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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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친구사이 정기총회 보고
11월 26일(토) 2022년 친구사이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정기총회가 열린 장소는 종로5가에 위치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이었습니다. 2016년 4월 김조광수 회원이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 마당’이라는 제목의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내부 간담회에 초대되어 간담회를 진행하려다, 반동성애 세력들의 조직적 행사방해로 인해 다른 안전한 장소로 옮겨 진행하는 사건이 있었던 곳입니다. 2021년 12월에는 NCCK 인권상 수상자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선정되어 조에홀에서 시상식이 열렸고, 올해 1월 13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만들기 종로구 유세활동으로 <평등길 1110> 다큐를 상영하기도 했었습니다. 예배 공간에서 친구사이 총회를 진행하는 것에 뭔가 어색함도 있었지만, 아늑한 공간에 모인 50여명의 친구사이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올 한 해 활동보고를 나누는 광경을 보며, 소수자들을 위한 환대의 공간으로 조에홀이 더 거듭나기를 바랐습니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활동보고는 소모임 활동으로 시작했습니다. PL 자조모임 가진사람들을 시작으로 내그림, 마린보이, 문학상상, 지보이스, 책읽당으로 이어지는 소모임 활동보고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시기와 다름없는 활발한 활동 공유로 이어졌습니다. 마음연결, 청소년사업팀, HIV/AIDS 사업, 무지개인권상, 재회의 밤, 언니스데이 등을 통해 올 한해 중점을 둔 사업들의 보고가 있었고, 홍보팀, 소식지팀, 회원지원팀, 인권상담 활동, 대외 및 연대활동 보고에서는 친구사이 회원들이 곳곳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역량을 쏟고 있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감사보고에 이어 2022년 1월~10월까지의 결산 보고를 인준했고, 이어서 2023년 예산안 승인의 과정을 가졌습니다.
내년 예산안의 주요 변화 중 하나는 성소수자 커뮤니티 대상 돌봄 기획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1인 상근간사 충원 계획이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접촉의 필요성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친구사이는, 마음연결 사업을 통해 대화의 만찬과 길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제는 그 프로젝트를 마음연결 사업 내에 두지 않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오픈테이블과 함께 하여 ‘성소수자의 사귐과 연대’라는 제목으로 게이 커뮤니티 일원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사귐과 연대 속에 돌봄을 이행하는 커뮤니티 사업를 벌이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상근간사를 채용하는 계획을 담은 예산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내년 수입을 늘리기 위한 후원 모금 계획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우리부터 우리를 위해 모금하자는 취지 아래 성소수자의 돌봄의 문제를 성소수자 스스로 기획하고 모금하자는 기조로서, 친구사이 내 구성원들 스스로 후원 금액을 증액하면서 외부로 확장하자는 취지의 계획이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에 부담이 되는 예산안이자 계획이기도 하지만, 지금이 바로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함께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자 기회라고 보고 예산안을 인준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부터 정기모임을 통해 논의되었던 회칙 개정안은 만장일치로 의결되어 개정논의를 잘 마쳤습니다.
친구사이 정기총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고문 추대, 감사와 대표 선출도 있었습니다. 친구사이 운영위원회를 통해 고문으로 추천된 케빈 회원이 정기총회에서 고문으로 추대되어 2년간 친구사이 고문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2인의 감사를 선출하는 선거에 재현 회원, 철민 회원, 종길 회원이 출마하였고, 종길 회원과 철민 회원이 과반수를 득표하여 2023년 감사로 선출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표 선거가 있었습니다. 일지 현 대표가 내년 대표로 출마하였습니다. 일지 현 대표는 첫째로 인권운동 단체로서 친구사이에 대한 논의와 회칙 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어 회원 및 커뮤니티 대상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사무실 확장/이전, 재정/모금 방안 마련을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계획은 2024년 친구사이 30주년을 맞이하여 친구사이가 지금 집중하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변화를 만들어가는 2023년이 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제안을 화답하고자 친구사이 정기총회에서는 일지 현 대표를 2023년 친구사이 대표로 선출하였습니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2022년 친구사이 소중한 활동을 회원들과 충실히 나누고, 새롭게 변화하는 2023년을 맞이하기 위해 친구사이 구성원들은 도전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올 한해 더 해보기 위해 후회 없이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친구사이였습니다. 나 스스로를 돌보면서도 나와 관계맺고 있는 주위의 구성원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인간적인 행위이자 우리의 인권을 지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2022 친구사이 정기총회의 간략한 보고를 마칩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