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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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3]
Google Pride at Work, 기업에서 성소수자를 얘기하기
12월 15일, 구글에서 성소수자의 직장 생활 이야기를 다루는 네트워킹 파티를 열었습니다. 이 날 여러 기업의 D&I(Diversity&Inclusion) 담당자들이 오셨고, 성소수자 인권단체로는 친구사이, 그리고 띵동과 다움이 함께 했습니다.
D&I는 기업 노동환경이나 콘텐츠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설기도 하지만, 꽤 많은 기업에서 D&I 담당 부서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사실! 이 날 참여했던 기업들은 구글, 로레알, 넷플릭스, 디즈니, 카카오뱅크, 스마일게이트, 이케아코리아가 있었고 그린피스에서도 오셨어요. 친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이죠.
1부는 네트워킹을 진행했어요. 구글 코리아에서 작성해주신 대화거리를 두고 서로의 생각과 현황을 듣는 시간이었는데 아주 유익했습니다. 한국에서 여전히 성소수자를 언급하기조차 어려운 환경임을 이야기 하시기도 했지만, 다 같이 한 목소리로 이제는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때가 됐다는 점에 공의를 모았습니다. 어쩌면 문화적으로 가장 변화하기 어려운 게 기업일 텐데 이런 다짐을 서로 나눌 수 있었다는 게 참 좋았던 거 같아요.
2부는 유부녀 임신출산 경험자 레즈비언 김규진님이 오셔서 ‘무지개빛 동료 되기’를 주제로 이야기 나눠주셨습니다. 규진님도 회사원으로서 자신이 언론에 회자되고, 또 기업 안에서 커밍아웃하게 됐던 경과를 말씀해주셨는데, 특유의 유머와 말솜씨로 40분 내내 다 함께 유쾌하게 강의를 들을 수 있었어요. 특히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이 성소수자 노동 경험에 관련해 설문조사했던 내용도 설명해주시고, 모두의 결혼(동성혼 법제화) 서명캠페인도 소개해주시는 등 정말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친구사이 회원이신 망원댁TV 킴과 팩님도 오셨었는데, 두 분 다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이기도 하죠. 두 분뿐만 아니라 친구사이 회원들도 자신의 일터에서 성소수자임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들과 인간의 존엄성을 다루는 인권단체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의 삶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인권단체는 앞으로 더더욱 기업들과 대화하고 협상하는 법을 익혀야 할 것 같아요.
이 날 이후로 저는 우리 회원들과 성소수자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성정체성과 무관하게, 또 안전하게 일하고 교류할 수 있는 직장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네트워킹하고 목소리 내야겠다고 더 확실하게 다짐했습니다. 기업의 활동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테지만, 그 한계를 지적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 속에서 작은 변화를 감지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도 중요할 테니까요. 친구사이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같이 바꿔봅시다!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 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