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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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너무 아파서 잠이 안 옵니다-_-; 그래서 괜히 이런거 함 해보는....상근로봇 간만에 머리회로 가동 중)

요즘 '오페라스타' 가 인기죠. 전 얘기만 들었다가 코러스보이 언니가 열혈팬이라서 얼결에 봤는데 ㅋ
프로그램 느낌은 생략하고; 어쨌든 지난주 재방을 보니 테이가 '의상을 입어라'를 불렀더군요.
출퇴근하면서 듣는 mp3에서 가장 자주 듣는 곡 중 하나인데, 오늘은 이 노래만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되네요. 그래서~

클래식을 좋아하는 언니들도 있겠지만 그냥 막연히 좀 지루하고 어렵단 생각에 가까이 듣지 않는 언니들도 꽤 되는 것 같아효. 근데 사실 안 어렵거든요. 어차피 그 시절 대중음악인걸요. 선입견만 가지지 않는다면 재미지게(!) 들을 수 있어요. 검색을 해보니 테이의 ‘의상을 입어라’가 유행이니 거기에 맞춰 촘 수다.

이 노래는 오페라 <팔리아치>에 나오는 젤로 유명한 아리아죠. 레온카발로 라는 사람이 작곡했는데 다행히 2막짜리 작은 오페라. 그러나 내용은 갱장히 드라마틱합니다.

카니오라는 유랑극단 광대가 주인공이에요. 예쁘고 젊은 마누라랑 공연을 다니는데 (줄거리 대충 짤라 생략하고) 이 마누라가 젊은 놈팽이랑 눈이 맞았지 뭡니까. 밀고자가 그걸 꼬아바치는 바람에 그 광경을 봅니다. 환장하고 복장터지고 눈 뒤집히고 꼭지는 도는데…. 광대 분장을 하고 나가서 사람을 웃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먹고 사는 게 뭐라고. 심정 얼마나 비통하겠어요? 그 때 부르는 노래가 Vesti la Giubba ‘의상을 입어라’ 입니다.

자 여기서 클래식을 즐기는 작은 팁 하나는 (사실 좀 크죠-_- 엄청....)
같은 노래도 가수에 따라 달라지듯이, 같은 곡도 지휘자, 성악가, 연주자에 따라 확 달라지죠.
이 노래를 마이마이 유명한 성악가 두 사람의 노래로 들어보세요.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둘 다 오페라 장면에서 발췌

두 느낌이 좀 다르지 않나요?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도밍고는 일단 슬픔에 쩔어있는 상태랄까. 이미 눈물 줄줄 흘리면서 달려오는 ‘이런…. 나쁜 년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며 하소연하는 느낌이라면 파바로티는 생각하면 할수록 억장이 무너지는 듯 입술 깨물고 비통해하는 사람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분장을 뺨부터 바르고, 이마부터 바르는게 다르네요. 이러는 사람 로봇 수첩에 적어놓겠음)

이렇게 질질 짜면서 준비하는 공연 내용이 마침 젊은 아내가 젊은 놈이랑 눈 맞아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토끼는 줄거리. 공황상태에서 정줄 놓아버린 카니오는 공연 중에 아내랑 젊은 남자를 칼로 찔러버립니다. 공연 보던 관객들은 얼마나 놀랬겠슈. 실시간 치정버라이어티막장드라마를 봤는데. 여튼 여기서 오페라는 끝납니다. 넹.

이 아리아는 원체 유명한데다 드라마틱 테너 (이건 뭐.. 몰라도 됨. 반응 좋으면 나중에 다시 설명함) 대표곡이라고 할 만한 노래라 노래 쫌 한다하는 테너는 다 불렀어요. 그런데 같은 상황을 겪어도 사람마다 다 느낌이 다르듯이 난다긴다하는 전설적인 테너들의 노래도 느낌이 다 다릅니다. 지가 해석하기 나름이니까요. 뭐 너무 길면 3줄요약염 할 테니까 이쯤에서 끝내죠.

클래식 어려운 거 아니에요. 알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지. 우리 많은걸 즐기며 사는 게이가 됩시당~





상근애인구함 2011-05-04 오후 20:24

재밌군요. 요런거 종종 올려주세요.
# 차이점
도밍고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으나 파바로티는 손으로 가려서(근데 안 가려짐)... 대두남 대열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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