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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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다양한 우리가 서로의 힘이 되어야
친구사이로 상담이나 도움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8월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이인권단체이기도 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없는 세상을 목표로 하는 단체로서 친구사이는 성소수자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에 함께 연대하고, 직면하기도 합니다.
서아프리카에서 한국으로 와 난민 신청 중인 한 게이 남성에 대한 상담을 8월에 진행했습니다. 작년 말에도 한 아프리카 게이 남성이 친구사이로 찾아왔고, 정기모임도 참여하면서 지속해서 서로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보수 개신교 가치를 담은 반동성애 세력 등이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에 침투하면서 정부와 연결된 것이 문제입니다. 이러한 여파가 국내에도 이어지고 있고, 또한 한국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현실로 인해 타국으로 이주하거나 난민 신청을 하는 예도 있습니다. 소수자에 대한 국가의 억압이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023 친구사이 워크숍 "같이 가도 돼요?" 중에서
트랜스젠더의 상담은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정서적 지원이나 심리 상담 등으로 이어집니다. HIV/AIDS 관련한 상담은 주로 최근에 감염 사실을 알게된 감염인이거나, 국내에 일을 하게 된 감염인 이주민들이 정보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게이 남성들은 주로 커뮤니티와 연결되고자 하는 분들의 연락이 많습니다. 중장년의 경우 관련 정보나 자원이 부족하므로 친구사이로 연락이 옵니다. 법률적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경로에 대한 문의도 잦습니다. 이렇듯 친구사이로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의 면모는 성소수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각자의 다양한 이슈들을 갖고 있습니다.
▲ 2023 친구사이 워크숍 "같이 가도 돼요?" 중에서
며칠 전 열린 2023 친구사이 워크숍 “같이 가도 돼요?” 역시 친구사이 활동경험도 저마다 다르면서, 20~50대에 다양한 세대의 게이 커뮤니티 일원들이 모이는 자리였습니다. 프로그램 중 ‘친구들의 30년’은 내년 30주년을 맞이하는 친구사이 회원들 서로에게 30년이란 시간은 어떤 시간인지를 감각하는 시간으로 구성했습니다. 친구사이가 설립된 1994년이 회원 개인에게는 어떤 해였는지를 나누고, 또한 그사이 30년 동안 자신에게 가장 특별한 해는 어떤 해인지, 또한 2024년은 어떤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지를 나누었습니다. 친구사이 30주년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 시간을 살아온 게이 커뮤니티 구성원들 각자에게 30년은 어떤 해인지를 나누고자 했던 기획이었습니다. 1994년에 대한 개개인의 기억도 다양했고, 또한 그해에 태어나지 않은 회원들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30년을 살아온 워크숍 참여자들의 개개인의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다가갈 수도 있었습니다.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으로 묶여있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이슈나 고민 등은 너무나 다채롭습니다. 그 다채로운 면모가 공존하고 있는 것만으로 우리들의 문제는 끝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소수자라는 정체성 하나만으로도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지만, 또한 질병이나 인종, 언어, 민족, 나이, 외모 등등의 다양한 사유와 연결되면서 취약성은 점점 더 드러나고 강해지고 공고해지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8월 26일부터 중년 퀴어들이 모여 집단상담하는 대화의 만찬, 친구사이 ‘커뮤니티 사귐 프로젝트’ 내 프로그램이 시작했습니다. 9월 2일에는 트랜스젠더∙게이 모임 ‘산책연습’ 4기 활동이 시작됩니다. 9월 9일에는 성소수자 자살예방지킴이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올해 세번째 무지개돌봄 교육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잘 돌보면서 서로를 위해 마음을 내기 위한 자리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색깔들이 있는 그대로 공존하고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서로 힘을 낼 수 있도록 서로를 알아야 할 것이고, 함께 맞서야 할 차별과 배제의 문제에 대해서 더욱 목소리를 내고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