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사회복무 소집해제 후에 복학신청을 위해서 대학교 과사무실에 갔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상담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도중에 선생님께 제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타인에게 직접 저의 성정체성을 밝히는 순간이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상담한 후부터 계속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선생님께서 상담 대상자의 비밀보장은 엄수해 줄거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분이 다양한 사람들과 상담을 하셨던 전문가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도 용기를 내어 고민을 상담한 것이구요.
다만 그 분에 저와 같은 사례는 처음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저에게 적절한 답변을 해 줄 수 없으시다며 미안해 하셨습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수 년동안 속앓이 해왔던 것은 누군가에게 직접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선생님께 감사했지만요.
그럼에도 저는 다른사람에게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되는 걸 발설한 것처럼 후회와 두려움이 밀려오고 있네요.
번호 | 분류 | 제목 | 작성자 | 날짜 | |
---|---|---|---|---|---|
공지 | [공지] 인권침해상담게시판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 ||||
896 | 이쪽 세계에서 알고싶었지만.... +1 | 포폴라나무 | 2012-10-22 | ||
895 | 답글 감사합니다. +1 | 최민식 | 2012-10-18 | ||
894 | 동성애 치료가능? +1 | 최민식 | 2012-10-17 | ||
893 | 상담 부탁드려요 +1 | great | 2012-10-16 | ||
892 | 너무 괴롭고 힘들어요. 불효인걸까요? +1 | 모몽찌 | 2012-10-15 | ||
891 | 친구에게서 커밍아웃을 받았습니다. +1 | Selina | 2012-10-13 | ||
890 | 게이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데 어디서 만날수 있을까요^^? +1 | 상어님님 | 2012-10-09 | ||
889 | 도대체 지금 상태를 모르겠습니다 +1 | 노력쟁이 | 2012-10-03 | ||
888 | 상담좀 부탁드리겠습니다. +2 | dnlgodnlgo | 2012-09-28 | ||
887 | 상담드립니다. +1 | 아프다 | 2012-09-23 | ||
886 | 상담좀 해주세요 +1 | 농땡 | 2012-09-10 | ||
885 | 도와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1 | 잊으려해도 | 2012-09-02 | ||
884 | 어디다 올려야 할지 모르겠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1 | coolbuthot | 2012-09-01 | ||
883 | 상담을 하고 싶습니다 +1 | 3318 | 2012-08-30 | ||
882 | 명의도용 관련해서 질문드립니다. +1 | dhthehrtmz | 2012-08-19 | ||
881 | 명의도용 관련 문의입니다ㅠ +1 | BboBbo | 2012-08-19 | ||
880 | 군대 가기전 캠프 +1 | 파스텔 | 2012-08-14 | ||
879 | 첫사랑 +1 | 헿헿 | 2012-08-08 | ||
» | 잘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1 | 복지사지망생 | 2012-08-04 | ||
877 | 일반친구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1 | 굴탕 | 2012-07-27 |
이유와 결과가 어찌 되었던 내면의 진실을 누군가에게 고백한 님의 용기에 박수와 함께 축하를 드립니다.
얼굴을 모르는 분이지만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괜찮습니다. 당신은 처음부터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충고를 받을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질문의 요지는 상담선생님에게 커밍아웃을 했고 이후 걱정이 든다는 것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몇 가지 지점을 이야기를 해 보면 좋겠습니다.
첫째, 커밍아웃의 의미를 좀 더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컽에 드러나는 모습과 속에 있는 진실이 일치 했을 때 자신의 삶을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속에 있는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일상에서 부딪히는 소소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끈임 없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은 다 속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만은 절대로 속일 수가 없답니다.
자신과 타인을 속이고 사소한 자기 생각과 감정을 타인의 시선으로 검열하고 억압하다보면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고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위협이 됩니다.
자신의 성정체성이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 처음엔 낯설고 불편할 지라도 사랑하는 부모, 형제, 친구, 동료, 교사, 종교지도자 등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고백은 사람들에게 삶을 새롭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삶의 고단한 점들을 나누다보면 서로 간의 삶도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도 더 깊어지겠지요
이왕이면 좀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미리 지인들과 상의를 해 보면 더 좋을 것입니다.
“ 그러니 괜찮습니다. 매우 잘 하셨습니다.”
둘째, 상담사 선생님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의 감정이 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님의 감정을 잘 성찰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커밍아웃을 해서, 자신이 동성애자여서가 아니라 님이 신뢰하는 그 분과 관계가 이 후 어긋날 것 같은 걱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마음을 잘 들여 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셋째, 님이 신뢰하는 그 분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을 드립니다.
님을 상담했던 상담사의 태도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 됩니다.
사회복지사로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때 사회복지사의 직업윤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자신이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가 자신의 주관적인 신념이나 감정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면 직업윤리를 이미 위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추측하건데 님의 사례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학계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정립된 것인데 언급을 회피한 것은 이미 상담사의 생각에는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님에게 적절한 지지를 제공해 주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동성애 혐오를 드러내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며 특히 학식이 있는 전문가들에서 더욱더 교묘하게 작동 한답니다.
넷째, 상담사선생님에 대한 신뢰관계를 더 발전을 시키고 싶다면 님이 먼저 상담사 선생님에게 고민할 거리 생각의 변화를 만들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가요
우리 단체와 같이 공식적인 모임에서 다양한 수준의 커밍아웃을 한 사람들 아직은 고민 중인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서 또 단체 활동을 통해서 동성애자로서 님 자신과 삶을 좀 더 성숙하게 성찰하게 되었을 때 그때는 분명 님이 그 분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동성애와 동성애자로서 적절한 정보와 지식을 갖도록 노력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감정만 가지고 자신을 판단하다보면 한 두 번 경험만 가지고 자신의 모든 것을 판단하기 쉽고 이런 경우 오류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우리 단체와 같이 공식적인 모임에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게이컬쳐홀릭(친절한 게이문화 안내서): 친구사이 지음
: 과거~ 현재 한국의 동성애자 문화를 접할 수 있음
와 같이 이미 서점에서 판매되고 도서관에 진열된 책들을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삶의 과정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동성애자로서 살아가는 그 모든 순간에 우리의 존재가 가지는 의미를 현실을 기반으로 잘 성찰 할 수만 있다면 님은 꽤 엄청난 경지에 이른
상담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축복합니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