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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호][활동스케치 #4] 받았던 환대를 다시 건네는 날 — 친구사이 웰컴데이 후기
2026-07-03 오후 12: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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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6월 

 

 

 

[192호][활동스케치 #4]

받았던 환대를 다시 건네는 날 — 친구사이 웰컴데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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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웰컴데이는 재작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았다. 작년에도 한 차례 열렸고, 올해는 신입회원들의 참여와 성원에 힘입어 가을에 한 번 더 진행할 예정이다. 친구사이에 처음 오는 사람에게는 방문을 결심하기까지의 고민과 긴장을 조금 덜어주는 날이고, 기존 회원에게는 자신이 처음 이 공간에 왔을 때 받았던 환대를 다시 건네는 날이다.

 

처음 친구사이에 오는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걱정을 안고 온다. 내가 끼어도 되는 자리인지, 아는 사람이 없어도 괜찮은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다가 문 앞에서 한 번 더 망설인다. 웰컴데이는 그 문턱을 가능한 한 낮추기 위해 만든 자리다. 각자 충분히 대화하고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도록 기용 상근활동가가 웰컴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회원지원팀의 예진님과 보성님, 진수 팀장님이 메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진수 팀장님은 3·4세대 여자 아이돌로 플레이리스트까지 야무지게 채워주었다. 기존 회원과 연차가 있는 회원들을 위해 1·2세대 여자 아이돌 음악과 국적 불문의 디바 음악은 내가 더했다.

 

아실지 모르지만 옥상파티를 준비하는 일에는 훨씬 많은 손이 필요하다. 더운 날씨를 걱정하며 과일화채를 준비하고, 바비큐와 가니시까지 식경험 전반을 기획해준 재현이형에게 감사드린다. 사람들이 너무 배부르다며 할머니 집에 온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바비큐 고기를 후원해준 풍년집 현우형께도 감사드린다. 이번에 새롭게 스태프로 참여해 많은 일을 맡고, 아래에 후기까지 남겨준 모님에게도 고맙다. 신입 상근활동가 종환님은 리모델링 정리 마무리부터 프라이드 먼스, 회원 데이터 정리와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이어 웰컴데이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필요한 물품을 발주하고, 사람들을 제 역할에 배치하고, 행사의 전체 흐름을 잡아준 종걸 사무국장님도 고생이 많았다. 각자의 역할이 눈에 잘 보이는 행사도 있지만, 웰컴데이는 보이지 않는 준비가 오래 쌓여야 비로소 편안해지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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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처음 온 회원들이 조금씩 긴장을 풀고, 어느 순간부터 서로를 챙기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기존 회원 몇 분은 신입회원들만 모여 있어 대화가 잘 풀리지 않는 테이블에 슬쩍 앉아 말을 이어주었다. 시간이 지나자 테이블 두세 개가 붙고, 모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점점 커졌다. 새로운 사람을 환대하는 일은 스태프 몇 명의 몫으로 끝나지 않는다. 먼저 말을 걸고, 혼자 있는 사람을 살피고, 다음 자리에서 다시 알아봐주는 순간들이 쌓여야 한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소개받고 적응했다. 이제는 새로운 회원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어미새 노릇을 할 차례다. 친구사이가 오랫동안 서로 정붙이며 이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런 작은 역할들이 있었다. 올해 웰컴데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을에 한 번 더 열린다. 처음 오는 분들은 너무 오래 고민하지 말고 와주시길, 기존 회원들은 자신이 받았던 환대를 조금씩 나눠주시길 바란다.

 

아래에는 이번 웰컴데이를 준비하고 참여한 세 사람의 후기를 싣는다. 좋은 안내자가 되고 싶어 회원지원팀을 맡은 진수님, 늘 옥상파티를 즐기다가 이번에는 스태프로 밥값을 했다고 말하는 모님, 처음 큰 규모의 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한 신입회원 광호님의 글이다. 같은 하루를 서로 다른 자리에서 본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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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까지는 커뮤니티 활동을 아예 하지 않다가 올해부터 학교 퀴어 동아리를 시작으로 커뮤니티에 발을 들이고 있었는데요. 이번 친구사이 웰컴데이 행사처럼 큰 규모의 행사를 참여하는 건 인생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가기 직전까지도 제가 껴도 되는 자리일까 걱정이 많았었는데, 막상 행사 장소로 올라가고 나니 저처럼 처음 오신 분들이 많이 계셨고 기존 회원 분들께서도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긴장이 금방 풀리더라고요. 특히 밸런스 게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처음 뵌 분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항상 내가 누구인지를 들키지 않으려고 숨기는 상황에만 익숙했는데,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분들 안에서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꿈같이 느껴졌어요. 앞으로도 이 웰컴데이에서 느꼈던 안도감과 편안함은 절대 까먹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꼭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하나 있는데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해주신 스태프분들, 행사 계획하고 진행해주신 모든 친구사이 활동가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넉넉한 돼지고기, 소시지, 야채 볶음, 중간에 진행된 퀴즈 타임과 상품이었던 아이스크림까지!! 완전 푸짐하게 먹고 갈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ㅎㅎ 마지막으로 웰컴데이 때 같이 이야기 나눴던 분들 닉네임이나 호칭을 다 기억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점점 까먹게 돼서 너무 아쉬웠어요 ㅠㅠ 다른 친구사이 행사에서 다시 뵙게 되면 그때 또 인사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그때는 어떻게든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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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성소수자 중앙동아리, 큗 QUD
친구사이 신입 회원 
최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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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지원팀을 왜 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영화 <3670>의 한 장면을 이야기하는데 주인공 철준이 자신과 같은 탈북 게이에게 이쪽 세상을 소개시켜 주는 장면이다. 이쪽 세계가 낯설어 쭈뼛대던 철준은 어느새 ‘가이드’가 되어 누군가의 데뷔를 돕는다. 그 때 철준의 미소를 잊지 못한다. 나와 닮아있기에. 혼자가 아닌 세계, 외롭지 않은 세계, 미래가 있는 세계를 안내해주는 일은 얼마나 보물 같은가. 웰컴데이는 좋은 안내자가 되길 원하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행사이다. 이번 웰컴데이 행사를 준비하며 나의 친구사이 데뷔를 도와줬던 언니들이 스쳤다. 다정하고 웃기고 술 잘 마시던 언니들. 그 덕에 나는 그 날 새벽 늦게까지 놀아재꼈더랬지. 그래, 이번 웰컴데이는 그 언니들에게 배운 환대의 힘을 발휘해 보는 거야. 마음을 다 잡고 심호흡 한 번하고 웰컴데이에 참여한다.

