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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20호]2012년을 시작하며 박재경 (친구사이 대표)
2012-02-07 오전 09: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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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월 

2012년을 시작하며

박재경 (친구사이 대표)

마침 1월 1일이 어머니의 환갑이어서 여동생들 가족과 아직 결혼하지 않는 막둥이 그리고 나의 동반자인 마님 이렇게 단촐 하지만 여러 식구들이 모여서 가족여행도 할 겸 지난 며칠 부모님 댁에 다녀왔다. 나의 동반자인 마님을 두고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던 중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얘! 저 형은 지금 무슨 일 하니?”
사실 퀴어스러운 감각은 아니지만 동성애자인 아들을 둔 어머니의 최초의 질문이었다. 몇 해 전 갑작스런 혹은 예상된 커밍아웃과 한 사람과 동반자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는 나의 고백을 계기로 어머니의 내면에는 수많은 생각들과 감정이 교차했을 것이다. 마음속에서 꽁꽁 묵혀왔던 질문들이 툭 터진 순간에 나는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해 드렸다.
“ 응 지금은 쉬고 있어 ! 그럴 수도 있지 뭐”
이제 대화를 막 시작하는 어머니를 위하여 올 해는 좀 더 자주 연락드리고 부모님 댁에 더 자주 내려가야겠다. 라는 다짐을 해본다.

요즈음 나의 언사를 두고 여기저기서 비판을 받고 있다. 직장동료이자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는 나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 넌 너에게만 예민하고 타인에게는 매우 거칠어 ”
썩을 뇬이 그동안 쌓아왔던 나에 대한 불편함을 요약해서 정곡을 찔러버렸다. 또 나의 멘토이자 친구이자 언니인 한 형과의 이메일에서 나는 이렇게 고백했다.
“ 작년에 읽었던 ‘지역사회개발’ 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부분인데.... 활동가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정보와 지식을 독점하면서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정답인양 가르치는 태도는 상대방을 무력하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방식이 아니다“ 나의 기준에서 아무리 옳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 타인을 무기력하고 무력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일‘을 그동안 해왔노라고 말이다.

주류에 편입하기 위해서 혹은 주류에 대한 미래상이 나의 삶의 목적인양 기대하며 40여 년을 살아왔다. 그것이 온전히 참다운 나다운 것인지 아니면 교육과 가족의 기대 사회가 학습시켜놓은 외부적인 나였는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나의 이런 삶의 태도와 관점의 변화는 모두 ‘친구사이’가 나의 삶과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6년 전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도무지 따라갈 수 없으면서도 언제나 즐겁고 당당한 그들을 만나서 함께 웃고 울다보니 어느 순간 새롭게 나와 나의 삶을 구성하고바라보고 싶은 바램들이 생겨난 것이다.

2012년 ‘친구사이’와 내 개인적인 생각들과 에피소드들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 글을 읽는 동안 ‘친구사이’가 대표의 개인 전유물이야! 하고  핀잔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고맙다.”라는 것이다.

슬픔과 절망이 넘치던 시대에 “ 나는 게이다”라고 용기 있게 고백한 얼굴도 모르는 언니, 형들이 고맙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슬픔과 절망을 말할 때 “ 그것은 모욕에 대한 분노였노라” 성찰한 언니, 형들이 고맙다.
또한 분노를 분노로 맞서기 보다 더 강력한 사랑이 분노를 이기는 방법임을 매일 매일 살아냄으로써 증거 하는 ‘후배들’이 고맙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정말로 “고맙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2012년 친구사이는  ‘고마움’을 활동의 한 축으로 풀어내갈 것 이다.라고 생각한다.

나의 허물로 분노했던 모든 이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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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2012-02-07 오후 20:41

고마워요 혀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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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석 2012-02-08 오전 10:50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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