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가 추천하는 9월의 책 <불편해도 괜찮아>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나는 친구사이 회원이야." 혹은 "친구사이에서 활동하고 있어."라고 말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친구사이? 그게 뭐하는 곳인데?"라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응. 인권운동단체야." 혹은 "성소수자 인권단체야." 정도로 대답하면, 상대방은 눈을 깜박이며 당신이 말한 ‘인권’에 대한 부연설명을 기다리고 있었을 테지요.
이렇게 '인권'을 이야기하거나 생각하다가, 할 말이 궁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 분들에게 <불편해도 괜찮아>(김두식 저, 창비)를 추천합니다.
변호사이자 법학자이고 영화광이기도 한 저자는, 인권이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말해줍니다. 또한 인권감수성의 핵심은 불편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불편함은 ‘다름’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되고 그 다름을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차별이나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역시 어려운가요? 그렇다면, 우리가 그동안 좋아했던 영화와 드라마들인 "네 멋대로 해라", "번지점프를 하다", "왕의남자", "쌍화점", "윌 앤드 그레이스", "섹스 앤 더 시티", "가족의 탄생", "오아시스", "빌리 엘리어트", "300", "진주만", "색계", "아바타" 등을 떠올려보세요.
<불편해도 괜찮아>는 위와 같이 대중적인 영화와 드라마들을 인권공부의 교과서로 삼아 인권문제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를 즐기는 법까지 알려줍니다. 영화를 통해서 체험하는 인권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동안 인권과 관련된 책을 읽고 싶었지만 너무 어려울까봐, 혹은 너무 무거울까봐 건드리지 못했던 분들이라면 부담 없이 도전해볼 만합니다.
또, 성소수자의 인권은 자주 이야기하면서 다른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멀게 느끼고 있었던 분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불편해도 괜찮아>와 함께, 다가오는 가을에는 성소수자를 비롯해 청소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다양한 소수자 이야기, 그리고 표현의 자유, 양심적 병역거부, 인종차별, 전쟁과 학살과 관련된 인권문제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횡단하는 유쾌한 독서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불편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