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04 소준문 : 공개구혼

그는 사랑니를 빼느라 진통제를 먹고 있어 정신이 몽롱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단시간 안에 게이 커뮤니티 속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그에 대해 궁금하는 이가 많다. 인터뷰 과정에서도 보겠지만 그는 소박한 소망, 말랑말랑한 연애 이야기를 꿈꾸는 이 땅의 평범한 젊은이였다. 그의 소망을 위해 우리는 이번 인터뷰의 주제를 '공개구혼'으로 잡았다.

이름 : 소준문

나이 : 25세

뭐하시는 분이에요? 님에 대해 궁금해 할, 저 눈 초롱초롱하게 뜨고 있는 뭇 남성들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시죠.



준문 : 딱히 구분지어 설명할 수는 없겠네요. 간략히 말씀드린다면 올해 퀴어문화축제 사무국장을 역임했고요. 현재는 인디 다큐 페스티발과 서울독립영화제 자막을 담당하고 있어요. 영화 쪽 일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저런 일들을 하고 다니긴 하지만 아직까지 그렇다 할 일들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에 못지 않게 벌어 먹고 사는 게 힘들기도 하네요. ^^

아, 참 예전에 이송희일 감독의 ‘나랑 자고 싶다고 말해 봐’의 연출부 일도 했네요.

그렇군요! 퀴어문화축제 사무국장이셨는데, 올해가 처음 참여하는 거였나요? 어땠어요?

준문 : 올해 처음으로 참가하게 되었구요. 솔직히 처음 일을 맡게 되었을 때는 뭔가 배우고 내 자신이 가진 정체성에 대해 뭔가의 발전을 위해서 시작한 건데,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어떤 점이 그렇게 님의 미모를 손상할 정도로 힘들게 했나요?

준문 : 처음하는 일이라서 일이 손에 익숙하지 않았던 점도 그랬고요, 저의 천성적인 게으름 탓도 있을 거고, 중간에 같이 일하던 한 녀석이 그만 두는 바람에 모든 일을 저혼자 떠맡아 해야 됐거든요. 그래서 좀 힘이 들었어요. 그 힘든 와중에 우연찮게 격려해주신 분이 있어서 중간에 러브 모드로 바뀌어서 일하는데 지장이 좀 생기긴 했지만요.

‘우연찮게'와 '러브모드'가 심상치 않군요. 일과 사랑이 겹쳐지면 더 좋겠지요. 그래서 당신의 그 우연찮은 러브 모드는 결국 성공했나요?

준문 : 솔직히 그 일 이후 제 성격이 많이 나빠진듯-_-;;

러브모드랄 것도 없지만, 저 혼자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아요. 상대방은 단순히 격식용 멘트였는데 일이 힘들고 지치다 보니 그 한마디에도 감동받고 위안되는 그런 착각. 그 때문에 한 두 달간은 헤어나오지 못한 듯 싶어요. 맘은 아프지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랬군요. 이모저도 다 힘드셨겠군요. 다른 질문 드릴께요. 아까 언급한 섹쉬하고 지적인(?) 이송희일 감독과의 만남은 어땠나요? 그때가 처음 영화 일에 도전하셨던 건가요? 위에서 언급한 영화 일에 대해 간략하게 여쭤보고 싶은데......

준문 : 그때가 군대 제대하고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였는데요. 몇 달간 방송국에서 녹음일을 했어요. 방송 일을 워낙 싫어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영화 일 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시작하긴 했는데 일을 하면서 외려 점점 더 방송에 대한 혐오감만 생기더군요. 그래서 그 일을 관두고 이리저리 영화 쪽 일을 알아보던 찰나, 우연히 이송희일 감독 새 작품 연출부 모집한다길래 반신반의하며 신청을 했죠. 솔직히 많이 겁났어요. 제 자신이 게이이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커뮤니티 안에서 활동한 적은 없었거든요.

그게 결과적으로 제게 하나의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워낙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소심하다고 할까요. 영화 작업 이후, 그런 부분도 많이 고쳐지고 많은 분들을 알게 돼서 살아가는데 많은 위안과 힘이 돼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집에 커밍아웃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언제 하셨어요?

준문 : 2000년 이맘때쯤이요. 저는 군대에서 커밍아웃을 하게 되었어요. 암튼 군에서 얘기치 못하게 커밍아웃을 하게 돼서 군 정신병원에 1년간 있었지요. 그로 인해 부모님도 알게 되시고 한바탕 난리가 났지요.

