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7-24 8:51
정인고(smolin) 기자
지난 5월 모스크바에 이어 22일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도 게이 퍼레이드가 좌절됐다.
서방 국가에 비해 인권과 민주화 후진국으로 평가되는 러시아의 불허 조치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지만, 정치, 경제, 사회적 가치의 방향을 탈러시아 친유럽으로 지향하는 라트비아의 이번 조치는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22일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동성애자들과 이들에 반대하는 시위대, 그리고 경찰간에 충돌이 일어났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라트비아 동성애 조직위원장 이만트 카즈로브스키스가 호텔문을 빠져나가 택시에 탑승하자 'No Pride'라는 동성애 반대 시위자들이 계란을 던지고 물을 부으며 강력하게 항의했고, 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나오는 동성애자들에게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리가시 당국은 안전을 이유로 동성애자의 행진과 집회에 대한 불허 방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들이 게이 퍼레이드를 감행하자 공권력을 동원하여 집회를 해산시켰다.
한편 지난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였던 게이 퍼레이드 행사를 시 당국이 불허해 강경 진압하자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의 인권 침해를 부각하며 퇴보하는 러시아의 민주화를 비난했었다. 러시아의 몇몇 언론도 도덕적 가치를 위해 정치적 가치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꼬아 보도했다.
한편 구소련 연방 독립 국가 중 나토와 EU에 가입하여 빠르게 탈러시아-친유럽화를 진행하며 유럽의 가치를 지향하던 라트비아는 이제 도덕적, 정치적 정체성의 문제에 빠졌다. '라트비아의 국민 정서는 유럽이 아니라 러시아에 가깝다'는 한 러시아 언론의 기사가 인상적이다.
라트비아 외무부 장관 파브리크스는 리가시 당국의 게이 퍼레이드 불허 방침과 과잉 진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의견의 자유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타인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다. 라트비아는 21세기 현재 유럽의 17세기를 겪고 있다.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미국과 독일은 게이 퍼레이드가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축제로 발전했고, 게이 시장이라는 신마케팅 전략이 이제는 위험한 시도가 아닌 기회로 여겨질 정도다.
반면 라트비아와 러시아에서는 게이 퍼레이드를 불법으로 간주하며, 공권력을 동원하여 진압했다.
동성애자의 집회를 불허하는 것은 집회 결사의 자유, 즉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인가, 아니면 사회적 정서와 종교적 가치에 어긋나 받아들일 수 없는 정당한 것인가?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