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자칭 페미니스트 이명박, 그러나 동성애는 안돼!?“
- 성소수자에 대한 이명박 예비후보의 천박과 무지를 규탄한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남녀가 서로 결합하여 사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에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인권의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겨야 할 대통령 후보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발언이다. 나아가 사회적 차별과 억압으로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 땅의 수많은 성소수자들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는 혐오 범죄이라 하겠다.
많은 나라에서 이미 동성간의 법적 제도적 결합을 인정하고 있으며, 동성애자에 대한 가족 구성권 확장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이다. 동성애가 정신병의 목록에서 제외된 것은 이미 30년이 넘은 일이며, 유엔 또한 성적 지향을 병리학적으로 구별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더구나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을 금지”함을 천명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을 통해 대한민국은 동성애자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고 구별하는 것은, 이성애/남성/비장애/결혼 중심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강화하여 동성애자/성전환자/여성의 주체성/장애/비혼의 국민들을 억압하고 배제하는 파시즘적 인식이다. 더구나 한 국가의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여야 할 대선후보로서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를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사회 전반을 천박과 야만으로 후퇴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하고 무책임한 태도이다.
‘남녀의 정상적 결합'만을 인정하겠다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의 발언은 단순히 성소수자들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만이 아니다. 같은 인터뷰에서 이 예비후보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칭하고 있는 데, 이는 페미니스트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일단 여성들의 마음을 얻어놓고 보자는 거짓과 무지의 발언이라고 하겠다.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구조가 성소수자들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라는 자가당착의 발언은 할 수 없을 것이다.
2007년 5월 15일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대구경북성소수자인권행동,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문화연대, 광주인권운동센터, 민주노동당(성소수자위원회,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성소수자 모임 ‘붉은이반’, 성소수자와 함께 하는 민주노동당원들의 모임 [붉은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