(인터뷰 편집 :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의 커밍아웃 사건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군 정신병원에 입원한 관계로 그의 집에서도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족들 모두 군대에 대한 부적응과 충격으로 그가 일시적인 '장애'를 겪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언젠가는 그가 이성애자가 될 거라고 믿는단다.

하지만 어느 날 아버지와 식사를 하던 중, 아버지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소준문 씨에게 '니가 하고 싶은 대로 살거라. 하지만 어머니 가슴에 못질 하는 짓은 더 이상 하지 말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나름대로 아들의 인생을 허락하신 셈일 게다. 준문 씨는 울컥, 하고 가슴이 치밀어오름을 느꼈다고 한다.
사정상 인터뷰이 허락을 받고 재편집함)

한 고생하셨군요. 친구들도 준문 씨가 게이라는 걸 압니까?

준문 : 몇몇 친구들은요. 그런데 그런 게 있더라고요. 제가 병원에 있으면서 곰곰이 생각한 게 있는데, 커밍아웃하는 것에 있어서 어느 정도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턱대고 커밍아웃을 하는 것보다는 저 사람이 과연 내가 말을 했을 때 이해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봐야겠다는 겁니다.

커밍아웃을 해서 친구사이가 안 좋아졌다는 뜻입니까?

준문 : 아, 제대 후에 친구와 같이 반 년 정도 자취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 친구에게도 커밍아웃을 하려고 했었죠. 뭐가 숨기고 사는 것보다 떳떳히 드러내고 사는 게 낫겠다 싶어서요. 근데 그 친구와 커밍아웃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정말이지 동성애에 대해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거예요. 아예, 완강히 거부를 하더군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제가 커밍아웃을 하더라도 그 친구는 이해를 하지 못할 테니까요.

지금 어디 소속되어 있는 동성애자 단체가 있나요?

준문 : 친구사이요.

알면서 물어봤어요. ^^ 근데, 거기는 왜 들어갔나요?

준문 : 우선 이송희일 감독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친구사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호기심도 생기고 사람들과 많이 접촉하면서 뭔가 소속감을 갖고 싶더군요. 단체에 들어가면 소속감도 생기고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 같아서요.

자, 그럼 우리 이제부터 본격적인 대화로 들어갑시다. 당신은 지금 애인이 있나요?

준문 : 아쉽게도 없지요. 거의 3년간은 혼자인듯 싶어요



그럼 애인은 사귄 적은 있나요? 너무 심한 질문인가요? ^^

준문 : 있지요. 근데 이상하게 저의 드라마틱한 삶에 일조하는 사람들만 만난 것 같아요. 뭐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가긴 했지만 기억나는 사람은 2명이 있어요. 한 명은 사귀다가 헤어지고 2년 뒤 다시 만나 사귀다가 헤어진 사람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진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제가 연애를 한 게 아니라 인간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가를 시험한 거 같아요.

그럼 준문 씨는 대부분 애인을 사귈 때, 참고 인내하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는 편이에요?

준문 : 미련할 정도로 믿고 따르는 편이죠. -.- 그래서 이용도 많이 당하고 그래요.

헉... '이용을 많이 당한다'는 건 너무 체념 어린 말 아닌가요?

준문 : 저는 솔직히 좋아하는 사람에게 열과 성의를 다한 것밖에 없는데 사람들은 그걸 속이 없는 놈, 다루기 쉬운 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일전에도 그런 일이 있어서 굉장히 가슴 아팠어요

그랬군요. 마음이 많이 아프겠어요. 그래도 준문 씨 가슴 속에 이쁘고 따뜻하게 남아 있는 사랑이 있을 것 같군요. 얼핏 들으니... 군대에서 만났던 하 모 상병에 관한 애정이 남다르던데...

준문 : 어찌 기억하고 계신지..

나이 들면 이젠 남의 연애사에 관한 기억력만 남게 돼요. -.-

준문 : 아, 그 친구는 군대에서 정말 친하게 지낸 친구라, 아직까지 연락하고 있어요. 그 친구에 관한 일화를 잠깐 얘기하자면요. 제가 군 제대를 하루 앞두고 심한 감기에 걸려서 몸져 누워 있었어요. 솔직히 그 친구와 헤어진다는 것도 가슴이 아팠구요. 그러면서 끙끙 앓고 있는데 그 친구가 새벽에 야간 근무를 갔다 오더니 제 옆에서 부시럭거리는 거예요. 그러더니 잠깐 어디를 나가는 듯 하더니 물수건을 준비해서 제 이마에 올려놓는 거예요. ‘내일 나갈 사람이 이렇게 아파서 쓰냐며’.

