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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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마신고양이 2013-02-05 12:12:25
+2 1703

그에게 새삼스레 미안해진다.

그의 커밍아웃 당시 난 그를 욕했었다.

머리에 뇌가 아닌 똥이 든 인간들처럼 생각 없이 그 정도 외모를 가지고 왜 나서냐하는 기타 등등 이런 식으로 욕을 한 게 아니라

어차피 커밍아웃을 한 거라면 방송에서 질질 짜지 말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길 바라서였다.

 

힐링캠프에 그가 나온다는 예고편을 보고 잘 보지도 않는 그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챙겨 보았다. 그도 여리고 약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었고 그의 용기에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힘껏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한 때 그에게 욕 아닌 욕을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정말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홍석천. 그의 삶을 누가 욕을 할 수 있을까싶다. 얼굴도 잘생기지 않았는데 방송에 나와서 가볍게 말하고 성소수자들을 대표하는 듯이 말하지 말라고 그 누가 똥내 나는 주둥이에서 함부로 지껄일 수 있을까 오히려 난 그런 인간들을 욕해주고 싶다.

당신들은 뒤에서 쉬쉬하면서 할 짓 안 할 짓 다하면서 열심히 사는 그 누구에게 누구들에게 함부로 지껄이고 있는 거냐고!

 

저런 인간들과 대조적으로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서 애써주시고 있는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를 비롯한 여러 성소수자 단체 활동가들에게 그들을 지지하는 분들에게 두 말 할 것도 없이 응원의 두 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주고 싶다.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커밍아웃 후 용기를 내서 지금까지 살아왔을지 그가 커밍아웃을 했을 당시 나이대가 된 지금의 난 너무나도 잘 공감한다.

 

힐링캠프 엠씨중 한 명과 대화하는 도중 자신은 신에게도 버림받은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을 하면서 울먹거렸을 때 그 때 나도 모르게 왼손을 들어 내가 믿는 신께 기도했다 그를 축복해 주세요. 위로해주세요하고 말이다.

 

그 누구도 홍석천을 욕할 자격 따윈 없다. 죽고 싶었을 시기를 지나 지금도 힘들다고 솔직히 고백하면서 자신의 삶과 다른 이들의 삶에도 좋은 영향을 주려는 그가 왜 욕을 먹어야 하는 가?! 욕이 그렇게 하고 싶으면 거울보고 자신에게 하라! 그럼 다시는 남의 삶에 함부로 돌을 던질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다시 한 번 그에게 미안하다. 철부지 어릴 적 그를 욕을 했을 때 그 정도밖에 생각을 못 했던 나이였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서 그 누군가들에게 힘이 되어 주어서 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당신을 보고 힘을 내고 있다고 말이다.

 

글이 조금 길었지만 요점은 하나다.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서 지금도 애써 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단 거다.

 

 

+당신들의 노력으로 오늘도 어김없이 살아내고 있는 고마운 1인입니다.

홍석천씨를 비롯한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다른 성소수자 단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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