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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호][커버스토리 "성소수자 지키는 민주주의" #2] 오츠지 가나코와 한국 여성퀴어들이 함께 그려낸 내일의 민주주의
2026-07-03 오후 12: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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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6월 

 

 

 

[192호]

[커버스토리 "성소수자 지키는 민주주의" #2]

오츠지 가나코와 한국 여성퀴어들이
함께 그려낸 내일의 민주주의

 

 

 

이번 커버스토리에는 6월 한 달간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다양한 리더들을 만나며 질문을 함께 나눈 여러 장면들이 담겨 있습니다. 프라이드 엑스포에서 열린 〈자긍심에서 민주주의까지〉는 총학생회장부터 공직선거 출마자까지 성소수자 리더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어떻게 정치의 언어를 만들어왔는지 나눈 자리였고, 일본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과 한국 레즈비언-여성 퀴어 커뮤니니티 간의 만남은 동아시아에서 커밍아웃한 정치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어떤 상상력과 용기를 주는지 보여주었습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열린 게이 커뮤니티 리더 모임은 공동체 안에서 축적되고 분화되어 온 문화가 어떻게 모두의 리더십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성소수자 당사자가 대표로서 정치에 등장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성은 출발점이지 결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대표가 되는가를 넘어, 그 대표가 어떤 삶을 대변하고, 어떤 제도를 만들며, 누구와 함께 책임을 나누는가입니다. 성소수자 리더십은 먼저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공동의 언어로 바꾸고, 더 많은 사람이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며, 다음 사람이 나설 수 있는 조건을 남기는 책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성소수자를 지키는 민주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완전한 제도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자신을 드러내고, 서로의 곁에 서며, 다시 다음 사람을 밀어 올리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만들어질 것이라 친구사이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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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은 옆 나라 일본에서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선출직 의원으로 한국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언론을 통해 자주 소개되어 온 친숙한 이름입니다. 행사가 서울퀴어문화축제 바로 다음 날이라 게으름을 피우고 싶기도 했지만, 혼자 일방적으로 내적 친밀감을 쌓아온 오츠지 가나코 의원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마침 대만에서 최초로 커밍아웃하고 선거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동료 활동가 제니퍼 루(Jennifer Lu)가 서울을 잠시 방문하던 중이었는데요. 제니퍼도 함께하면 더욱 의미 있을 것 같아서 동행했어요. 오츠지 전 의원과 차해영 의원, 제니퍼, 동아시아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정치에 도전해 온 여성 성소수자들이 만나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며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성소수자 정치인으로 어떻게 운동과 협업해 왔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성소수자 국회의원이 생긴다면, 이들과 운동이 어떻게 함께 힘을 모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볼 수 있는 순간이었어요. 엄청 크고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라 더 크게 인상에 남았습니다.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창고처럼 짐을 보관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준다거나, 국회의원 면담을 위해 방문할 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어 주는 것 같은 것이요. 성소수자 국회의원의 당선은 성소수자 법·제도 의제를 자신의 일로 여기며 일하는 정치인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만, 어쩌면 조금 거창하게 상상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츠지 전 의원이 나눠준 이런 소소한 경험들은 성소수자 정치인의 존재가 운동의 일상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정치적 대표성이란 국회 본회의장이나 법안 발의의 순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 활동가와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마음 편히 드나들고 머물고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국회 안에 만드는 일을 통해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실현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성소수자 국회의원을 만나지 못한 한국에서도, 그리고 정치적 조건의 변화 속에서 국회 내 성소수자 대표성이 다시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된 일본에서도, 다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운동의 일상 속에서 함께 숨 쉬고 힘을 모으는 구체적인 동료로 성소수자 정치인의 등장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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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공동대표 
이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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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들었던 축사가 생각납니다. 아마 당시 주한 뉴질랜드 대사였던 필립 터너 대사의 축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자신이 성소수자이며, 동성 배우자 역시 대사의 가족 자격으로 함께 한국에 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치의 꿈을 꾸고 있던 저에게 대사의 축사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성소수자임을 당당히 밝히고도 대사라는 고위 공직을 맡을 수 있구나 하는 부러움이 밀려왔습니다. 동시에 선출직이 아니라서 가능한 일일 거라는 생각, 서구권 국가의 남성이기에 가능한 일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꿈도 꿀 수 없다는 생각, 나는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정체성을 들켜서는 안 된다는 좌절감도 함께 찾아왔습니다.

