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을 지나 오늘은 5월 9일 금요일....
어제는 어버이날 이였다.
회사일로 나는 쉬지도 못했다.
항상 그렇치만 어버이날에는 감상에 젖는다.
우리 부모님의 얼굴을 가만히 앉아 생각해본다.
해가 거듭 될수록 그만큼 주름살이 깊어진다.
나의 커밍아웃을 담담히 받아 주시고 인내하시고 계신 우리 부모님을 생각할때 마다
내 가슴 저편이 아려 온다.
부모님 입장에서야 어찌 감당하기 쉽겠는가.....
늙으막에 자식 하나 둬 놓고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프시 다고 하신 막내로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본의 아니게 속을 썩이고 있다.
그럴수록 난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지독히 열심히 살아야 만 한다.
나보란 듯이 살아야만 부모님께 그나마 효도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걸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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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와 나.....
그 날 이후 더욱 멀어진 느낌이다.
왜 이러는 걸까?
찬바람이 불 것 만 같은 J의 모습.....
언제 저런면을 가지고 있었을까?
J도 이런면이 있다는 사실에 내가 더욱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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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접어들면서 자율학이다 보충수업이다 해서 밤 늦게 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일이 다반사 였는데 ......보충수업의 학생수가 눈에 띄게 줄어 들어 교실안이 덩그렇다.
자율학습시간에는 학생수가 적으니 자리를 마음데로 앉으라는 담임선생님의 지시가 있은후
이제는 나와 멀리 떨어져 앉는 J.....
나를 아랑곳 하지 않는 그런 모습이다.
이제는 뭘 물어보기도 껄끄럽다.
죄를 지었어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이런 생각이 뇌리 속을 떠나지 않는 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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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도저히 그런 상황에서는 견디기 힘들어 자율학습을 포기 해버린 나.....
이젠 방과후에는 곧장 집으로 와서 독서실로 향하는 나....
마음은 항상 무겁다.
좁쌀 만한 자존심 때문에 잘못했다는 그 말한마디를 못하고 이렇게 까지
벌어진 상황이 싫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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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 많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나와 J의 관계도 점점 각도가 벌어진다.
가슴이 아프다.
밤마다 뒤척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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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좋을 리가 없다.
집에서 난리가 났다.
"어떻게 된거니....도데체 이게 뭐야?.....말을 해봐!" 우리 어머니의 한숨 섞인 말....
"이래서 니가 원하는 대학 가겠니?...."
눈물이 울컥하고 솟아진다..
초라한 내 모습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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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우리 어머니의 특별관리를 받은 나....
독서실에 전화를 하셔서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하신 우리 어머니...
괴롭다.
그렇치만 내가 할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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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낙엽이 떨어지고 있다.
못견디게 괴로움으로 가득 들어찬 나의 가슴...
J의 집으로 전화를 하는 나...
입이 바짝바짝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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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따르릉....
"여보세요....."
이렇게 시작을 해서 J가 전화를 받는다.
말을 못 하겠는 나....
심장이 멋는 것 같다.
"나야......"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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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한 참 있다가 대답을 하는 J....
목소리가 메마르다.
"우리 좀 만나면 안될까?"....내가 이 말을 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지독한 내가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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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는 내가 이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아님 포기 해버린 걸까?
그냥 스쳐 지나 가기로는 너무 애틋한 시간이 였는데....
J는 다 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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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입구역에서 만나기로 한 J와 나...
지하철을 탄 나....
J가 안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 머리에 와닿자...
가슴이 울렁울렁 해지고 속이 매스껍다.
괜히 만나자고 한걸까?
머리가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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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입구역에 다다른 나...
날씨가 조금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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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서 있는 나...
초라한 나...
서럽다.
땅 바닥을 보다 하늘을 보다...
이리저리 툭툭 보도블럭을 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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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이 훌적 넘어간 시간이다.
그냥 이렇게 되돌아 서야 하는 걸까?
이젠 긴장감도 풀어지려고 한다.
다시 내 발걸음 을 돌리려 할때....
저 만치서 걸어오고 있는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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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자리에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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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늦은 거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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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안나오려 고 했어.".....J
차갑다.
"할 얘기가 뭐니".......J
다분히 사무적인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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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말을 어디서 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나....
어느샌가 우리는 국립극장 쪽으로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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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받쳤던 설움이 내 가슴에 와닿는 순간 눈물이 하염 없이 쏟아 진다.
미안 하다고, 잘 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
걷는 걸음을 멈추고 벤치에 앉은 J와 나...
"다 얘기 했어?"...묻는 J....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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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을 보더니 자기의 손수건을 나에게 건네주는 J....
"그만 울어..." "이젠 됐어.."
그리곤 나를 꼭 안아 주는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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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자!" " 일어나!".....
지하철역 까지 나를 바래다 주고는 자기는 버스 타고 간단다.
나에게 표를끊어 주고는 어서 가란다.
개찰구를 들어와 난 J를 한참 동안 바라다 보고 있었다.
"왜 안가?"..."할말 있어?"....J가 나에게 묻는다.
말이 없이 J만 쳐다 보고 있는 나.....
안돼 겠던지 다시 표를 한장 사서는 자기도 들어 온다.
"자! 가자..."
"내가 지하철 타는거 까지 보고 갈께"....
나의 손을 끌고는 지하철의 프랫폼 까지 와준 J....
지하철이 온다.
지하철을 탄 나...
지하철 문이 닫힐때 까지 나를 바라보고 있는 J.....
문이 닫힌다.
그날 처음으로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J..
손을 흔들고 있다....
지하철이 떠난다.
한걸음씩 같은 방향으로 걷고있는 J....
지하철이 빠르다...
이내 J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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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