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세터 여성이라면 게이친구가 있어야 한다’라는 기사를 보고 피식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동인지의 영향인지 아니면 다른 미디어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비성소수자 여성의 경우 게이에 대한 매우 그릇된 편견, 혹은 알 수 없는 동경을 가진 경우를 종종 봅니다. 동인지를 즐겨 읽는 한 친구는 ‘내 친구 게이야’라는 말에 ‘공이야? 수야?’라고 물어 절 당황시킨 적이 있죠. 그리고 나름 성소수자 사회에 가깝다 하는 사람들도 그들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뭔가 애매한 의문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한 친구는 회사동료가 마돈나를 숭배하다시피 하는 것 보고 ‘혹시?’하는 생각을 오래 혼자 품고만 있다가 어느 날 결국 그 동료가 커밍아웃을 하는 순간 ‘역시!’하는 생각에 매우 반가웠다고 합니다. 물론 저 역시 ‘I will survive’가 왜 마르고 닳도록 먹히는 지 궁금했습니다.
<게이컬처홀릭>은 이제 막 입성한 ‘초짜게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비성소수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소개서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아무리 게이친구를 두었다 하더라도 인터뷰 나간 것도 아닌데 그 많은 용어들과 궁금증을 다 물어볼 수도 없거니와 묻기도 거시기한 것들이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그간 쌓여있던 그 수 많은 ‘게이컬처’에 대한 궁금증이 이 책으로 해결되어 몹시 기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주변에 친구 혹은 가족들에게 권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2월의 책으로 <게이컬처홀릭>을 선정하기로 했을 때 ‘지들이 만들고 지들이 추천해!?’ 소리를 듣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만 혹여 그런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사랑의 시작이니까 말입니다.
- 친구사이 간사 리나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