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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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코로나19' #1]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활동내역
(사진 : 오소리)
2020년 5월 7일 국민일보의 이태원 게이클럽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기사가 보도된 이래, 방역을 빌미로 한 언론의 성소수자 혐오 기사가 연일 쏟아진 것은 물론이고, 확진자 및 밀접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아우팅 및 동선 공개 등 전례없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종로·이태원을 중심으로 한 게이커뮤니티의 구성원들 중 상당수는 이런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각종 사회적 위협과 심리적 고통에 노출되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친구사이를 비롯한 성소수자 인권운동 단체들은 5월 12일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이하 코로나19 대책본부)를 결성하고, 방역당국과의 소통 및 언론 대응, 상담·홍보 업무 등 각각 역할을 분배하여 보다 전문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갔습니다. 이에 따라 출범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진행된 코로나19 대책본부의 활동을 정리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 대책본부의 가장 최근 활동은 성소수자 혐오 기사를 쏟아낸 국민일보·뉴시스·머니투데이 사옥 및 언론중재위원회를 차례로 방문했던 5월 29일 '혐오순회방역 릴레이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이 때 배포된 기자회견문 및 선언문을 필두로, 시간상 역순으로 그간의 활동을 모아봤습니다.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코로나19 대책본부의 활동들을 따라가면서, 이 어려운 시국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끈끈한 위로를 함께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각 문건의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원문이 실린 페이지를 방문할 수 있으며, 아래에 소개된 글들 중 대부분은 코로나19 대책본부 홈페이지에서도 열람 가능합니다.)
(사진 : 오소리)
코로나19 대책본부 혐오순회방역 릴레이 기자회견 선언문
: 혐오여론 조장하는 언론에 반대한다! 정부는 평등과 인권의 전진을 선언하라!
(2020.5.29.)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예방과 방역을 위해 시도되는 공동의 행동들은 근본적으로 공동체를 다시 모색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K-방역이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성과를 말하며 자신들의 방침에 국민들이 잘 따라줬음을 치하한다. 하지만 재난의 시간동안 누구보다 예방에 나선 사회 구성원 중에서도 사회적 소수자들은 언급되지 않았다. 오히려 언론과 몇몇 지자체들은 질병에 대한 위기를 소수자 집단과 개인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으로 전환하면서 색출에 가깝도록 정보를 퍼뜨리고 사회의 감시와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하지만 정부의 평가 속에서 반드시 언급되어야 하는 이들은 사각지대에서 생애의 위기를 무릅쓰고 예방의 전선으로 나온 성소수자와 장애인, 이주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자신의 존재가 모욕당하고 노출될 수 있는 위험 속에서도 자발적으로 예방과 치료에 참여한 것은 결국 나의 안전 뿐 아니라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시민으로서 역할을 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혐오순회방역 릴레이 기자회견문
: 국민일보는 증오선동을 당장 멈춰라
(2020.5.29.)
코로나19 이태원 확진자가 나온 직후 국민일보 유영대기자는 단독보도를 전면에 내세워 ‘게이’업소를 명기하고 동성애자들이 만나는 공간에 집중했다. 보건당국이 공개하지 않은 내용을 질병과 상관없이 알린 것은 코로나19 위기를 빌미삼아 성소수자 혐오를 노출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백상현기자는 한 술 더 떠 게이 포털사이트 게시판의 글들을 그대로 옮겨 남성 동성애자의 활동 패턴을 알아야 코로나19를 막는다는 해괴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만행은 시종일관 동성애 반대를 외쳐왔기에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국민일보는 퀴어퍼레이드와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 성소수자들이 자기 목소리 내는 장소라면 어디든 찾아와 누구보다 열심히 성소수자의 뉴스를 생산했다. 문제는 위기를 틈타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와 가십화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양산한 기사들은 성소수자와 관련된 의제들을 겉핥으며 트집 잡고 성적 낙인찍기 급급했다. 정보에 대한 객관성도 결여한 채 성소수자의 구체적인 삶을 문란함으로 조리돌림 하는가 하면, 동성애는 HIV/AIDS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동성애 반대 논리를 만들기도 했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혐오순회방역 릴레이 기자회견문
: 소수자를 향한 낙인으로 신뢰를 무너뜨린 뉴시스를 규탄한다
(2020.5.29.)
