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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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14
: 포차거리와 평등열차
정기공연 준비로 바빠진 7월이다. 포스터 제작, 리플렛 촬영, 안무, 의상, 연출, 공연 하나를 준비하는데 들어가는 품이 제법이다. 코로나로 인해 당일 공연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 어쨌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는 있지만 걱정이 크다.
지보이스는 왜 매년 바쁠까? 올해도 정기공연, 다큐멘터리 촬영, DMZ 영화제 촬영까지 꽉 찬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지보이스. 연습 시간도 늘었다. 안무와 촬영, 합창 연습을 끝내고 나면 다들 기진맥진. 정말 인권운동계의 아이돌이란 수식어다운 스케줄이다.
여러 의미로 핫했던 종로3가, 매일 낙원상가 포차거리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인다. 익선동은 코로나가 무색할 만큼 좁은 골목마다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감염으로 인해 동선이 밝혀지고 결국 직장과 주변 친구들에게 아웃팅 되어 내 삶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그들도 알까?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는 낙인은 공간을 향유했던 이들마저 지우고 마치 불결한 장소라는 이미지를 심었고 자연스레 발길이 줄어든 가게는 점포 문을 닫는다. 기억했던 곳이 사라지고 추억할 공간에서 우리를 찾고자 종로3가에서 찰영을 진행했다. 작은 사진 속에 어설프게 모여 웃고 있는 우리의 의미를 발견하기 바란다.
평등열차에 탄 지보이스. 고용, 재화, 용역, 교육, 행정서비스 영역에서 23개의 항목으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이처럼 당연한 것이 10년이 넘도록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사당역 주변에는 몇주째 "포괄적 차별금지법 결사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보다 뜨겁게 연대하며 외치고 행동했을 텐데, 마스크에 가려져 아무 말도 못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먹구름이 가시고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 아이러니하게도 평등을 말하는 나와 평등을 반대하는 이가 서 있다.
우리에게 평등한 삶은 다른 것일까. 내가 성소수자라서 고용에 있어 차별을 당하고 승차 거부를 당한다면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백날 들고 있어봐라 되나", 확신에 찬듯한 어떤 이의 말에 무력감이 들기도 했지만, 나 역시 우리는 결국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피켓을 들어 올린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응원하고 연대하겠습니다.
지보이스 홍보팀장 / 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