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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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I 2010-07-27 02:24:53
+4 66
우여곡절 끝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조금은 망설여지네요...

안녕하세요.
Magic & Tarot Inside. 줄여서 M.T.I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동아리 이름을 이렇게 도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24살이고, 거제도에서 삽니다.
학교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이고요.

처음으로 이쪽에 눈뜨게 된건 고 1때.
같은 반 친구에게서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낄때부터였어요.
[남고였거든요.]

물론 그땐 어찌할 바도 모르고, 그냥 냅다 말해버렸지만,
돌아온건 매몰차고 싸늘한 거절이었지요.

굉장히 마음아팠지만, 그것때문에 한 3개월을 방황했지만,
한때의 감정이라 생각하며(그때는 '공부'라는 더 큰 짐이 있었으니)
어느정도 제 자신을 추스렸습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가게되면 그냥 남들처럼 사랑할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맙소사.
이번엔 같은 대학교 선배를 좋아하게 된거에요.

그때 절감했어요.
아, 그때의 감정이 일시적인 게 아니었구나.
나 게이일지도 모르겠다.

한 1년정도 좋아하다가 말했죠.
이번엔 그래도 정중하게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아픈건 매한가지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게이라는 제 자신을 인정할 수 없었고,
그게 싫었습니다.

사회나가서 어떻게 살려고 그러나,
당장 군대는 어떡하나?

그래서, 차라리 아무도 사랑하지 말자. 감정이란건 이성으로 컨트롤 되겠지.
무성애자(Nonsexual)라도 좋으니까 혼자 살자.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참 어리석죠?
그러면서 군대에 있던 선임을 좋아하게 되고 말이에요.
더군다나 애인이 있는 사람을.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던 차에
한 친구를, 정확히는 형을 만났습니다.


저한테 털어놓더군요.
자기가 게이라는 사실을.
몰랐어요.
조금은 당황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고,


근데, 반가웠어요.
아, 나와 닮은 사람이 있구나 하는생각에.

맞기수라서 같이 2년정도 생활했는데,
친구이상의 감정없이 그 형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살았습니다.
형 덕분에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더 똑바로 볼수있었고,
게이라는 사실을 긍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그 형이 그러더군요.
제대하고 나서 닮은 사람을 많이 만나보고, 이런저런 생각해보라고.
좀 덜 상처받았으면 한다고.

그래서일까요...
아직 무섭고 두렵긴 해도, 해보려고요.
24살. 어떻게보면 남들보다 빠르고, 어떻게보면 남들보다 느릴수도있지만,
(가입인사하시는 분들중에 고등학생분도 있었고, 이번에 커밍아웃 인터뷰하신 김희승씨 보면서도 묘하게 자극받았달까?^^^^^^^^^^^**)
조금 길었던 제 방황을 끝내보려구요.


일단은 그래서 성균관대학교 성 소수자 모임을 찾아봤는데,
다음 카페쪽에 가입을 신청했어도 가입메일이 오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흘러들어오다가 이렇게 친구사이에 왔습니다.
어떻게 김조광수 감독님께서 만든 친구사이?!와 똑같은 이름의 커뮤니티가....하하하.

그영화 꽤 재미있게 봤는데 말이에요.
[아니 근데 앞뒤맥락은 솔직히 쫌 뜬금없었다구요!! 갑자기 웬 뽕짝이!!]

단순한 가입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두서없이 써버렸나,

이래저래 들리면서 좋은 정보, 이야기 알아갔으면 해요.
잘 부탁드려요.

게임, 음악, 사진 좋아합니다.
게임은 주로 오락실 아케이드 (철권, DJMAX TECHNIKA JUBEAT) 즐겨하고요.
음악은 딱히 가릴거없이 들어요.
사진은 필카 씁니다. Canon F-1이에요.

아,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정도면..되려나요?

기즈베 2010-07-27 오전 02:51

안녕하세요. MTI님. 재미있는 자기소개, 가입인사였어요..^^ 친구사이를 찾아오신 경로가 참 재밌었어요..^^ 친구사이는 단순한 커뮤니티라기 보다는 회원들과 함께 꾸며가는 인권단체입니다. 홈페이지를 보시면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자유게시판, 활동보고 게시판, 소모임 내 게시판 등을 구경하시면 친구사이를 더 잘 아실 수 있을 거에요. 특히나 이번 주 토요일 저녁 7시 30분에 7월 정기모임이 열립니다. 친구사이 사정전에서요. 참석하시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혹시나 해서요. 가입인사에 몇가지 개인 정보가 포함이 되어 있어서 MTI님이 생각하시기에 괜찮으시다면 그대로 두셔도 좋지만 개인정보 누출 우려가 있으니 한번 더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가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M.T.I 2010-07-27 오전 03:21

기즈베님//역시 노출시키지 않는게 더 좋으려나요? 조금 고민하다가 에잇 이왕이면 과감하게 시도하는거다! 하면서 공개로 돌렸었는데, ^^^^^^^^^^^^^** 좀더 조심해야겠어요.
정기모임은..가고는 싶지만,
아직 제대한게 아니고(지금은 말년휴가 나와있습니다.)
제가 집이 거제도인지라... 서울까지 가기가 힘들어요..;ㅅ;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워요..
아, 그리고 여기가 커뮤니티가 아닌 인권단체라는 걸 익숙해질 때까지 좀 더 명심해야겠어요! 자꾸만 착각하네요^^;;

jh 2010-07-29 오후 20:50

24살이면 정말 빠르네요 ^^ 전 너무 늦어서 후회랍니다. 그냥 긍정도 부정도 아니면서 감추기보다 나를 알고 받아들인다면 더 멋지고 행복한 삶을 사실수 있을꺼에요. 아직도 전 주변에 저같은 사람을 한명도 보지 못했답니다 ^^;; 아니 봤으면서 서로 몰랐을수도 있겠네요 ......

M.T.I 2010-07-27 오후 22:41

jh님//그렇군요...
전 솔직히 말해 게이라는 의심을 주변에서 자주 받는답니다.
게이라면 가지고 있을 특징에 대한 '편견'에 꽤 부합하는 이미지인가봐요.
신체적 특징이라던지,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라던지,

'진짜' 게이들은 잘 숨기고 다니는데, 잘 섞여서 사는데 말이에요,...
제가 어설픈 면도 없지않아 있는것같아요.^^;;

24살이면 정말 빠른거라고 말씀하신것에,
한편으론 jh님께서 가졌던 아픔을 살짝 엿볼수있어 마음 아프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 자신을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해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바라보고,
다시 일어서려고 할때의 느낌이랄까?
감사해요!^ㅡ^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