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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 2010-05-02 07:48:42
+1 786
안녕하세요
저는 18살 조영입니다.
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고요.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 친구를 사랑해서입니다.

우선 저는
누나들 3명이 있고요
남중을 나오고 남고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친구들에게 여자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외모나 성격면에서요.
그렇다고 제가 남자인게 싫은 것은 아닙니다.
또 친구도 좀 있는 편입니다.

그럼 이제 제 고민을 말해볼께요.(어체가 좀 딱딱한 것 같아서요)
저는 요즘들어서 제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느꼈어요/
어떤 한 친구로 부터요.

그 친구를 만난건 2년전에 고등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떄에요.
그런데 그 친구를 보는 순간 진짜 예쁘게 생기고, 속눈썹도 길고 그래서
진짜 친해지고 싶었어요.
그리고 진짜 많이 노력해서
지금은 많이많이 친하고요

그런데 한달 전 즈음
김조광수 감독님의 작품을
우연하게 접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 단체도 알게됬어요)

그 작품을 보면서
아... 내가 그애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래서 돌이켜보니

그 애를 볼 때마다 말 걸고 싶고,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고, 웃어보이고 싶고..
그렇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저의 행동도
만날때 마다 어깨동무하고요, 뒤에서 안아주고요, 웃어보이고요...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몇 주 전에
친한친구에게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그리고 우리 학교라고..
말하니깐 그 친구는 그냥 잠시 지나가는 바람일 꺼라고 투로 말을 하더군요,
아마 그 친구는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
그리고 다른 애들도 동성애를 혐오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어떤 때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안보려고 그 친구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진짜 노력을 했는데요
그 애 얼굴만 보면
진짜 다시 사랑하게되요

그래서 제가 동성애자인걸 지금은 완전히 받아들였어요.

나중 나중 나중에
그 친구가 만약 저를 좋아해준 다는 걸 느꼈을때
고백을 하려고 하거든요.

제가 고백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요
그 친구 행동이
기분이 좋을 땐 (체육대회 같은 날) 저를 뒤에서 안아서
응원하고요.
제가 그 친구를 찾아가면
앉아서 공부할때가 많은데
그 때 제가 뒤에서 안아주거든요.
그럼 그 친구가
그 친구 손으로 제 손을 잡아주고요.
그 친구가
매점에 절 데려갈땐
제 손목을 잡고 가고요/
제가 어깨동무를 하면
그 친구가 제 손을 잡아주고요.'
장난을 쳐도
다 받아주고요.
요샌 제가 용기를 내서
제 볼을 그애 볼로 대면
그 친구가 얼굴을 비비면서
제 볼을 꼬집고요.
이런 행동들이 되게 많거든요.
아마 그 친구도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에요.

그렇지만 저희는 인문계 고등학교고
서로의 목표가 다르니
헤어지는 게 당연하고.
지금은 학업에 열중하는게 먼저란 걸 알지만서도요.

진짜 그 친구에 대한 저의 사랑이 깊어질 수록
고백하고 싶어요.


글이 너무 길어서 죄송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쓰는 저도 마음이 후련했어요.

정리해서 말하겠습니다.

1.그친구에게 어떻게 고백할까요?

2.저는 촌에 살아서 그런지 모르지만요
   도시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시선은 어떤가요?

3.제가 동성애자인걸 인정하지만요
   언젠가 이성애자로 바뀔 수 있을 까요?
  
위의 세 질문에 답을 안하셔도 좋으니깐요.

격려의 말을 듣고 싶어요(이게 가장 중요해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쓰는 내내 마음이 후련했어요.



박재경 2010-05-02 오후 19:56

축하드립니다 조영님! 본인의 성 정체성에 이제 인지를 시작하셨군요
개인의 성 정체성을 인지하고 형성 및 결정하기까지는 사람마다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또한 주변의 시선과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서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해서 많은 청소년들이 힘들어 하는게 사실입니다
시골과 도시라는 공간의 차이는 별로 크게 인식의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조영님의 성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친구분의 성 정체성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친구분에게 질문드리고자 하는 것이 자신이 동성애자이고 동성애자로서 친구분과 지속적 낭만적 관계들을 맺고 싶은것에 대한 질문인지? 단순히 친구분에게 남자로서 널
좋아해? 인지 먼저 구분을 해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전자의 질문이라면 이성애자 친구라면 일단 부담감이나 조영님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후자의 질문이라면 일정선을 긋고 고백하게
되는 것이니 친구분도 별 부담감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조영님이 그 친구분을 좋아하는 만큼 친구를 또한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어을때 친구가 좀 더 조영님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면 어떨까요? 언론에 나오는 성소수자와 관련된 보도 이외에
다른 많은 차별과 인권에 관련된 보도들을 가끔씩 토론해 보면서 친구분에게 생각할
범위를 넓혀주는 사전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하여 조영님은 어떠신가요?

이성애자가 동성애자로 살아갈 수 없듯 동성애자 역시 이성애자로서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이성애자로서 정신적 만족감을 느끼면서 살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체성을 이제 인지하고 고민하면서 확립 및 결정을 해가는 시간이므로 본인에게
여유를 주시고 현재 나는 탐색해 나가는 과정이다 혹은 나를 탐험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한결 수월해 질것 같습니다 혹 후에 난 이성애자인게 맞구나
하고 결정하신다면 우리 사회의 수많은 동성애자들을 지지해주는 멋진 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나날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