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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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2]
2025년 상반기 LT : 색다른 남성성?
2025년이 시작됐습니다. 친구사이는 매년 대표와 감사를 회원들이 직접 선정하고, 대표가 감사와 소모임을 제외한 운영팀을 구성합니다. 그렇게 구성된 운영팀과 팀장을 운영위원회에서 승인하는 구조에요. 상반기 LT는 새롭게 꾸려진 운영위원회의 느슨한 유대와 1년의 기조를 설정하는 자리입니다. 그럼 2025년 운영위원회를 소개합니다.
대표와 감사는 정회원들이 선출하죠.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대표: 윤하
감사: 진돌 / 낙타
팀과 팀장의 구성은 대표가 임명하고, 운영위원회가 승인합니다.
교육팀 : 크리스
모금팀 : 윤하
문화콘텐츠팀 : 이경민
소식지팀 : 터울
재정팀 : 참둘기
홍보팀 : 현세
회원지원팀 : 기로
소모임장은 소모임 회원들이 선출하죠! 당연직 운영위원으로 함께 하십니다.
마린보이(since 1998) : 마님
지보이스(since 2003) : 현성
책읽당(since 2010) : 윤
문학상상(since 2018) : 조이
가진사람들(since 2020) : 일지, 도리
운영위원회 분들에게 응원을 보내주세요!
윤석열 퇴진 국면에서, 2025년을 맞이하는 친구사이의 방향은?
2025년 운영위원회는 LT에서 현 정세에 대해서 깊은 토의를 나눴습니다. 특히 윤석열 퇴진 국면에서 친구사이의 역할은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저는 윤석열 퇴진 국면에 대한 상황 설명과 정세판단에 대해서 발제했고, 특히 친구사이가 게이 커뮤니티 단체로서 남성성이 혐오의 정치로 귀결되는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지금 2024년 12월 3일부터 이어진 윤석열 내란 사태는 극우의 혐오정치를 그대로 답습한 주류 보수정치인들이 결국 서로를 말살하려는 폭주한 결과였습니다. 여성과 성소수자, 난민과 이주민을 공격하고 인종과 국적을 빌미로 차별을 일삼는 일이 많았던 지난 윤석열 정권은 그 주변인들을 통해 그 공격적인 혐오를 남발해왔던 극우유튜버들을 그대로 맹신한 정권이었다는 점이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그간 폭력의 근간으로 지목해왔던, 한국의 역사가 만들어온 그릇된 ‘남성성’이 폭주한 결과라는 여러 인권활동가들의 분석이 뒤를 이었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구조적 여성차별을 부정하며 탄생했고, 그간 성소수자혐오를 비롯한 다양한 소수자혐오, 그리고 좌파혐오나 지역혐오를 이용해 지지자를 결집해왔습니다. 이 혐오의 정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청년 남성들은 윤석열의 구명활동에 나서며 서부지법을 부수는 소요를 일으켰고,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윤석열을 옹호하고 내란세력을 감싸는 의견이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통계를 봐도 청년 남성들이 경쟁과 사회적 지위에 민감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의지가 점점 더 약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남성은 극우화에 취약한 집단으로 드러나는데, 이런 국가존망의 사안에도 내란을 옹호하며 합리적인 의견을 주고받을 수 없는 남성집단 세대의 등장에 대해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게이 커뮤니티는 오랜 기간 ‘배제된 남성’으로서, 그리고 종로와 이태원의 성매매 여성들과의 결을 공유하던 집단으로서, 사회적으로 비남성성 혹은 여성성으로 읽힐 여러 문화적 요소들을 바탕으로 특유의 삶의 터전을 형성해왔습니다. 그 터전들은 우리의 성정체성과 다양한 성별표현들이 긍정받고 재전유되는 해방의 공간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안에서도 차별과 혐오가 존재하지만, 계속해서 극복의 노력이 병행되고 있기도 합니다.
친구사이는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일어나는 여러 차별로부터 안전하고, 일상적으로 겪게 되는 거절의 경험들로부터 성장할 수 있는 품을 서로 내어주는 색다른 공동체 경험을 계속 추구해왔습니다. 나아가 우리와 같은 소수자들과 함께 연대하는 경험을 넓혀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공동체와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연대의 가치와 경험을 확산할 수 있을지 앞으로 더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이번 LT에서는 색다른 남성성/비남성성에 대해서 더 알리고 보이는 것을 올해 기조로 삼아야 하는지 토의가 됐지만, 색다른 남성성이라는 것이 꼭 게이와 특정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오히려 닫힌 느낌이고, 그리고 우리가 ‘남성’이라는 스펙트럼에 일부 포함되지만, 우리가 만들어온 역사는 사실 그 확고한 남성에 균열을 내는 비남성성/여성성에 가깝다는 점에서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엇보다 신입회원들에게 직관적으로, 매력적으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와, 확장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우리의 역할에 충실하며 연대를 확산하자는 이야기로 귀결됐습니다. 어쨌든 친구사이는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계속 민주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함께 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공간이라는 점, 연결될 수 있는 단체라는 점을 더 알려보자고도 했습니다. 기조가 명확히 정해지진 못했지만, 2월 운영위를 거치면서 조금 더 틀을 잡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
여러분은 지금 사회적 위기에서 어떤 고민을 하시고 계신가요? 막연한 위기가 느껴지는데,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껴지는 게이/퀴어 커뮤니티 구성원이시라면 친구사이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이 공간에서부터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봅시다. 위기를 넘어서서, 최소한의 일상을,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친구사이가 노력하겠습니다.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 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