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스젠더 입양 찬반 양론 후끈 | |
“왕따될 아이 생각해봤나” 反 “불임부부와 다를게 뭐냐” 贊
지난달 결혼 이후 수차례 입양 의사를 밝힌 가수 하리수(32)가 12일 “완벽한 여자로 인정받았는데 왜 왈가불가하느냐”면서 입양 입장을 재확인,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입양에 대한 논란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법적으로는 트랜스젠더의 입양은 문제가 없지만 상당수 국민 의견은 “입양한 아이가 나중에 부모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받게 될 정체성 혼란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데 모아지고 있다. 입양기관조차 보호아동을 성전환자에게 보낼 수는 없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고, 적지 않은 트랜스젠더는 입양이 무산될 경우 한국을 떠나겠다고 밝혀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난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리수가 기자화견을 한 후 하루 동안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논쟁의 핵심은 ‘아이의 인권’이다. 13일 각종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는 성전환자의 입양에 대해 우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cjnim’은 “아무리 잘해 줄 자신이 있어도 아이가 커서 받을 충격을 생각해봤느냐”고 했고, ‘jesus1199’는 “좋은 엄마가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아이에게 좋은 배경이 되어 줄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마음은 아프지만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선은 그 정도가 아니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입양된 아이의 ‘왕따’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게 한국사회의 현실이라는 진단이다. 서강대 조옥라 교수(사회학)는 “부모의 마음이야 그렇지 않더라도 요새 아이들은 뭔가 꼬투리 하나만 있어도 왕따를 시킨다”며 “(트랜스젠더의 입양은) 우리 국민이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리수의 경우는 특히 해외에까지 얼굴이 알려진 ‘공인’이기 때문에 하리수가 입양한 아이는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놀림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트랜스젠더의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전문가들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표명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이진우(34) 간사는 “하리수의 결혼은 성전환자들도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준 좋은 선례이고 입양계획도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입양기관은 대부분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트랜스젠더에게 아이를 맡기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양기관의 입장은 더욱 떨떠름하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입양 부모의 자격’에 부합하느냐를 봤을 때 한국사회의 동의가 쉽지 않다는 ‘국민정서법’상의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양단체 관계자는 “아이가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냐를 보는데 성전환자라면 아직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국입양홍보회 조민혜 사무국장은 “실제로 독신자의 아이 입양도 십수년 전부터 주장돼 왔지만 올해부터 비로소 가능해졌다”며 “독신자 가정이 전체의 16%에 달해 아이가 주변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분위기가 마련됐다는 얘기인데 트랜스젠더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하리수처럼 입양을 계획하고 있는 또다른 트랜스젠더들은 이런 논란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2004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2005년 12월 호적을 변경해 법적으로 여성으로 인정받은 트랜스젠더 연아(29.가명) 씨는 “불임부부나 트랜스젠더 커플이나 다를 게 없지 않은가. 왜 트랜스젠더 부부만 입양을 한다 할 때 논란이 일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오히려 우리들이 애정과 사랑으로 아이를 감싸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성전환자나 동성연애자 등 성소수자들이 행복을 누리기 어려운 나라”라며 “이번에 하리수 씨의 입양건이 무산된다면 이 나라에 환멸을 느끼고 이민을 갈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임진택.김재현 기자(taek@herald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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