 

오픈리 레즈비언으로 정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그 좌절감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좌절감에 망치로 쾅, 균열을 내준 사람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오츠지 가나코 의원님입니다. 같은 동아시아 국가인 옆 나라 일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한 여성 성소수자가 선출직 의원이 되었다니, 그것도 두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니, 그야말로 ‘대박 사건’이었습니다. 오츠지 가나코 의원님을 처음 만났을 때, 첫 만남이었는데도 친근하고 편안한 선배님처럼 느껴졌습니다.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상황을 꼼꼼히 질문하시고, 정계 진출을 꿈꾸는 성소수자 청년들에게 끊임없이 격려의 눈빛을 보내주시는 모습에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특히 자신의 출마와 낙선 경험을 들려주시며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며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되겠지만, 가나코 의원님이 해주신 말씀을 잊지 않고 어려운 순간마다 되새기게 될 것 같습니다.나중에 일본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다음에는 일본에서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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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손솔 의원실
선임비서관 
윤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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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지 가나코 의원님과의 오찬 자리에 초대해주신 런아웃팀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정치인으로서 세 번의 낙선에도 멈추지 않고 당선을 이뤄내고, 혼인평등 법안 발의까지 이어온 길을, 의원님께 직접 들어볼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한 번 낙선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몇 번이라도 도전해달라, 도전하다 보면 되더라’는 말씀이 특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막 선거를 치러낸 입장에서,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지난 선거 기간을 되짚으며 어떤 다음 걸음을 그려나가야 할까 고민하던 무렵이었기에 의원님의 한 마디가 더 값진 응원으로 와닿았습니다.

 

동아시아에서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가 결국 제도와 정치를 통해 바뀐다는 의원님의 확신,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따로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는 말씀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이번 방한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두 나라가 각자의 고민을 나누는 연결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더하여, '제도'를 구체적으로 그려가는 이야기도 이어졌으면 합니다. 추후에 기회가 있다면 의원님이 제안하신 '베이직 서비스' 구상에 대해 기본소득당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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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광역시 광역비례 출마자
기본소득당 
노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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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지 가나코 의원님께서 방한하셨다. 일본에서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정치인이라고 하셨는데, 성소수자 정치사에서 얼마나 상징적인 위치를 지닌 분일까 궁금했다. 생활동반자법이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한국에 살면서, 지자체 단위에서나마 다양한 가족관계를 인정하는 일본을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그런 결실을 만들기까지 긴 투쟁의 한복판에 계셨을 분을 직접 뵐 기회가 생겼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참석을 결정했다.

 

바쁜 일정 중에도 의원님은 시간을 내어 한국 여러 정당의 퀴어 및 앨라이 활동가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해 주셨다. 짧았지만 밀도 높은 자리였다. 일본의 정치 구조도 설명해 주셨고, 한국 각 정당에서 성소수자 친화 정책이 얼마나 자리를 잡고있는지 궁금해하셨다. 돌아가며 정당별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의원님과의 대화 자체로도 너무 소중했지만, 그보다 더 뜻깊었던 게 있다. 한국에서 이 의제를 진전시키려면 여러 정당 간의 연대와 연합이 꼭 필요한데, 그 일을 함께 해나갈 다양한 동료들과 자연스레 네트워킹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만 진보 성향의 소수정당들은 관련 논의를 비교적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반면, 개혁신당이나 국민의힘 같은 보수 정당에서는 참석자가 없었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당론 차원에서 다루기는 어렵더라도, 소속 보좌진 등 개인 자격으로라도 누군가 함께해 대화를 나눴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귀한 배움과 연대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RUN/OUT 프로젝트 관계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퀴어 정치의 발전을 위한 안전하고 촘촘한 사회적 그물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데 있어, 나 역시 단단한 매듭 하나의 몫을 해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만남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길 바란다. 작은 바람들이 조금씩 모여 언젠가 큰 변화의 돌풍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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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특별시 광역비례 출마자
조국혁신당 
한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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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4일, 친구사이 사무실에서 일본의 정치인 오츠지 가나코 의원님을 여성 활동가분들과 함께 만나뵙는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나눈 많은 이야기와 뜻깊은 시간 속에, 제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것은 오츠지 가나코 의원님을 뵌 것 그 자체였습니다. 결국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오츠지 의원님이 출마를 결심하신 동기라는 점은 그 어떤 수사보다도 단명하고도 꽉 찬 직구 같은 설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오츠지 의원님께서 성소수자로서 본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겪으셨던 내면적·외적 고충을 감히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출마 결심에서부터 정계 활동을 이어온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내셨지만, '낙선'과 '공백'을 발화하시는 그 중간중간의 침묵 속에는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도 있으셨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럼에도 계속 이 길을 나아가고 계신 모습이 존경스러웠고, 다정하고도 부드러운 웃음 안에 얼마나 단단한 마음을 품고 계실지 어렴풋이 헤아려볼 수 있었습니다.