5월 14일 천영준 기자의 기사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HIV감염인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갔다. 해당 기사는 단지 HIV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존재 자체를 낙인찍는데 나아가 지역사회에 질병 혐오를 조장한다는 점에 악질적이다. 5월 20일 박민기기자는 코로나19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빌어 성소수자들의 만남 자체를 문제 삼고 도덕적 해이로 판단하며 이들을 질책한다. 그것은 코로나19를 성소수자가 확산시키는 것인 양 은연 중에 호도하는데, 이는 성소수자를 표적해서 질병의 공포를 가중시킨다는 점에 심각한 혐오 선동의 우려가 있다.
이들의 해악은 그것이 일관되게 유지하는 관점에만 있지 않다. 해당 기사들에는 보건당국과 성소수자 당사자, 성소수자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싣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의견은 찬반양론의 구도 속에 일방적으로 잘라 붙여졌다. 이는 인권 지향적 정보전달을 당부하며 인터뷰에 응한 이들의 선의를 모욕하는 것이며 예방에 대한 적극적 협력과 제안을 거스른 채 혐오성 가십에만 집중하겠다는 언론의 의지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과거 성소수자 활동가들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어온 시간을 생각하면 저열한 낙인찍기 앞에 연대를 져버린 배신감과 괘씸함은 차치하더라도, 인권운동과 저널리즘이 함께 지켜온 공익의 방향타를 부숴버린 점은 언론으로서 책임을 져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혐오순회방역 릴레이 기자회견문
: 성적 낙인으로 공동체의 연대를 위협하는 머니투데이는 50년 동안 입을 다물어라
(2020.5.29.)
많은 언론들은 앞 다퉈 르포와 단독 취재의 소재로 찜방을 다뤘다. 그 중에서도 머니투데이는 단연 집착적인 면모를 보일 정도로 찜방을 취재했다. 이동우, 김사무엘 기자는 마치 이날을 기다려왔다는 듯 ‘5년 전 차마 못쓴’ 취재기를 들고 오는가 하면, 김태현기자는 확진자들이 수면방을 다녀왔다고 낙인을 찍고 김지산기자는 대단한 비밀이라도 공개하겠다는 양 찜방 입장 규칙을 다룬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5년 묵은 르포, 단독을 앞에 붙인 취재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었다. ‘평범한 휴게실과 다르지 않은 공간, 콘돔과 젤이 있어 세이프섹스가 장려되는 공간, 가벼운 터치와 눈길을 주고받으며 반응이 있으면 관계를 하고 거부하면 다른 방으로 가는’ 공간은 새로울 것도, 문란할 것도 없었다. 외려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몰래 촬영하면 강제 퇴실시킨다는 항목은 여느 성산업의 장소들보다 안전을 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확진자 동선 공개 관련 모니터링
: 방역 목적에 부합하는 최소의 정보와 인권을 지키는 최선의 공개방식을 준수하라
(2020.5.26)
한국사회에서 감염병 ‘확진자’는 치료받아야 할 환자로 인식되기 보다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기에 관리에 응해야 하는 위험인물로 인식되는 경향이 큽니다. ‘방역이 인권보다 더 우선될 수 있다’는 근거가 부족한 위험한 언설은 확진자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다룰 가능성을 우려하게 합니다.
