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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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1]
제5회 친구사이 에이즈 영화제 "레드+" 관객과의 대화 정리

지난 12월 4~6일 사이 제5회 친구사이 에이즈 영화제 "레드+"가 열렸습니다. 영화제 전날 밤에는 계엄령이 발표되고 해제된 어처구니 없는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영화제는 계획대로 진행했습니다,. 영화제 속에서 시민들 모두가 있는 그대로 존엄하게 살기 위한 조건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을 멈추려고 했던 윤석열의 퇴진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총 37명의 관람객이 참여해주셔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3일 동안 2편의 장편 다큐멘터리와 1개의 드라마 시리즈 중 '5회,6회 에피스드'를 관람했습니다. 한국에의 HIV/AIDS 운동, 그리고 저 멀리 유럽 아일랜드의 HIV/AIDS 감염인의 인권 상황 등을 나눌 수 있는 영화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공개되어 화제되고 있는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상영을 마치고 나눈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다큐 <종로의 기적>과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5회, 6회>의 현장 후기는 영화제 기획단의 플로우님이 작성해주셨고, <비밀을 이야기하는 방법>의 현장 후기는 상근 활동가 '민영'님이 정리해주셨습니다. 관객과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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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친구사이 에이즈 영화제 "레드+" 기획단
/ 기용, 도지, 민영, 일지, 종걸, 플로우

제5회 친구사이 에이즈 영화제 첫날, “종로의 기적”(2010)을 함께 보았습니다. 2008년 종로를 배경으로 한 네 명의 게이 이야기입니다. 16년 전에 종로를 살아가던 게이들의 모습은 매년 보아도 새롭습니다. 주인공 네 분의 이야기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친구사이 사무국장이자, 영화 곳곳에 조연으로 등장하기도 하신 종걸님이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하였습니다. 종걸 님은 영화 촬영 당시의 배경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습니다. 네 명의 출연자들이 출연하게 된 계기나 선정된 배경을 묻는 한 청중의 질문에도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영화감독, 활동가, 커뮤니티의 평범한 게이, 그리고 HIV 감염인을 애인으로 둔 사람까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게이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네 명의 주인공이 있지만, 다섯 번째 주인공은 바로 종로라는 공간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청중들은 국내 HIV 치료제 도입 상황과 이를 둘러싼 논의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의문과 현황 등 사회적인 주제들도 질의하였습니다. 슬프고 우울할 일이 많지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럴 때일수록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잘 돌보고 알아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전날 어처구니없는 계엄을 겪고도, 24시간이 채 되지 않아 평화롭게 종로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것이 또 한 번의 종로의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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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영화제 "레드+" 기획단 / 플로우

