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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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2006-04-19 14: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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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든 생각인데, 최근 몇 년간 내 입에서 '후회하지 않아요'라는 문장이 실종된 것 같다. 무모한 결단에 방어 기제의 갑옷을 들씌운 말,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

내 생에서 후회할 것 같은 일들이 존재하는가? 엄마한테 경제적으로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고, 괜스레 오기를 부린다고 치기어린 말들로 친구들에게 상처를 줬던 일이 후회스러우며, 마약을 끊듯 독서에 대한 집착을 끊은 것이 요즘 후회스럽다.

하지만 난 게이로 살아가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가난하지만 영화를 찍는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또 젊고 어린 사내들을 사랑했던 것을, 가끔, 지금처럼 이성애자를 짝사랑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조금 치기를 부린다면, 이런 내용들에 관한 한 에디뜨 피아프의 마지막 절창의 노래처럼 전혀,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에 '넌 후회할 거야!'라는 협박의 말처럼 가벼운 허세도 없다.




에디뜨 피아프 |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