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리 워
/ 김 치 문
봄이 그리워 못 견디게 그리워, 찬바람 맞으며 길모퉁이 기대섰지요. 까치발로 목빼어 안경채 고쳐잡고 머얼리 산등성이 하염없이 바라 보았죠. 구름그림자만 언뜻해도, 아지랑이만 가물거려도, 그리던 내 님인가 조바심치었죠. 내 님은 누구신가요? 머문 듯 지나간 방금 그 바람인가요? 있는듯 없는 듯 비온 듯 만 듯 온 마음 아리게 사무치게 아프게, 시린 가슴만 안겨준 채 떠나려는, 내 차마 잡지 못할 지나가는 봄이었던가요? 봄가면 여름오고 세월가면 다시 봄온다는 그 말씀처럼, 빼앗긴 마음에도 봄은 다시, 찾아 오실까요? 정녕 오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