 

의원님께서 공유해 주신 내용 중에, 여러 정당에 속한 성소수자 당사자 의원들이 일본의 퀴어 문화 축제에서 촬영한 단체 사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동성혼을 옹호하는 여론 조사에서 70%가 넘는 수치를 이야기하시며 대만에서 동성혼이 법제화될 당시 이 정도 수치였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를 들으며 발표 자료에 있던 초당적 의원들의 단체 사진이 제게 오버랩되었습니다. "볼 수 있다면, 될 수 있다"는 말처럼,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오는 데 당사자 의원들의 정치 활동과 그들의 존재, 그 자체로서의 가시성이 정말 중요하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당사자임을 드러내고 활동하시는, 또 이제 당선되어 임기를 시작하는 분들이 계시고 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의 중요성, 시민 사회와의 시너지, 그리고 다가올 변화들이 무척 기대되는 날이었습니다. 동시에, 한국에서도 더 많은 성소수자 정치인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또 구조적으로 어떤 자원과 변화가 필요할지 깊이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귀한 자리에 초대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고, 또 더 큰 상상력을 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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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제58대 총학생회장 
김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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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정치인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과의 만남은, 그에 앞서 참여했던 친구사이 RUN/OUT 프로젝트의 영화 <레즈비언 정치인 도전기> GV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영화를 보며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은 선거운동을 함께하던 퀴어 당사자들이 아웃팅을 당하지 않도록 가면을 쓰고 유세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지금은 커밍아웃한 연예인, 작가, 변호사, 정치인 등 다양한 퀴어들의 존재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커밍아웃한 한 사람이 하나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것처럼 여겨졌고, '게이' 하면 홍석천, '트랜스젠더' 하면 하리수를 떠올리는 식이었다. 영화 속 최현숙 후보 역시 공개 레즈비언 정치인으로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도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최초의 커밍아웃 레즈비언 정치인인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과의 만남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는 스물여덟 살에 최연소 오사카부의회 의원으로 당선됐고, 이후 일본 최초의 커밍아웃 레즈비언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올해 스물여덟인 나에게는 같은 나이에 자신의 삶을 걸고 정치를 시작한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경험 자체가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레즈비언이라는 정체성이 정치인으로서의 역량보다 더 크게 소비되거나, 오히려 역량을 가리는 경험은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오츠지 전 의원은 자신은 지역에서 '레즈비언 정치인'이 아니라 돌봄과 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정치인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며, 자신이 레즈비언인 줄 모르는 주민도 많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퀴어 당사자 정치인이라고 해서 모두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며, 일본에서는 성소수자 권리에 반대하는 보수 정당에서 활동하는 퀴어 정치인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당사자는 아니지만 꾸준히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앨라이 정치인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은 것은 "유권자가 성장해야 정치가가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오츠지 전 의원은 지금의 정치 구조가 돌봄 노동을 전담하지 않는 사람, 특히 남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정치 영역 안의 성평등 역시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결국 퀴어 정치를 이야기하는 일은 소수자의 대표성을 넘어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다. 그 답변은 내게 '퀴어 정치인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라는 질문을 남겼다. 퀴어 정치인을 만드는 일은 분명 중요하다. 당사자의 경험이 정책에 반영되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거나 정치에서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당사자성이 곧 어떤 정치를 하는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정치인의 성정체성은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그것만으로 어떤 정치를 하는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정치만 잘하면 레즈비언인지는 상관없다"는 영화 속 시민의 말 역시 같은 맥락으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퀴어 정치를 만들어 가야 할까. 일본 역시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혼인평등 법제화와 재생산권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보수 정치의 저항도 존재한다. 한편 최근에는 LGBT 이해증진법에 따른 기본계획이 마련되면서 학교 현장의 성소수자 이해 교육과 상담체계 구축 등 제도적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또 다른 조건 속에 있다. 2000년대 초 최현숙 후보의 도전 이후에도 정치, 교육, 시민사회 곳곳에서 수많은 시도와 변화가 이어져 왔다. 사회의 인식은 분명 달라졌고, 더 많은 퀴어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성소수자는 존재를 드러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경험하고, 학교와 직장, 가족 등 일상의 공간에서조차 안전과 존중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다. 혼인평등은 물론, 그보다 더 일상적인 영역에서의 평등 역시 아직 현재진행형의 과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거대한 보수 개신교 세력과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라는 현실 역시 직시해야 한다.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과의 만남은 일본의 퀴어 정치를 배우는 시간을 넘어 한국 사회를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퀴어 정치인을 만드는 일은 지금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동시에 그 정치인들이 어떤 정치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시민으로 그 정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인지. 그 질문은 이번 만남이 내게 남긴 가장 큰 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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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레즈비언상담소
활동가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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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아웃 행사의 일어 통역을 맡은지 어느덧 네 번째입니다. 그동안 이시카와 타이가, 가미카와 아야, 호소다 마모루 님 등 일본 사회에 굵직한 궤적을 남긴 분들의 언어를 우리말로 옮기며 매번 벅찬 순간들을 마주했습니다. 앞선 행사들도 모두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지만, 특히 한국 성소수자부모모임 상근자로서 꼭 뵙고 싶었던 오츠지 가나코 님과의 이번 만남은 제게 크나큰 영광이었습니다.

