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요즘 영어학원을 다닌다는 핑계로 대낮에 종로인근에서 온갖 청승을 다 떨고
있는 옥란입니다.
다 늙어서 영어를 또!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동시에 그래도 역시 어학은 체질에 맞아 -잘하는건 별개-
라는 것을 느끼며 혼자서 종로지앵 놀이를 하고 있죠.
뭐, 여하튼 오늘은 학원 끝나고 그동안 미뤄왔던 종로의 기적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리하여 시간과 거리가 맞는 곳을 찾아낸 곳이 바로 정독 도서관 옆의 선재 아트센터!
문제는.... 뭐, 대낮이라서 사람이 별반 없을 것은 예상했지만 관객이 저 혼자였다는 것!
그래서 오로지 저만을 위해서 영화관이 가동되었고, 저는 홀로 영화를 봤죠. ^^
이건 또 새로운 경험!! 무지 민망했지만 나름 좋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영화 자체는 좋았지만 감정적으로 견뎌내기에 힘들었습니다.
4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처음에는
대략 예측 가능하게 시작하더군요. 흔히 이바닥 사람들이 느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주인공을 시작으로 점차 노동, hiv 문제로까지 확장되면서 보는 내내 공감과 슬픔, 불편함을
꾸준히 느꼈습니다. (계급 + 젠더 + hiv 면 ...가히 인권 3종 세트라고 할만하죠.)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느끼는 것은 내가 가장 오롯이 존재할 수 있는 바로 여기 이공간에서도
내가 정녕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스스로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요즘 트윗 타임라인 속의 갖가지 비명들속에 계속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종로의 기적이 불을 지른셈이지요.
그리고 계속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집에 와서 ....팩..을 하고 잤더랬습니다. (볓이 너무 쎄서--;;)
뭐, 여하튼 종로의 기적은 매우 잘만든 다큐더군요. 하나하나 천천히 무언가를 생각하게
했던 영화였습니다. 주연배우들, 감독들과 함께 하는 자리였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요즘 제 형편에 밤 마실은 불가능인지라. --;;
뭐, 여하튼.... 그런 날이었습니다. (중간에 재경이형 왕관 수여식 보고 빵 터졌습니다. )
안 보신분들은 한번 보시고, 언제 시간되면 영화 이야기도 한번 했으면 좋겠네요.
그럼 잘들 계시고.... 곧 (?) - 금요일 일정이 아직 불확실함.- 뵈요. ㅎㅎ
그럼 이상 .... bobby라는 아이디를 쓰는 종로지앵 옥란이었습니다. ^^
사실 종로의 기적은 4명의 게이들의 커밍아웃한 이야기 보다는
사람이 삶을 어떻게 살고 살아야 하는지?
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