 

친구사이 알아가기 프로그램부터 시작해 옥상파티에서의 술과 음식, 대화와 웃음소리들이 오가는 순간까지. 우리의 밤은 그 어떤 누구의 낮보다 아름다웠다. 회원지원팀인 나는 신입회원들을 눈여겨 볼 수밖에 없었는데 처음엔 낯설어 하는 모습이었지만 점점 적응되어 편해지는 그들의 눈과 표정이 참 기억에 남는다. 아, 편해진다는 건 미소가 짙어지는 과정이구나. 그들이 부디 친구사이를 자주 찾아 소속감도 느끼고 좋은 친구들도 만들기를! 나랑도 친구해주기를! 속으로 바라며 시계를 봤는데 벌써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즐거우면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거, 그거 진짜야 진짜. 누군가에겐 데뷔 날이 된 6월 27일. 용기를 내 마이크를 잡고 귀한 얘기들을 나눠준 6월 27일. 그날 밤에 반짝이던 회원들의 눈을 마음에 꾸욱 눌러 담고 가을 웰컴데이를 기다리려 한다. (네, 맞아요. 가을에도 해요.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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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회원지원팀
팀장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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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마시고 웃고 떠들던 옥상파티에서 이번엔 스탭으로 참여했어요. 숟가락만 얹다가 이번엔 밥값 좀 했습니다. 사무국장 종걸님, 상근활동가 종환님, 친구사이 회원 재현님과 함께 찌는 듯한 더위 속 재료를 다듬고, 공간을 마련하고, 행사 내내 음식을 채워 넣었네요. 더위에 유독 약한 편이라 조그만 움직임도 유난히 아찔하더군요. 행사 시작 후에도 계속 이렇게 더우면 어쩌나 했는데, 살짝 선선해진 밤공기가 다행이었습니다. 고생만 했다고 생각하진 말아주시길! 만든 음식을 쏠락쏠락 집어먹으며 서로에게 몰입한 여러분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답니다. 열심히 메꾸던 음식이 줄어드는 속도가 느려지는 만큼 흥취는 고조되는 모습이 흐뭇했어요.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는데 뿌듯함이 가득차는 진귀한 경험!

 

저는 당일에만 거들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이 품이 들었음을 깨닫기도 했어요. 이 무더위에 음식 준비에 필요한 각종 자재들을 한가득 싸들고 오시고 종로의 이곳저곳에서 계획한 시간에 딱 맞게 재료를 공수해 오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잘 준비된 행사를 넙죽 받아먹기만 한 제 자신이 회원으로서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것보다 긴 시간 공을 들였을 친구사이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가을에 한 번 더 있을 옥상파티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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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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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후덥지근한 날 초여름의 열기를 뒤로하고,익숙한 계단을 지나 문을 열었을 때 마주한 공간은 뭔가 세련되고 쾌적하게 밝은 기운이 감돌았다. 오랫동안 함께해 온 익숙한 얼굴들과 처음보는 낯선 이들이 어느새 다 같이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누군가가 조심스레 꺼내는 소중한 이야기와, 귀담아들어 주는 다정한 에너지가 모여 공간을 더욱이 환하게 밝혔다. 뜨거운 실외기 바람이 부는 한여름의 고요한 밤을 총총 밝혀주는 반짝이는 불빛 아래서 왁자지껄하고 다채로운 생기가 옥상을 가득 메웠다.


뜻깊은 오늘을 분주하게 마련해준 이들과, 기꺼이 발걸음해 자리를 채워준 이들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여기모인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이가 없었고, 어느 하나 구석구석 틈틈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더라. 나는 아마도 오늘 여기서 얻은 환한 함박웃음을 차곡차곡 내 마음주머니에 꾹꾹 눌러 담아갈거다. 덕분에 내일을 살고 모레를 살 것 같다. 그러다 주머니가 바닥을 드러내 동이 날 때쯤이면, 하이에나 마냥 기웃거리며 다시 이곳으로 찾아올 것이다. 오늘은 함박웃음을 담았지만 다음번에는 어떤 어마어마한 걸 담아갈지 감도 안 와. 


여기는 그런 재미가 있다. 무엇을 받아 가든 살아갈 에너지와 방향을 알려주더라. 친구 사이는 나에게 그렇게 속삭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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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회원지원팀
팀원 
박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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