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귀는 그는 물론 게이이다.
그런데 그는 대한민국 남자의 단점, 아니 고이 자란 한국의 아들의 단점을 고대로 가지고 있다.
혼자서는 가스불도 못 켠다는 전설의 가부장 수준까지는 아니라도 엄마의 잔소리와 보살핌 없이는 도무지 살아갈 수 없어 보이는 사람이다.
그가 가끔 내 집에 들를 때면 난 편안히 있으라 입으로는 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문득 문득 치민다. 도무지 정리할 줄 모르는 저 습성! 그건 아마 그의 어머니가 아들이라며 오냐오냐 다 해주던 그 습성의 연장이리라.
나 역시 한국의 아들이지만 그는 약간 중증에 해당하는 수준인듯하다.
그래 잠깐 있는데 그걸 갖고 잔소리할 순 없지.
그래도 난 너와 함께 사는 건 못하겠다. 아마 네가 나를 못견디리라. 어쩌면 내가 쫓아낼지도 모른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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