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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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40
: 지보이스 뮤직캠프, 성소수자 부모모임 창립 10주년 기념 공연
1. 2024년 뮤직캠프 “두근두근 멜로디”
5월 지보이스는 2024년 5월 4일~ 5일에는 파주에 위치한 헤이리 마을인근으로 뮤직캠프를 “두근두근 멜로디” 뮤직캠프를 다녀왔습니다.
뮤직캠프란, 매년 상반기에 진행되는 일종의 워크샵 혹은 MT형태의 프로그램입니다. 즐겁고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 음악적 소양을 기르고, 단원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날 뮤직캠프에는 총 33명이 참가하였습니다. 함께 헤이리 마을을 산책하는 “두근두근 헤이리”(진행: 상필), 발성교육과 합창의 “두근두근 목소리”(강사: 상현, 반주: 화인), 자신만의 멜로디 작곡해보는 “두근두근 멜로디”(진행: 싸게)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연을 즐기며 휴식하고 음악적 함량을 기르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날 두근두근 목소리는 헤이리 마을을 지나는 임진강을 배경으로, “임진강(글/곡: 박세영/고종환)” 북한 가곡을 선정하여 분단의 아픔을 상기하며 합창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 뮤직캠프 기획단 후기
지보이스에 들어와 처음 참가한 뮤직캠프였기에 전날부터 너무 설렜습니다.
밝은 햇살 아래 헤이리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ㅎㅎ) 참가자 분들과 산책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 너무 즐거웠어요. 또 발성연습, 작곡하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모두가 음악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도 너무 유익했습니다. 특히 임진강 노래를 화음 맞춰서 함께 부를 때는 소리가 너무 아름다웠고 감동이었어요. 다들 합창에 진심임이 느껴졌습니다(이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ㅋㅋ).
즐거운 기운을 그대로 이어서 뒤풀이 시간에 못다 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밤이 깊어져 가는 줄 모르고 그렇게 1박2일이 지나갔습니다.
행복했던 뮤직캠프 ♡ 다음에도 함께 해요~~
바리톤 파트장, 2년차 단원 / 현욱
2. 성소수자 부모모임 창립 10주년 기념식
5월 11일에는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인권운동계 아이돌’로 축하무대에 섰습니다. 첫 곡으로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의 [You Can’t Stop the Beat]를 선곡하여 지난 시간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부모모임의 노력과 열정을 표현했고, 두 번째 곡으로는 자작곡인 [엄마 아빠가 변했어요]를 부르며, 지보이스와 부모모임의 공통경험을 이야기하였고, 세번째 곡으로는 지보이스의 대표곡인 [Congratulations]로 10주년에 대한 축하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이후 앵콜로는 다시 첫번째 곡을 부르며 앞으로의 미래와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전달하고자 열정적인 노래와 춤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내가 춤을 추면 세상도 따라 움직여 빛을 내며”
- You Can’t Stop the Beat 가사 中
* 성소수자 부모모임 공연자 후기
작년 9월, 화창했던 저의 가족에게 진한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청천벽력의 커밍아웃 이후, 저도 그토록 버거워했던 두꺼운 벽장이 이제는 엄마를 가두고 말았습니다. 태풍의 눈 속에서 저와 엄마는 단둘이 ‘너에게 가는 길’을 보았습니다. 아직도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그날 이후로 저와 엄마의 길도 다시 그려지며, 지독했던 폭풍우를 저만치 떠나보낼 수 있었습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여 ‘너에게 가는 길’에서 만났던 저의 은인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위대한 부모님들이 일구어 낸 오랜 사랑과 노력들이 저에게 닿았던 기적, 그것이 결코 쉽사리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것을 행사에서 느끼며 그날의 울컥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기적인지 이번엔 지보이스의 무대로 제가 받은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직도 게이로서 서있는 무대는 또다시 긴장되고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의 무한한 응원을 받으며 여기에서만큼은 그 어디보다 순수하게 춤추고 노래하며 재롱떨고 싶었던 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정의 달 5월에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 이미 우리 모두의 부모님이십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테너 파트장, 2년차 단원 / 화인
올해 처음 지보이스 활동을 하면서 벌써 공연을 2번이나 하게 되었는데요! 이번에도 뜻 깊은 공연을 하게 된 것 같아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부모모임 관계자 분들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을 통해 많은 걸 배웠습니다. 저는 지보이스에 오기 전에 성소수자 부모모임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성소수자인 저도 이렇게 무지한데 이 모임을 10주년 동안 유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대단하다 느끼면서 한 편으로 감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여러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저 또한 가족이 생각이 났습니다. 아직은 누나에게만 커밍아웃을 하고 부모님께는 이야기하지 못하였지만 나중에는 저 또한 부모님 손을 잡고 부모모임에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나눴으면 좋겠다 소망하며, 자신감을 얻었고 이 자리에 내가 앉아 있다는 것 자체로 영광이고 이런 모임에 감동을 하며 든든하다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연을 하며 무대 위에 올라 한 분 한 분 얼굴을 보고 있는데 마음이 따뜻해 지기도 하면서, 울컥함도 공존하며, 정말 행복한 공연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도 기회가 있으면 꼭 다시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입단원 / 진우
이번 성소수자 부모모임 공연을 참여하게 되어서 너무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꼭 하고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소감문을 적어봅니다.