지난 4월 초 방역당국이 도입하려고 했던 자가격리자 ‘전자 팔찌’는 다행히 중단되었지만 현재까지 광범위하게 수집, 집적되고 있는 정보가 어떻게 제대로 관리되고 적절하게 폐기될것인가에 대한 감시가 필요합니다. 확진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는 특정한 소수자 집단일 경우에 더욱 큰 억압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차별적인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
(2020.5.24)
(2) 청주시 00구의 경우 성별, 나이, 직장명이 공개되어 있어서 대책본부의 문제제기 후 성별, 나이 정보는 삭제하였음. 그러나 직장명은 다중이용시설이라는 이유로 확진자 동선 공개에 여전히 포함되어 있었음. 이에 대하여 대책본부는 확진자가 근무했던 시점에 동선이 겹쳤던 밀접 접촉자를 여전히 찾고있는지 문의하였고 다 찾았다고 답변하여 삭제하도록 요구하였음. 이를 통해서 확진자 동선 공개와 밀접 접촉자 파악, 검진은 (반드시) 연동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음.
(3) 경기도 00시의 동선공개는 00시 환자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00시 환자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고, 확진자 개별 정보에서 삭제하기로 한 반복 대량 노출 장소인 이태원 클럽 업소명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부천시 환자의 국적까지 공개하고 있음.
– 대책본부가 해당 보건소에 문제제기 하여 당초 포함되어 있던 성별과 구체적인 나이는 삭제된 상태이지만 00시 00번 환자의 국적, 이태원 클럽 업소 방문 정보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상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답변하였음. 그 이유에 대해서
– 대책본부는 미등록이주민이 검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유, ‘역학조사’에 충실하게 응하기 어려운 이유는 사회적 상황에 기인하며, 특히 게이클럽이라고 밝혀진 “퀸” 클럽 관련자들의 경우 낙인과 차별에 대한 두려움이 배가되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함. 또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00시 홈페이지에 이러한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서 검사가 독려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안이하다고 주장함. |
(2020.5.22.)
저들의 입을 통해 낙인과 오욕의 대상이 되어버린 찜방을 우리의 언어로 다시 가져와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찜방이 일부 성소수자들만이 가는 공간, 성소수자 당사자들도 싫어하는 공간이라고 방어하는 것은 결국 정상과 비정상,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위계를 인정해온 구조를 내부에서 반복하는 것일 뿐입니다. 찜방은 흔한 인상비평처럼 무법지대가 아니며, 무조건 자유로운 관계가 이뤄지는 공간도 아닙니다. 익명성과 일시적인 만남이 빈번하게 이뤄지지만 꼭 그런 관계만 있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찜방은 안전한 성관계를 위한 장치와 약속들이 배치된 동시에 나이와 체형, 질병유무 등의 위계와 기준이 여전히 작동합니다. 폐쇄적 공간임에도 여기에는 사회의 복잡한 위계와 관계들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음지화된 공간이라고 무조건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음지의 공간이기 때문에 침묵에 부쳐진 채 단속되고 노출되기만을 기다리며 숨는 것 또한 옳은 방향은 아닙니다. 일련의 긴장 속에서 찜방의 이야기는 시작될 것입니다. 어플로 사람을 만나면서도 찜방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지, 여기에는 어떤 취약함이 있으며 그로부터 어떤 쾌락이 실천되는지, 이러한 쾌락은 어떤 위계 속에 구속되거나 일탈하는지, 그 안에서 어떤 성적 권리와 실천들을 세공할 것인지, 나아가 코로나19 이후에 찜방과 같은 공간들은 어떤 변화를 겪을지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결국 성적 보수주의의 함정을 경계하며 우리가 그토록 호명해온 한국사회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다시 읽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언론 모니터링
: 뉴시스 보이콧 - 혐오는 불안을 조장할 뿐 공감될 수 없다
(2020.5.21.)
5월 20일 박민기기자의 ‘성소수자 커뮤니티, 여전한 즉석 만남...“자제해야” 우려’는 코로나19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빌어 성소수자들의 만남 자체를 문제 삼고 도덕적 해이로 판단합니다. 그것은 코로나19가 성소수자가 확산시키는 것인 양 호도하는 방향으로 은연중에 연결짓는데, 이는 성소수자를 표적해서 질병의 공포를 가중시킨다는 점에 심각한 혐오 선동의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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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반시티)
코로나19 대책본부가 전하는 글
: 추신 - 커뮤니티를 향한 문장들 2 | 자긍심의 언저리에서
(킹클럽 계란투척 사건 관련, 2020.5.20.)
