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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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33
: 지보이스 20주년 기념 후원주점 '봉수식당' 후기
지난 5월 언니네트워크 후원주점을 방문했었다. 몇몇 단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우리도 홍보차 후원주점을 하자" 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땐 몰랐다, 가볍게 꺼낸 이 한마디가 얼마나 큰 후폭풍을 몰고 올지…
20주년 기념 앨범 제작과 서울 퀴어문화축제 부스 행사를 마무리하자마자 바로 우린 후원주점 계획에 몰두했다. 장소 섭외부터 메뉴 선정 이벤트 기획 등 왜 이렇게 할 일이 많은지… 당장 10월에 공연 준비도 해야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관객들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준비했다.
후원주점 날짜는 코앞으로 다가왔고, 새로운 얼굴들을 마주할 생각에 기대감도 늘어갔다. 변덕스러운 장마철 날씨에 걱정이 되면서도 뜨거운 여름 날씨가 주는 에너지가 사람들을 많이 끌어모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후원주점 날을 기다렸다.
드디어 후원주점 당일! 당일 여러 곳으로 배송시킨 어마어마한 식재료들을 오전부터 주점 장소로 운반하느라 힘이 쭉 빠졌고, 더운 날씨와 촉박한 시간은 시작 전부터 우리의 체력을 앗아갔다.
▲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단원들
▲ 공간을 장식하는 단원들
걱정 반 기대 반 그렇게 봉수식당을 오픈하게 되었다. 첫 타임에 사람이 적어 많은 걱정을 했지만, 괜한 걱정을 했나보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손님들이 폭풍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야외 테이블을 안으로 옮겨서 자리를 만들기까지 하면서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게 안을 가득 매우기 시작했다! 가게 안의 에어컨 한개가 고장나 있어서, 매우 덥다는 컴플레인이 많았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서 매우 죄송합니다.) 에어컨을 전부 가동했어도 그 많은 사람들의 열기를 감당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단원들의 친구들, 그동안 지보이스를 응원해준 연대 단체의 구성원들, 지보이스의 오랜 팬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정말 퀴어한 조합을 볼 수 있었다. 방문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지보이스의 미공개 영상을 같이 보고, 선물도 추첨도 진행했다. 지보이스의 생일 축하 노래를 축하받을 일이 있는 분들에게 불러주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했다. 방문해준 분들의 열렬한 환호로 이벤트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여러 손님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은, 지보이스를 공연으로만 만나왔던 분이었다. 직접 가까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공연 때도 더 친밀감을 느낄 것 같다는 말을 전해주셨다. 지보이스 20주년 기념음반 <게이데이>를 구매하셔서 단원들에게 사인까지 받아가셨다고 한다.
단원들은 정리가 끝나고 기진맥진했고, 또 다음날 정기공연 연습이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열심히 뒤풀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깨닫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렇게 힘들 거였으면 차라리 단원들끼리 체험 삶의 현장 알바를 나가서 돈을 걷는게 낫겠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지만,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만나고 또 가까이서 볼 수 없었던 분들과 단원들의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서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방문해주신 분들과 후원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제 모든 행사는 마무리했으니 10월 8일 일요일 정기공연을 목표로 지보이스는 또 달려야한다. 더운 여름이 왔으니 드디어 지보이스 본격 연습! 화이팅!
지보이스 단장 / 상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