그렇게 정성스레 간호해 주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그만큼 그 친구는 정도 깊고 착한 아이에요. 솔직히 그 친구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 친구는 일반이었어요. 뭐, 사람들은 일반이건 아니건 어떠냐, 그럴 때 건드려 봐야지(의사를 타전해봐야) 하는데 저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더군요. 어떤 아는 사람이 자신은 예전에 고참과 어떤 썸싱이 있다고 그러는데 전 그 말이 충격적이었어요. 그래서 그 친구와 같이 있을 때마다 그 사람 말이 생각나더군요.

그랬군요. 당신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준문 : 저는 별다른 스타일 없지요

바지 입은 남자면 다 되나요?

준문 : 예전에는 키 크고 덩치 있는 사람이 좋았는데, 요즘은 그냥 착하고 너무 마르지만 않으면 좋겠어요. 그냥 재밌고 편한 사람이 좋은 거 같아요.

당신은 깊고 오래 사귈.. 말하자면 동거나 그런 관계까지도 원하나요?

준문 : 그런 걸 꿈꾸기는 하지만.. 솔직히 주변에 있는 분들을 보면 부럽긴 하거든요. 제가 과연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아직 벌어놓은 돈도 없고, 나이도 어리다면 어린 축에 속하고, 현실적으로 바라볼 때는 그냥 관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아요. 뭐, 동거나 그런 건 아직 제게는 꿈일 뿐이죠.

꿈이라뇨.. 젊어서 동거를 하거나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요.

준문 : 근데 아직까지 마음의 그런 여유는 없구요. 철이 덜 들어서 그런지 한 사람과 오랫동안, 그것도 얼굴 마주보며 지낸다는 게 쉽게 질려 버릴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는 소준문 씨의 인터뷰 주제를 '공개구혼'으로 잡았잖아요. 이 공개 구혼은 그럼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준문 : 의미라... 그냥 작년까지만 해도 연애다 뭐다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냥 하는 일 열심히 하고 사람들과 좋게좋게 지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지요. 근데 올해 초부터 이상하게 관계들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저번 달까지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제 욕심이 생겼다고 할까요?

그렇게 힘들었는데 왜 또 사랑을 찾아, 무지개 너머로 날아가려 하시나요?

준문 : 욕심이죠..뭐.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가 남아 있는 제 가슴에 누군가 불을 지를지도 모르죠.

그래요. 혹시 모르죠. 누군가 이 인터뷰를 보고 소준문 씨의 불씨를 활활 불타오르게 할지 말입니다.

준문 : 그게 이 인터뷰의 목적이기도 하지요. 하하하.

그래도 전 인터뷰어로써 우리의 주제에 충실하고 싶어요. 다시 한 번 님이 원하는 남성상을 말해주셨으면 해요. 취미의 공유라든지 하는 구체적인 사항들도 말입니다. 멍석 말아놓을 때 뒹구세요.



준문 : 예전에 많이 따지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단순하게 생각되어지네요. 뭐 코드가 맞아야 되고, 영화를 좋아해야 되고, 키는 몇 이상, 몸무게는 어때야 되고... 요즘엔 가릴 것이 없어요. 단지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사람의 감정을 쉽게 보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흠... 거짓말하지 마세요. 누구나 그런 거짓말을 하죠. 하지만 제가 알기로 소준문 씨는 몇몇 분들의 프로포즈를 거절할 정도로 나름의 심미적 기준을 갖추고 있는 것 같던데요?

준문 : 하하. 네에, 솔직히 말씀 드리지요. 저는 마초적인 사람이 좋아요. 약간 권위적인 면도 없지 않아 있고, 남성적인 냄새가 풀풀 풍기는 그런 사람이 좋답니다. 그렇다고 너무 나이 많은 분들은 별로예요. 적당한 연상이 좋아요.

제가 원하는 대답이 바로 그거였어요.

두어 가지만 더 여쭤볼께요. 준문 씨는 게이 커뮤니티 속에서 살아가면서 서로 사랑하고 관계를 맺어가는데 뭐가 가장 장애라고 생각해요?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봐서 말씀해주셔도 좋고요.


