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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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고] 후회하지 말아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이종걸
No more Regrets.
여름이 성큼 성큼 왔습니다. 큰 걸음으로 다가온 긴 여름의 시작을 친구사이는 거리에서, 극장에서, 광장에서 맞이했습니다. 5월 12일 인사동에서 청계광장까지, 5월 17일 광화문 광장에서, 5월 24일 서울아트시네마 극장에서, 6월 2일 한빛미디어파크에서. 이제 성소수자들에게 여름은 존재를 알리는 계절이나 다름없습니다. 5월 17일은 국제성소수자혐오 반대의 날(아이다호 데이)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다호 데이는 국제보건기구가 정신질환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것에서 비롯된 날이기도 하지만, 43년전 스톤월 항쟁이 있었던 1969년 6월 28일에서 비롯된 이후 6월에 열리는 수많은 전세계의 성소수자들의 축제와도 인연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퀴어문화축제도 6월, 7월 장마 이전 5, 6월 사이에 여름의 시작(한국의 여름의 시작이 이전 보다 빨라진 것은 있지만)과 함께 시작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는 특히 뜨거운 5월이었습니다. 19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한 진보정당이 한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그 동안 침묵했던 동성 결혼 문제를 대선 직전에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그의 지지 세력을 모으는 데는 큰 힘을 한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한국에서도 동성결혼 문제가 언론을 통해 자주 회자됐습니다. 친구사이 안으로도 바쁜 한 달이었습니다. 친구사이는 5월 17일 아이다호 데이를 알리기 위해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내 단체들과 함께 5월 12일 ‘걸어 다니는 커밍아웃’이란 제목으로 서울 주요 각 지역에서 스스로를 성소수자로 드러내어 사진을 찍고 존재를 알렸고, 북인사마당에서 시작하여 청계천으로 이동하는 인도를 통해 행진하는 재밌는 퍼레이드도 있었습니다. 5월 17일에는 아이다호 데이를 알리고 한국사회의 성소수자 혐오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광화문 광장에 있는 이순신 동상의 보호를 받으며 잘 치렀습니다. 또한 3개월만에 올해 두 번째로 모인 성소수자 가족모임은 가족과 관련한 퀴어영화를 함께 보며 좀 더 진솔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친구사이 회원들은 27일 정기모임을 통해 퍼레이드 차량 꾸미기, 퍼레이드 참여 방법등 6월 2일 퍼레이드 날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지를 함께 고민했다. 친구사이는 퍼레이드 최초 댄스 클럽 부스로 탄생한 ‘낙원딴스홀’과 게이창조란 컨셉으로 새로 태어나는 게이들의 모습을 알린 친구사이 트럭 ‘게이창조 2012’로 6월 2일 퍼레이드 날을 맞이했습니다.
항상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후회가 많습니다. 멋진 뜨거운 여름을 보내지 않았기에. 여름을 즐기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이지 못했기에. 그런 후회를 이제는 잊어버리고, 곧 다 가올 뜨거울 여름을 위해 열심히 싸울 준비를 하면 어떨까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뜨거운 퍼레이드로 시작한 여름. 후회 없이 여름을 지내보며 어떨까요? 친구사이는 뜨거운 여름을 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강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6월 23일부터 주1회 12회 강의로 열리는 ‘전화기로 만드는 나의 첫 영화’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드는 제작 워크숍)가 있습니다. 또한 6월 21일 친구사이가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영화<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감독:김조광수, 제작:청년필름)이 극장 개봉합니다. 여름을 뜨겁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요. 더 이상 후회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