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8시에 고대하던 Linkin Park의 공연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공연 여건이 그나마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단박에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왜 그러냐고?
몇년전만 같아도 한참 잘 나가는 밴드가 아닌, 퇴물에 가까운 밴드나
가수들 혹은 세상 곳곳을 다 돌아다녀보고 갈 데가 정~~ 없어서
동아시아 투어나 일본 투어 중에 하루 들르는 것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이들의 현실이었는데, 정말 요 몇년간 잘 나가는 밴드들이
자주 들어오고 있다.
사실상 Dream Theater공연 전까지만 해도 위에서 말한 뉘앙스가 풍부했는데
오지 오스본의 공연이나 슬레이어가 참여한 메탈페스트 같은 경우에는
비록 워낙 오래된 밴드들이더라도 그들이 오고 싶지 않아서 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잘나신 어르신들이
청.소.년.정.신.건.강.을 염려하셔서 못들어왔던 것이다.
게다가 Inflames의 공연 같은 경우에는 지금도 워낙 잘나가는
북유럽 Melodic Death Metal의 선봉주자와 같은 이들이 방한한 것이니,
한국 공연역사에 있어서 기념비 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겨우 한달전의 Marilyn Manson의 공연같은 경우에는
비록 그들이 벌써 데뷔년수로 봐서 10년을 바라보고 있다고는 해도
워낙 아직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사실 그들의 공연은
이미 97년~98년 당시부터 추진되어 오던 것이라 처음에 말한
오래된 퇴물밴드들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한참 주가를 올리기 시작한 Hybrid Metal의 창시자라고
볼수 있는, 게다가 여러사람들이 우려한 Sophomore Complex를
가볍게 극복하고, 그야말로 괜한 우려로만 여겨지게끔,
훌륭하게 2집 활동을 시작하는 잘 나가는 밴드인 Linkin Park가
내한 공연을 했다는 것은 정말 믿기 어려운 사실인 것이다.
한가지 주지할 점은 Dream Theater는 베이시스트가 John Myoung이라는
한국계 미국인이고, Linkin Park는 DJing을 맡은 Joe Han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이다.
이들덕에 우리가 두 거대 그룹의 공연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한국 음반시장 규모나 경제력 성장등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번 공연의 배경이 후자였음을 더욱
바라는 바이다.
어쨌든 Marilyn Manson의 공연과는 다르게 정시가 되자 불이 꺼지기
시작했고, 기타리스트이자 건반까지 다루는 랩퍼가 나와서 몇곡의
컨트리 송과 Take On Me를 불렀다.
나름대로의 원맨쇼이기는 했지만, 귀엽다고 해야하나?
조금은 헤비한 공연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조금은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수퍼스타로서의 그들의 무대매너는 사실상 Rock 공연에서는
보기힘든 멋진 매너였다.
다음은 국내에서 Opening Band로 선정된 彼我의 공연이 있었다.
소용돌이로 Opening을 시작한 피아는 Pepe Boy, 융단 등의 곡을 부르며
장내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그 이후에는 당연히 장비들의 Tuning을 위한 대기 시간이 약 20분 가량
있었고 다시 불이 나가기 시작했다.
불이 나간 상태에서 보컬의 "안녕하세요? Korea"라는 멘트로
2집 Meteora의 수록곡인 Don't Stay로 시작한 공연은 정말 잠시도
쉬지 않고 쭈욱~~ 몰아쳐서 약 한시간 10분 정도를 팬들을 달리게
만들었다.
먼저 2집 수록곡들을 위주로 Don' Stay, Somewhere I Belong, Faint,
Numb등을 불러나간 후에 약간의 간주 및 휴식시간을 가진 후
1집의 힛트곡을 불러나갔다.
전반적으로 공연에 대한 만족도는 나름대로 So so....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나는 조금은 헤비한 공연을 원했는데
-사실 사운드 자체가 많이 헤비하지는 않긴 하지만...-
관객들의 연령층도 초딩서부터 나보다 나이 많아 보이는 사람들까지...
흑...한가지 느낀건데...이제 나도 공연장 따라다니는 것 그만
해야 어린것들한테 욕먹지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ㅠ_ㅠ
이제는 내가 가장 나이 많이 먹어보이는 축에 속하는 인상을 받았다.
어쨋든 너무 공연분위기가 건전해서 조금 실망이었다.
1900번대 예매번호여서 앞에서 3-4번째 줄에 서있던 나의 앞에는
이번이 공연 처음인듯한 고딩 3명 정도가 절라 어리버리하게 서있었다.
'니들 자리는 이젠 내꺼야'라는 생각을 들게하는 어리버리들이었쥐.-_-+
어쩃든 그 옆에는 절라 초딩스러워보이는 애들에 쫌 할 것같은
여자애들이 있었다.
'니들은 나랑 몸싸움 좀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독할 것 같은
년들이었따. -_-+
어쨌든 불꺼지자마자 뒤에서 파도가 몰아치겠지 생각하고 절라
자세잡고 기다리고 있는데, 웬걸...-_-;
모두 박수치고 손 흔들어주네.
'내가 머라이어 캐리 공연에 왔나' -_-a
어쨋든 피아가 나오면서 어리버리한 애들 셋의 자리를 노리고
파고들었쥐...
지난번 맨슨때와 비교하면 애들 사탕 뺏어먹기보다 쉬운
자리점령이었다.
너무나 쉽게 뺏은 맨 앞줄이었지만 그곳에는 독.한.것.들이 있었다.
자세를 보니 공연장 경력 5-6년차는 되보이는 깡따구 있는 것들이었따.
앞의 펜스를 양팔뚝으로 밀착시켜서 꽉 잡고, 헤드뱅잉하는 모습이
'끄응...네년은 내 맞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가운데 아해는 자세가 잡혔는데 왼쪽에 있는 가스나가
자세가 안나온다. 공략대상은 정해진거쥐.
바로 왼쪽 가스나의 뒤쪽으로 가서 헤드뱅잉과 슬래밍을 시작하니
두곡째에 안전요원을 불러서 떨어져 나갔다. ^________^ 헤벌쭉....
그래서 그 자리를 차고 들어가려니 옆자리의 아해가 잽싸 팔뚝을 더
밀어넣네. -_-+
'이년아 내가 어떻게 해서 만든 자린데...못 줘!'
그래서 더 과격한 점핑과 헤드뱅잉과 슬래밍을 했더니 이 아해도
장난이 아니다. -_-+
그래서 근 두시간을 그 아해와 자리싸움을 하면서 공연을 즐기는데
둘이서 머리도 박고, 펜스에도 이마 찧고...-_-;
어쩃든 그 아가씨 덕분에 심심했던 공연을 너무 재밌게 본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공연 끝나고 나오면서 그 아가씨에게 한마디 했쥐.
"아가씨 덕분에 재밌게 봤어요 ^_________________^"
그래도 Rock공연인데 과격하게 봐야쥐. ㅋㅋ
어쨋뜬 그 후유증으로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옆을 보려면 몸통을 돌려야 한다.
게다가 점심시간 내내 코골면서 자고...-_-;
지금도 어제 그년과 자리싸움하고 흔드느냐고 무리를 해서인지,
옆구리, 종아리 다 땡긴다. ㅠ_ㅠ
이젠 정말 몸이 따라오지를 못하나보다.
앞으로 내가 정말 몇년이나 더 이런 공연을 따라다닐 수 있을까?
그래도 좋은 걸 어쩌겠어.
그렇지 않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