준문 : 제가 가장 최근에 고민한 건데요...바로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거죠. 이게 뭐냐면요. 이쪽 커뮤니티가 좁다면 좁다고 할 수 있잖아요. 소문도 너무 쉽게 나고, 어제는 이 사람과 사귀었던 사람이 오늘은 저 사람과 사귀고 있고, 누구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친한 사람과 연인 관계였다는 등의 그런 복잡한 관계들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도 쉽지 않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심지어 사귀게 되어도 죄책감이나 미안함 혹은 여타 다른 감정에 휘말려 힘들게 되곤 하거든요.

커뮤니티가 작다 보니 사적인 관계들의 그물망이 너무 촘촘해서 그런 거겠죠. 그럼, 준문 씨는 연애 이미지 하면 가장 떠오른 건 뭡니까? 가장 상투적으로 말하면 연인끼리 이불 바깥으로 발 내밀고 서로 발을 부벼대는 그런 촌스럽고 한 핑크하는 이미지들 말입니다.

준문 : 저는 연애를 하게 되면 하고 싶은 것 3가지가 있어요. 굉장히 촌스럽고 쉬운 일인데도 아직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멍석 아직 안 걷었어요. 말씀하세요.

준문 : 제가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먼저 남산의 케이블카를 타고 싶어요. 매번 남산에 가면 타봐야지 하면서도 누군가 좋은 사람 생기면 같이 타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

그리고요?

준문 : 그와 더불어 한강 유람선도 타고 싶구요. 아우 얘기하다보니 진짜 촌스럽고 유치하네요. 마지막으로 같이 버스 타보고 싶어요. 버스 타고 시내를 돌아보는 게 소원이에요. 예전에 ‘네 멋대로 하라’라는 드라마에 그런 장면이 나왔는데 정말 소박하지만 하기 힘든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준문 씨의 미래는 뭡니까? 자기 전에 그려보는 미래의 이미지 말입니다. 인권운동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마을 버스 타고 그런 건가요? 아니면 카메라 뒷편에서 레디 고를 외치는 감독인가요?

준문 : 제 미래의 모습이라.. 요즘 제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이미지는 두 남자의 모습이에요. 섹스를 하는 두 남자의 모습.

특이하네요. 말씀하세요.

준문 : 간단히 말씀드리면 헤어짐을 앞두고 나누는 이별의 섹스에 대한 겁니다.

리빙 라스베가스 게이 버젼인가요?



준문 : 그런 건 아니구요. 암튼 사랑이라는 게, 사랑의 기억이라는 게 감정보다도 육체에 대한 그리움이 더 절실하다고 생각되거든요. 저도 누군가를 열열히 좋아하게 돼서 헤어지더라도 웃을 수 있는 그런 기가 막힌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군요.  

준문 씨는 영화 일을 계속 할 생각인가요?


준문 : 그럼요. 기회가 된다면 제 영화도 찍어 보고 싶고요. 요즘 이것저것 써보고 있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예전에 '청춘스케치'라는 영화를 보니 자기 인생에 있어 커피, 담배, 그리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남자만 있으면 된다고 이야기하던 여자 주인공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준문 씨는 인생에 있어 어떤 것들이 소중한가요? 떠오르는 세 가지 것을 말씀해 주세요.

준문 : 제게는 첫째로... 우선 미우나고우나 제 가족. 그 다음에는 카메라. 뭐, 제가 보유하고 있는 카메라는 없지만요. 그래요, 시간을 간직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카메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래요.

희한하군요. 노래라.... 쥬디 갈란드처럼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부르고 싶은가 보군요.

준문 : 노래를 부르면요,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져요. 저에겐 일종의 치유제 같은 겁니다. 슬픈 일이 있거나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오락실에 가면 동전 넣고 부르는 간이 노래방계기가 있거든요, 거기 가서 노래를 부르곤 했어요. 그 시간이 새벽이든 아침이든 점심이든 노래를 실컷 부르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게 맘이 다 잡아지거나 힘이 솟더라구요.

그래요. 어디 노래방 기계든 마이크를 놓지 않던 준문 씨 답군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주 인터뷰 주제는 '공개구혼'이다.

혹시 아는가? 그의 솔직한 이야기와 사진을 보고 그에게 관심을 가질 사람이 많을지.

주제가 주제니만큼 여기 그의 이메일을 남겨 놓는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직접 두드리시길.


소준문 이메일 : pinkrobot79@hotmail.com
개인 홈페이지 : http://www.losthings.net



*이 인터뷰 내용은 소준문 씨와 인터뷰어의 허락없이 다른 곳에 절대 게재할 수 없습니다(이송희일 : gondola21@gondol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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