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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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게릴라 가드닝
호미 (친구사이 회원)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자기 소유의 토지에서 정원을 가꾸는 것은 매우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에 반기를 들고 소유하지 않은 땅이라도 사용되지 않고 있거나, 버려진 땅에 허가를 받지 않고 꽃을 심고 가꾸는 운동을 ‘게릴라 가드닝’이라 한다. 2004년 영국에서 이 책의 저자 리처드 레이놀즈에 의해 출발해 이제는 세계적으로 퍼져서 단순한 조경이 아닌 생태적 환경운동, 지역 공동체 운동의 일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영국의 왕립원예학회RHS에서 공부한 리처드 레이놀즈는 자신과 동료들이 만든 다양한 게릴라 가든을 소개하고 있다. 무단경작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한밤중에 작업을 한다든가 공사인부처럼 복장을 입고 가드닝을 하는 식의 다양한 게릴라 가드너의 활동을 들려주고 있다. 이런 활동의 목적은 무엇인가. 사용하지 않는 땅을 활용해 화단을 만들어 아름답게 가꾸는 도시 녹화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새로운 지역 공동체를 개발하는데 있다. 한 예로 마약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사용되던 땅이 게릴라 가드닝을 통해 새로운 지역커뮤니티로 발전하는 모습 등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실제 가드닝 모습을 사진이 많아 이해하기 쉽고, 지금까지 게릴라 가드너들이 만든 화단 뿐 아니라 책을 읽은 독자들도 직접 게릴라 가드너가 될 수 있도록 게릴라 가든을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을 수 있는 식물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와 기후차이가 많이 나는 영국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곧바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책을 읽고 나면 우리 모두 호미를 들고 밖에 나가 버려진 땅을 찾아 꽃을 심고 싶어질 것이다. 나는 벌써 시작 했다. 이 책을 읽은 몇몇의 다른 게이들과 함께 종로에 꽃씨를 뿌렸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올 여름이 기대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