너무도 자극적인 확진자 동선과 뉴스 속에서 우리는 클럽을 찾은 이들이 가지고 있을 삶의 지층들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자극적으로 잘려나간 단어들 속에는 오랜만에 안부를 나누는 친구들이 있고, 몇 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이의 새로운 감회도 있을 것입니다. 입원과 입대를 앞둔 이가 있었고, 외로움을 끝내 채우지 못해 밤새 만남을 전전한 이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서사들은 그동안 학문과 운동의 언어로만 근근히 전해오거나 도시전설처럼 타임라인과 썰로 미끄러지고 줄곧 잊혀져온 이야기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게시판과 SNS에는 클럽 입구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연휴가 지나고 여전히 잠겨 있는 문은 계란세례로 얼룩이 가득하지만, 응원의 문장들도 단단하게 붙어있었습니다. 증오의 얼룩과 응원이 나란히 붙은채 침묵하는 문은 지금의 우리 모습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을 지나면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음을 체감하지만, 겨우 부를 수 있는 우리의 영토는 애시당초 취약함 위에 구축되어 왔다는 것 또한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련은 공동체에게 떨치기 어려운 아픔을 남기지만, 깊은 침묵은 그간 납작해지기를 강요하는 규범과 질서들을 거스르며 성소수자로서 살아온 삶의 지층을, 우리를 연결시켜 온 공동체의 무게를 가늠케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무엇이 우리의 연결을 취약하게 만들었는지 재난의 터널을 지나면서 강렬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성명
: 그것은 예방도 뉴스도 아니다
(2020.5.20.)
연휴 이후 많은 언론들이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공식발표와 상관없이 과도하게 업소명을 공개를 하는가 하면, ‘게이 업소’라는 식으로 성적지향을 명기하여 질병을 표적했다. 너나없이 이태원 클럽과 연관되는 뉴스 앞에 ‘속보’와 ‘단독취재’를 붙이고 경쟁하는가 하면, 성적 보수주의의 프레임으로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부에서 이뤄지는 만남과 관계를 조명한답시고 문란함의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질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과 예방에 대한 노력 없이 그저 코로나19의 사회적 위기를 성소수자 혐오로 동기부여하며 계속해서 성소수자를 가십화하고 있다. 질병 앞에서 누가 취약해지는가에 초점을 맞추기는커녕 사회적 소수자를 노출시키고 이들을 극단적으로 대상화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는 당신들의 태도는 예방도 정보도 아니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언론 모니터링 :
1. 이주민 확진자의 과도한 정보 노출을 멈춰라
2. 혐오의 프레임을 넘어서자
3. 인권 보장이 예방의 본질이다
(2020.5.18)
여전히 지자체에서 과도하게 정보를 공개하거나 이로 인해 지역사회 내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고립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질병에 많은 이들이 불이익의 우려를 감수하면서도 자발적인 검사에 응하는 것은 나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가족과 동료를 위해서, 지역사회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국가는 누구도 질병을 이유로, 장애와 노동유형을 이유로, 성적 지향과 국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의 질서를 구축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권보장과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의 변화가 재난 예방의 본질임을 선언해야 합니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언론 모니터링
: 코로나19 위기에 함께 대처하면서 우리의 인권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2020.5.17.)
차별금지법 등 인권기본제도들을 미루지 않고 마련했더라면 검진대상자들이 불안과 차별 속에 고립되는 가운데 국가가 혐오와 차별에 자제하자고 호소하는 풍경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국가 전체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혐오를 멈추자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오로지 ‘안전’과 ‘방역’을 위해서만 접근된다는 점에 아쉬움이 크기도 합니다. 성소수자 공동체가 호출된 배경은 위험의 감축을 위한 수세적인 상황이 작동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공동의 시련을 함께 지나오면서 이후에 어떻게 시민권을 말하고 요청할 수 있는지, 시민권의 기준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과제를 남깁니다. 제도화와 권리 요구는 성소수자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쾌락을 향유하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이야기에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
(2020.5.16.)