 

3일간 그분의 곁에서 통역을 하며 깨달은 것은, 동아시아 최초의 커밍아웃 레즈비언 정치인이나 일곱 번 출마와 네 번 당선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말을 건네고, 오사카에 오면 연락하라며 훌쩍 캐릭터 굿즈를 건네는 소탈함. 통역으로 곁을 지키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그 인간적인 다정함이 제게는 크게 다가왔습니다.

 

일본 정치에 다양한 처음을 새겨온 네 분의 정치인들과 공식 무대, 그리고 사적인 대화까지 나누며 저는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든든한 퀴어 정치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달리는 런아웃, 그리고 제게 이 뜻깊은 기회를 열어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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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부모모임
상근활동가 
이영인

 

 

우선 범-LGBTQ 정치 참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 중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 감사와 우정의 마음을 보냅니다. 자국에서 오픈리 성소수자 국회의원을 본 적이 없는 입장에서 오츠지 가나코 의원과 이야기하며 질투 나기도 했고, 또 우리는 몇 년이나 따라잡아야 하는 걸까 막막해지기도 했습니다. 반면 그 역시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이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과 연대하는 걸 부러워하는 것을 보며, 어디나 각자의 어려움과 강점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자기소개 때 이야기했듯 지금까지는 '디바'처럼 (레즈비언의 게이 문화 전유일까요?) 내 얘기 알리기에 바빴다면 앞으로는 친구사이처럼 더 많은 동료와 함께 널리 일을 도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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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작가 김규진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비상근활동가인 루니입니다. 오츠지 가나코 의원님을 지난 런아웃 행사에서 영상으로 뵈었는데, 실제로 뵈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저는 여전히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서 여성 퀴어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낸다는 것에 대해 막연하고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낙선 후의 감정적 스트레스를 견디는 것이라든지, 성소수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와 여성으로서 감내해야 할 차별을 인내하는 것에 대해 무척 두렵게 느껴집니다. 그것을 오롯이 견뎌온 삶을 살아오셨다는 점에서 정말 존경하는 마음입니다. 오츠지 가나코님처럼 단단한 길을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지만, 활동가로서 꾸준히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점에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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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레즈비언상담소
활동가 
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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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14일과 15일에는 프라이드먼스를 맞이하여 오츠지 가나코 의원과의 대화모임 및 오픈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었다. 특히, 평소 일본 사회, 그리고 일본 사회에서의 여성 운동 및 성소수자 운동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RUN/OUT 측에서 오픈테이블 공동주최를 내가 소속된 변태소녀하늘을날다에게 제안해 주셨을 때 기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흔쾌히 수락하였다. 우리 이화여대 변태소녀하늘을날다에게 공동주최 제안을 해 준 RUN/OUT 측에게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6/14(일)에 진행된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님과의 대화모임에서는 일본의 정치 지형과 그에 따른 일본 속 성소수자 운동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보내었다. 일본에서는 현직 국회의원 중 커밍아웃한 퀴어 당사자 의원이 22명이나 된다는 점, 그리고 국민 중 약 70%가 현재 동성혼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현 상황과 일본의 현 상황이 크게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반대로, 오츠지 전 의원님께서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에 대해 인상적인 점을 말씀해 주신 것 또한 고무적으로 다가왔는데, "한국은 퀴어운동이 다양한 사회 의제에 연대하는 점이 대단하다"는 점, "기업 위주로 진행되는 일본의 퀴어퍼레이드와 다르게,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가득 찬 한국의 퀴어퍼레이드가 대단하다"는 점이 그것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성소수자 운동은 그 양상과 현존 과제가 같은 듯 다르지만, 결국 목표하고 있는 점은 동일하다는 점에서 서로를 보고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6/15(월)에는 우리 학교인 이화여자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님, 그리고 김보미 전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님을 모시고 오픈테이블을 진행하였다. 김보미 전 총학생회장님을 함께 모신 만큼, 학내에서의 성소수자 운동에 대해서 더욱 깊이 다룰 수 있는 자리였는데, 학내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꾸릴 때의 애로사항, 현재 한국 학내의 성소수자 운동의 지형, 그럼에도 나아갈 수 있는 희망 등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현재 한국 학내의 흐름"에 대해 질문하였을 때, 오츠지 전 의원님께서 "일본에서도 상당히 똑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대답하시자 좌중에서 일동 탄식이 나왔던 순간이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현재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은 학내와 학외를 가리지 않고 트랜스젠더 혐오라는 거대한 반동을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이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 곳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점이 놀랍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성소수자들과 연결되어 있을 때에 더 강해질 수 있음을 느꼈다. 
 

