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첫 게이 행사..훌리건 공격에 10명 부상
보스니아에서 처음 열린 '게이 페스티벌'이 동성애 반대 세력의 폭력으로 얼룩졌다고 A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보스니아 경찰은 전날 밤 사라예보에서 시작된 나흘 간의 동성애 축제 개막 행사장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는 수십명의 훌리건들이 행사 참가자들과 보도진에 폭력을 휘둘러 기자 2명과 경찰관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훌리건들은 사라예보 도심에 있는 한 미술관 건물에서 참가자들이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 '게이들에게 죽음을', '신은 위대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공격을 시작했으며, 건물 유리창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과는 별도로 라마단 기간 동성애 행사에 반대하는 일부 무슬림들은 게이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등 충돌 위기를 맞았으며, 경찰이 진압에 나서면서 모두 해산했으나 일부 훌리건들은 골목길에서 귀가하는 게이들을 재차 공격했다.
50여명의 동성애자가 참석한 이날 행사는 개최 전부터 무슬림 단체의 극심한 반대에 시달렸으며,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AI)는 게이 페스티벌 도중 폭력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당국이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행사 주최 측은 페스티벌이 라마단과 겹친 것은 우연일 뿐이라며,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개최를 강행했다.
전체 인구의 40%가 이슬람교도인 보스니아에서는 발칸 지역의 많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시민들 사이에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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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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