의 본질을 추구하지 않는 삶은 어떤 부와 명예와 성공을 이룬다 하더라도 스스로에게 폭력입니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경계를 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가지고 진실이라고
서둘러 결론을 내리고 또 다른 경험과 새롭게 삶에 대해서 성찰하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입니다.
친구사이는 진실을 이야기 하고 싶기 때문에 현재와 미래 늘 커밍아웃을 말 할 것입니다.
또 우리 내면의 인간성을 회복하는 첫 걸음이 동성애와 성소수자에게는 커밍아웃 이라는
강력한 믿음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커밍아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새로운 삶의 에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