제5회 에이즈영화제 레드+에서 <비밀을 이야기하는 방법>을 봤습니다. 오늘날 아일랜드의 HIV감염인의 삶과 경험을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영화에서 각자 다른 환경에 놓여진 감염인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온도로 듣게 되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다양한 인물이 나왔던 영화만큼, 질의응답 시간에는 폭 넓은 이야기가 공유되었습니다. ‘U=U(미검출=미감염)’이 사실인지 묻는 분, 반대로 아주 오래 전부터 캠페인을 알고 있었다는 분, 에이즈 포럼에서의 이야기를 이어서 설명해준 활동가, 영화가 궁금했던 영화인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진행을 맡으신 일지, 도리님은 ‘에이즈를 악마화할 때는 전세계가 도와서 알리는데, 미감염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는 것에는 몇몇 단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문제’, ‘안전한 섹스를 말하는-패러다임에서 감염인은 위험하지 않고 검사를 받도록 지원하는-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언급하며 대화를 이끌어주셨습니다.
청중들은 영화와 연결하며 답했습니다. 영화를 관통하는 단어 ‘비밀’. 감염인들이 왜 비밀이 생기는지 골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감염인 당사자가 자신을 드러낼 경우, 사회적인 죽음을 겪기 때문에 비밀이 생긴다고 진단했습니다. 패러다임이 ‘검사를 받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낙인이 지속된다면 감염인이 검사를 받기 어렵다는 것. 이러한 맥락에서 당사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정부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청중은 영화는 비밀을 이야기하는 방법이라고 했지만, 사실 우리에게 비밀을 듣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쳐주는 영화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비밀을 이야기하는 환경-청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이어서 진행자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광장에서 이야기하며 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한 청중은 전날에 상영했던 <종로의 기적> 영화의 ‘푸제온’ 약과 관련한 투쟁을 언급했습니다. 일상을 유지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데, 이는 정부의 낙인 영향이 크고, 감염인이 말하는 감염인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어떤 청중은 차별이 우연의 탈을 쓸 때가 많고, 그것이 차별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경험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청중은 광장이 우리를 상상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사무국의 심기용 활동가가 아일랜드로 출장을 다녀와서, 아일랜드의 역사를 읊어줬었기에 영화를 더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카톨릭이 지배적이었던 아일랜드에서 2015년에 동성혼 국민투표가 있었고, 그 사이 관련한 캠페인이 열리는 등. ‘광장의 감염인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세’가 아일랜드 정치의 변화를 만들어낸 듯이 보였습니다. 영화의 마무리가 광장에서 이루어지니 청중들 또한 광장으로 나가고 싶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영화제가 끝난 다음날, 여의도 국회 앞 광장에서 몇몇 청중분을 마주쳤고 잠시 또 영화 얘기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HIV/AIDS에서 비밀, 낙인, 광장으로 이어진 질의응답이 우리의 마음에 기세를 더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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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영화제 "레드+" 기획단 / 민영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5,6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내용을 미리 알기 원치 않으시는 분께서는 아래 내용을 읽지 않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제5회 친구사이 에이즈 영화제 마지막 날에는 올해 가장 뜨거웠던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2024) 5, 6화를 함께 보았습니다. 나이가 엇비슷한 게이 두 사람의 평범한 연애를 다루고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감염인과 비감염인의 연애라는 소재가 흐르고 있습니다. 둘 사이의 연애는 이 소재를 일상 속에 버무려서 도드라지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도 않게 다루고 있습니다.
함께 드라마를 보고 난 뒤,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기용님의 진행으로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기용 님은 이미 다회차 관람자로서 여러 이야기를 끌어낼 준비가 되어 있는 듯했습니다. 먼저 누구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는지를 물었고, 감염인 주인공과 비감염인 주인공에게 이입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엇비슷하게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대도시의 사랑법”이 기존 퀴어 영화에서 HIV/AIDS를 다룬 방식과는 다른 형태로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 선명해졌습니다. 드라마는 너무 분명해서 한숨이 나오는 혐오의 장면을 그리지도 않았고, 우리 혐오하지 말고 사랑합시다 라는 캠페인 구호를 외치지도 않았습니다.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는 감염인의 일과 사랑을 잘 그리고 있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끼여들어 감염인을 불편하게 만들고 인생의 진로를 틀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그의 연애와 생계를 아예 폐쇄해버리지도 않는 애매한 존재로서의 HIV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며 드라마를 보게 된다는 것이 그 방증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상기하고 보았을 때 달리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는 점, 그것이 이 드라마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통해 달리 보이는 장면들이 어떤 것이 있었는지 나누며 서로가 드라마에 대한 감상의 폭을 넓혔습니다. ‘나는 이런 건 몰랐는데, 다들 말씀 많이 해주신 덕분에 많이 깨달았다’라는 마무리 발언이 여러 분들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극중에서 감염인 주인공은 먼 타국의 아스팔트 바닥에서 비를 흠뻑 맞으며 겨우 자신의 애인에게, 왜 감염인인 자신과 사귀었냐고 묻습니다. 상대방은 “그러거나 말거나, 너였으니까”라고 합니다. 연인으로든, 친구로든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감염인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생각해볼 대사라는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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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영화제 "레드+" 기획단 / 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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