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가 추천하는 11월의 책
<인권은 정치적이다-쟁점으로 보는 인권 교과서>
“인권이 무어라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참 쉬운 듯한데, 의외로 선뜻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삼성회장 이건희와 성소수자인 나의 인권이 평등한 개인으로 같은 선상에서 논의될 수 없듯, ‘대상에 따라, 상황에 따라, 조건에 따라 인권에 대한 정의와 범위’가 다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편타당한 대답을 찾기가 그리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복잡다난한 요즘 시대에는 더더욱 말입니다.
그 보편타당한 대답 찾아가기를 수월하게 해 주는 책이 바로 [인권은 정지척이다]입니다. 인권의 역사와 쟁점들을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서, 시험 전날 벼락치기하기 딱 좋은 요약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불어 인권의 역사적 흐름과 시대별 주요 쟁점, 그리고 오늘날의 주요 이슈도 읽기 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또 각 영역별로 정리해 주었으니, 한 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딴 짓하며 읽어도 살랑살랑 읽힙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과거에는 논의조차 될 수 없었던 다양한 영역의 인권 이슈들을 매우 풍요로운 사례와 사진들로 설명하여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는 것입니다. 제목처럼 교과서 같다고 할 수 있지요. “‘동성애’를 반대하는 광고는 편견과 혐오를 조장할 수 있으나, ‘동성애’를 나쁘다고 말하는 건 개인의 자유가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오류에 빠지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하고 있으니 올 가을이 지나가기 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특히 이 책을 오늘 한국에서 살아가는 당신이 읽어야 하는 이유는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중앙 일간지에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고 편견을 심어주는 광고를 봐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더 높은 인권 감수성으로 우리는 무장해야 광폭한 사회를 버텨낼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_이쁜이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