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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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12월에도 모였습니다.
1.
친구사이는 11월 28일 개최하기로 한 2020년 정기총회를 2021년 1월 9일로 연기했습니다. 친구사이 운영위원회는 코로나 19 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 2.5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에서 정기총회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 보았습니다. 전례 없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무리하는 것보단 기존의 20여년간의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현실에 맞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 사이 친구사이는 12월 12일에는 ‘니맘내맘’이라는 온라인 급벙개를, 12월 26일에는 온라인 송년모임 ‘버디버디’를 진행했습니다. 한달여 간 지속되고 있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가운데 회원들의 모임을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지속적으로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태국 및 비수도권 지역 등, 물리적인 거리 문제로 친구사이 모임에 참여하지 못했던 분들이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면서 서로가 같은 동성애자라는 존재를 알아가고 느끼는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소모임 지보이스는 12월 4일, 5일에 연분홍치마의 유투브 채널 연분홍TV를 통해 지보이스 2020 온라인 콘서트 ‘가면무도회’를 이틀에 걸쳐 전격 공개했습니다. 지보이스의 유튜브 채널 지보이스 TV에서도 21일 전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지보이스의 2020년 한 해 동안 활동을 영상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올 한해를 우리들의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 입니다. 지보이스 2020 온라인 콘서트로 연말연시를 함께 보내셔도 좋을 것입니다.
2.
21대 국회 차별금지법 제정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11월 11일을 평등절로 삼아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하반기 전국 집중행동을 진행했습니다. 경기, 대구경북, 대전, 충북, 충남, 전북, 제주 등을 중심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시위, 현수막 행동, 선전전,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방문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평등법 발의 촉구와 국회 논의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11월 19일부터 4주 연속으로 수도권 지하철 행동을 진행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는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12월 10일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평등 및 차별금지법률안에 대한 기사가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평등법안」의 제4조 ‘차별의 예외’ 규정에 ‘종교단체 및 종교기관’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해당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4조(차별의 예외)
4항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특정한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의 집회, 단체 또는 그 단체에 소속된 기관에서 해당 종교의 교리, 신조, 신앙에 따른 그 종교의 본질적인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행위” |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는 12월 11일 위 기사에 대한 안내를 공지하며, 아직 「평등법안」이 발의된 것은 아니지만 ‘종교단체 및 종교기관’ 예외 조항 포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평등법안」의 구체적인 발의 시기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차별의 예외에 해당 조항이 포함될 경우, 이는 종교의 차별 예외를 명시하는 최초의 입법례로서 한국사회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종교기관 예외’는 그동안 발의되었던 「차별금지법안」에서 단 한 번도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는 조항입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12월 23일 ‘온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쟁점 토론회 <종교기관 예외조항, 무엇이 문제인가>’를 긴급하게 개최하여 ‘종교기관 예외조항’에 문제점과 각 영역에서의 종교 차별 관련 현실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토론회를 통해서 종교단체 관련 기관(종교단체에 소속된 법인, 종립학교, 종립요양 및 의료기관, 사회복지법인)에서 발생하는 차별 문제가 현재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종교기관 예외조항이 신설되면 이미 발생하는 차별을 더욱 심화시키고, 차별금지법의 입법 취지 자체를 훼손시킬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토론회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12월 23일 ‘온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쟁점 토론회 <종교기관 예외조항, 무엇이 문제인가>’ 줌 토론회 장면
3.
2020년 한해는 인류 역사에서 중요하게 기록될 해로 남을 것입니다. 지난 5월 이태원 코로나 집단 감염 상황 속에서도 목소리를 내어 이겨내기 위해 친구사이와 게이 커뮤니티의 일원들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고 힘을 내었습니다. 아직 현상은 진행 중이고, 현안에 대해 우리는 고민해야 하고 뜻을 모으고 실천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것은 언제나 인류가 대응해왔던 행동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렇듯 2021년에도 친구사이는 구성원들의 뜻을 모으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서 실천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을 것입니다. 그 뜨거운 여정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