저는 아버지께 커밍아웃을 했는데,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잊으려고 하시는 건지, 부정하려 하시는 건지, 모른 척하시는 건지… 여러 사건이 있어서 제 자신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다 보니, 벌써 3번이나 커밍아웃을 했네요. 그때마다 항상 눈시울이 붉어진 아버지를 보면서 모진 말들 많이 했었고, ‘나 좀 봐 달라고’ 항상 소리치면서 미안한 마음만 남는 일들이 많았네요.
그런데 이번 성소수자 부모모임 공연을 통해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게 되니 정말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공연이 끝나고 바로 “너에게 가는 길”을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했습니다. 너무너무 좋더라고요.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 느껴지고 자녀가 힘들 수 있는 사회에서 지지해주고 옆에서 같이 운동하는 모습에 너무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감상했습니다.
큰 소감문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에겐 엄청 감동이였던 자리여서 용기내어 적어봅니다.
나를 나로 봐주는 부모님들,
언제나 곁에서 힘이 되어 주신 부모님들,
아직 서툴지만 이해하려 하는 부모님들,
본인을 불태우면 같이 싸워 주시는 부모님들,
모든 부모님들께 다시한번 고맙고 사랑합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성소수자 부모모임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좋은 모습으로 활동하는 지보이스 단원이 되겠습니다.
신입단원 / 우빈
3. 이달지 5월호를 마치며
“아직도 게이로서 서있는 무대는 또다시 긴장되고 어색하기도 합니다.”라는 단원의 소감을 읽으며 깊은 공감과 함께 고민에 빠집니다. 지보이스의 공연은 커밍아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죠. 말하지 않아도, 노래를 부르는 이 무리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우리가 어떤 성정체성을 가졌는지 알게 됩니다. 단순히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것 이상의 부담을 안겨주고 말아요.
벌써 지보이스를 10년째 하고 있지만, 저 역시 아직도 같은 심정에 불안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단장으로서는 뮤직캠프를 진행하면서도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망설이고, 부모모임의 축하공연에서는 진행과 발언을 맡는 중압감에 횡설수설한 말과 제대로 숨도 고르지 못할 만큼 떨고 있는 스스로를 보고는 크게 자책에 빠지고는 합니다.
그런 크고 작은 내적 갈등 속에서, 명확하지 않은 나의 모습이 얼마나 나약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언가를 계속 해내고는 있는데, 항상 ‘잘’ 해내는 것에 아쉬움을 품고 마니까요. 모순적이게도 지보이스를 비롯한 내가 하는 모든 행위들은 “나 좀 봐 달라고” 소리치는 과정이 주를 이룰 텐데, 막상 사람들 앞에서는 무엇보다 흐리고 뭉뚱그려지고 마는 자신을 보는 것이죠. 아마도 머릿속에 “잘 하라”고, “잘 되라”고, “잘 살라”고 무수한 잔소리를 쏟아 붓는 압박이 강박처럼 굳어졌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반드시 몸과 마음이 축나버려요.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 입장이겠죠. 앞으로 있을 정기공연에도 엄청난 부담과 중압감을 견디게 될 거예요.
그래서 최대한 생각이라도 관대해 보고자 이곳에 개인적인 목표이자 다짐을 선언해 봅니다. “잘 하는 것보다, 해내는 것을 우선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지보이스가 되길 바라며, 올해 있을 정기공연도 응원해주시고 기대하시길 바랍니다.
지보이스 단장 / 싸게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멋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