RUN/OUT이 마련해 준 이번 두 행사를 통해, 국가라는 틀을 초월하여 성소수자 운동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연대하는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 언어도, 국가도, 직업도, 연령대도, 서 있는 위치도 다 다르지만, 성소수자 해방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 사람으로서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님과 진심을 나누며 소통하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귀한 경험을 함께해 주신 오츠지 가나코 전 의원님, 김보미 전 총학생회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모든 자리를 마련해 주신 RUN/OUT 측에도 기쁜 마음으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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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활동가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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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이제는 반쯤 오픈리 퀴어로 살고 있지만, 벽장에 있던 시절부터 성소수자 관련 기사나 활동을 찾아보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김보미 님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이후 대학에서 퀴어동아리를 만들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보던 과정에서도 여러 번 마주했던 이름이었습니다. 그때는 '와, 서울대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의 마음으로 멀리서 바라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번 오픈테이블에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같은 공간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는 꽤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츠지 의원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장 오래 남았던 것은 '대표성'이 가지는 힘이었습니다. 국회 앞에서 목소리를 낼 때, 국회 안에 자신의 말을 이해하고 들어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대표성은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누군가가 계속해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일본의 사례를 들으며 한국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학교 총학생회장이나 학생사회를 넘어, 언젠가는 한국 국회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활동하는 성소수자 정치인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존재 자체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도 이 사회의 구성원이다'라는 감각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정치를 조금 더 가까운 일로 느끼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대학에서 퀴어동아리를 운영하며 학생자치 안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번 오픈테이블을 통해 정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연결된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성소수자 정치인을 응원하고, 그들이 존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는 계속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런 작은 지지와 연대가 쌓여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성소수자 정치인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RUN/OUT과 친구사이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런 대화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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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학교 퀴어동아리 다다름
대표 
송이

 

 

오츠지 가나코 전 중의원 의원께서 서울 방문 이후 작성하신 장문의 후기 글을 직접 보내주셨습니다. 오츠지 의원은 서울퀴어퍼레이드 현장에서 마주한 여러 장면들을 세심하게 기록해주셨습니다. 서울광장 사용 불허와 반대집회의 풍경, 농민과 성소수자의 연대, 레즈히어로즈와 3040+ 줌마퀴어 모임의 활기찬 행진 공연, 일본 프라이드 퍼레이드와 다른 서울퀴어퍼레이드의 분위기, 그리고 RUN/OUT 부스와 정당·정치인의 참여까지 다양한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오츠지 의원은 농민과 성소수자의 연대에 주목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농민들과 성소수자들이 서로의 현장에 응답하고, 그 연결이 서울퀴어퍼레이드의 부스와 행진으로 이어진 장면을 기록하며, 이를 영국 영화 《런던 프라이드 Pride》 속 광부와 LGBTQ+ 활동가들의 연대와도 겹쳐 읽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친구사이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일 레즈비언 및 여성퀴어 간담회, 한국 지방선거에 출마한 LGBTQ+ 당사자들과 국회에서 일하는 당사자들과의 만남, 이화여대 오픈테이블, 오마이뉴스 인터뷰, Q-Life 협동조합 방문까지, 일본의 커밍아웃 정치인이 한국의 LGBTQ+ 정치참여 현장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함께 읽어볼 수 있습니다.

 

- 한국 서울퀴어퍼레이드 ①~⑤ (링크)
- 서울에서 LGBTQ+ 단체들과 나눈 의견교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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