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늦게 퇴근해서는 집에 들어와서
요즘에 새로 듣는 음악을 녹음하려 MD를 컴퓨터에 연결하고는
샤워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습니다.
빨래거리를 아침에 나가면서 물에 불려놓았기에 세탁기를 돌려놓고는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필이 꽂혔죠.
왠지 갑자기 세면기 상판이 미끈거려보이고, 마치 바닥도 이끼가 낀것 처럼 미끈거리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객관적으로 보면 그런 상태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제 느낌에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1시라는 시간에 샤워를 하다말고, 욕실청소를 했습니다.
세면대와 샤워기를 광이날때까지 닦고, 고무장갑을 끼고 수세미로 변기도 닦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닥과 세탁기, 세제통들을 닦았습니다.
병이다 싶죠?
룸메이트 녀석은 그냥 잘텐데...아직 야근때문인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만...
그렇다고 결벽증이 있는건 아닌데...
가끔 이럴 때가 있죠.
그리고는 나와서 내일 입고 나갈 옷을 골라놓고, 아침에 먹을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보통은 도시락도 싸두지만 룸메이트 녀석이 갖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아직 안들어왔으니
별수없네요.
시간도 늦고 하니 슬슬 잘시간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자려고 눕는 순간 막 세탁기가 빨래를
다했다고 울부짖네요. 빨래를 널기까진 하고 자야하려나 봅니다.
썅! 나 왜 일케 사냐고...ㅠ_ㅠ
왜 필이 꽂히면 남자를 찾으러 종로바닥을 헤메는 게 아니라, 화장실 청소를 하냐고...
그것도 마지막에 광나는 샤워기를 보면서 살짝 미소까지 띄우면서 말이쥐. ㅠ_ㅠ
나 전생에 하녀 아니었을까?
한국이었다면 무수리 정도...흑...슬픈 철녀 2호의 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