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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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 2004-01-13 20:17:53
+6 1061
이런글을 안쓰려고 했는데...
내 마음이 너무도 착찹하고, 괴롭고, 생각하면 안쓰럽고, 내 눈시울이 붉어져 가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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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우를 만난지가 벌써 5년 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다.
98년 여름....
여름 한복판에서 우리재우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의 인상은 한없이 가녀려 보이기도 했고, 처음대하는 사람에게도 한결 같이 싹싹하고,
늘 밝았다.

서로를 알아 가면서 내가 느꼈던 재우의 인상은 사뭇 달라지기 시작했다.
외유내강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만한 그런 사람이다.
강단있고, 의지력이 강하며, 추진력이 있는 그런 사람으로 어느 샌가 내 가슴에 각인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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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라는 세월을 한결 같이 쭉 바라보고, 그사람에 대해 느끼고, 서로를 알아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우리 몇몇은 그런 세월을 같이 했다.

서로 괴로울때 서로를 끌어 안아 보듬어 주고, 슬플때  쓰디쓴 소주를 마시며 눈물을 삼켰고, 기쁠때 한없는 날개를 달아 주려 했다.

떠나 보내는 내마음이나, 떠나는 재우 마음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지만...

떠나 보내는 우리의 마음은 너보다는 조금을 나을 것 같은데...
우린 그래도 같은 하늘아래 살며 아웅 다웅 볼 수 있지만,
우리 재우는 혈혈단신...
그 머나먼 곳에 누가 있겠는가...
피붙이 하나 없는 곳에 혼자 애쓰며 살 것이 뻔 하거늘...
마음마저 척박해지면 안되는데....
내 가슴이 아려온다.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고, 속상하고, 우울하고 그렇다.
괜한 나의 여린 마음만을 탓 할 뿐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

난 말이야....우리 지인들을 알게 된 것이 나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생각해.
그 일에 우리 재우도 한 몫을 했단다.
그래서 항상 고맙고, 같이 가까이서 늘 보고 싶고, 동고동락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플지도 몰라.

1년이라는 세월이 그리 길지 만은 아닌 세월인데...이다지도 나를 목메 이게 하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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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말리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나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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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겪었던 그간의 일들이 생각 난다.

영랑호에서의 노래방에서 있었던일...
장흥에서 정남이와 병원에 갔던일...
영양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던일..
대관령 목장에서의 일...
진안까지 찾아 갔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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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즐거운 기억밖에 남지 않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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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우야!

앞으로도 계속 즐거운 날들이 올수 있겠지...
앞으로도 계속 우리와 여기서 살수 있겠지...
앞으로도 계속 우리 서로의 힘이 되어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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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떠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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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지인들은 이제 나의 제2의가족과도 같은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내 동생들 떠나 보내는 그럼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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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기도를 올리련다.
우리 재우가 겪을 수 있는 고통만 주시라고,
몸 성히 잘 다녀 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리고 다시는 떠나보내지 않도록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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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내가 이글을 쓰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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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