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츠나 형님이 가르쳐준 길을 허투루 듣고 헤맸습니다. 한동안 '친구사이' 맞은 편 블록만 서성거리다가 결국 사무실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걸으면서 통화를 했는데 알고 보니 친구사이 건물 건너 편에 제가 있더라구요. 저 앞에 횡단보도에서 초록 불을 기다려 슝 건너갔습니다. (사실 눈에 띄는 표지판으로 '친구사이'라고 적혀있을 줄 알았다는)
상상했던 공간의 반? 2/3? 정도의 거품을 빼고 보니 실제 친구사이 사무실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아담해서 더 맘에 들었습지요. 다들 바쁜 일이 있어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뉴페가 왔다고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게 고마웠습니다. 기즈베님은 닉내임을 통한 상상을 무참하게 깨뜨려주셔서 인상에 남습니다. 보라색 바지도 잘 어울렸구요.
영화 다섯 개 중에서 첫 번째 영화는 너무 어려워서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남은 네 편은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진영이는 정말 앙증맞았고, 할아버지들의 안타까운 어긋남이 아려오고, 목욕탕은 엄마와 남매에서 자매로 된 자녀들 감정선이 참 섬세했습니다. 제가 원래 귀여운 사람을 좋아해서 마지막 영화는 그냥 귀여웠습니다.
원래 영화도 좋아해서, 또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접하기 힘든 필름들이어서 오길 잘 했다 싶었습니다.
예전에 세츠나 형의 글에서 박재경 대표님이 그렇게 아름다우시다고 극찬을 해서 제가 너무 상상해버린 건가, 아직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해서 그런건가는 몰라도 그냥 명함을 건네시던 친절함 이 배 태'와 음성'만 맴돕니다.
영화보기를 마치고 내려와서 횡단보도를 다시 건너려던 찰라에 일찍 가시냐고 물어주고, 악수를 청해주신 그 콧수염 기르시는 분' 고마웠습니다.!! 다음 기회에 봬요.
요로코롬 저의 첫 친구사이 방문겸 영화 뒷이야기 겸 방문후기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매우 가볍고 담백했습니다.
전 10월 16일에 다시 서울에 가겠습니다. 그 때 인연이 얽히고 설킬 때 다시 마주할 수 있겠지요. 건강하세요. 오늘 친절을 주신 분들께 다시 감사를 드리며 마칩니다.
추신. 이쁜이님 제가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애아빠 소리를 듣고 자란 노안이라서 아까의 농담은 대수롭지 않았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