◯ 서울시
◯ 경기도 |
(2020.5.15.)
5월 11일 디지털뉴스제작팀 엠빅뉴스 찜방 관련 영상과 관련해 항의공문을 보냈습니다. 자극적인 편집을 인지함을 확인했으며, 해당 영상을 모든 플랫폼에서 내리기로 결정했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MBC로부터 성소수자와 사회적 약자, 인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겸허히 여론을 수용하고, 더욱 발전적인 뉴스 컨텐츠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받았습니다. |
(2020.5.14.)
크리스찬투데이나 국민일보와 같이 대놓고 성소수자를 반대하고 혐오하는 매체들 뿐 아니라, 뉴스1(김학진기자, "45세 이상 뚱보 오지 말라"…'찜방' 블랙수면방 주말엔 바글바글, 5월 10일), 서울신문(이보희기자, “뚱보 출입금지” 블랙수면방 ‘찜방’의 실체, 5월 10일), 머니투데이(이동우, 김사무엘 기자, 커튼만 쳐진 컴컴한 방, 5년전 차마 못쓴 블랙수면방 취재기, 5월 12일) 등 많은 주류언론들이 성소수자 업소를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매우 문제적이며 우려스럽습니다.
[...] 이는 오래전 성소수자를 웃음거리로 대상화하고 전시했던 황색언론과 찌라시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인터넷 언론이 보다 노출에 용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업소명과 행태 등을 극단적이고 자극적으로 설명하는 점일 것입니다. |
코로나19 대책본부 언론 모니터링
: 감염인 인권과 질병 예방은 다르지 않다.
- 5월 13일 충청타임즈, ‘이태원 코로나로 불거진 에이즈환자 관리 '허점'’에 부쳐
(2020.5.14.)
기사의 가장 문제적인 부분은 환자의 신분 보호 및 비밀보장 vs 전파예방이 서로 반대되는 항처럼 취급한다는 점입니다. 어떤 질병도 부정적 의미를 부여하고 질병당사자를 낙인찍는다면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질병을 숨길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이들이 능동적으로 예방과 치료를 선택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중앙보건당국들이 입을 모아 ‘혐오와 차별은 방역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입니다.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대책본부는 위의 기사가 비과학적 관점으로 질병을 접근할 뿐 아니라, 그 태도 또한 차별적이라는 점에 기사의 심각성을 인지하며, 언론사 항의와 제소 등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
코로나19 대책본부가 전하는 글
: 추신 - 커뮤니티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2020.5.14.)
음지의 조건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다양한 만남의 모델과 장소의 질서를 만들며 공동체의 역사를 일궈왔습니다. 아직 그것은 완결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많은 논쟁들이 진행 중입니다. 우리는 만남의 환경과 스킨십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클럽과 찜방과 같은 우리의 장소들은 그저 가십으로 소모하거나 법의 잣대로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오랜 시간 외부의 단속과 비난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성소수자임을 자각하고 사람을 만나고자 고립을 깨고 외로움을 나누기 위해 밖에 나왔을 것입니다. 이는 내가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더 구축하고 만들고 요청해야 할까요? 어떤 이야기를 더 해야 할까요? |
(2020.5.13.)
13일 매일경제 인터넷뉴스에 게재된 기사 "[단독] 이태원 이어 종로 男성소수자 모임 장소서 확진자 급증…정부 집합금지명령 '구멍'" 관련한 의견입니다. [...]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사는 일차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지는 상황이 클럽 외에도 소주방과 단란주점 등 집합금지명령조치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을 문제 삼는 것으로 보입니다. 2. 하지만 문제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최근 확진자들이 다녀간 장소들이 성소수자 업소라는 점을 언급합니다. 일반적인 유흥의 방식을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로 좁힘으로써 기사는 코로나19의 전파가 성소수자의 만남 장소를 운영했던 것에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호도합니다. 3. 이 과정에 기사는 업소들을 나란히 병기하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업계’의 이야기를 수차례 전합니다.(‘종로, 이태원 성소수자 업소들은 정부의 단속이 심해지자 신촌으로 옮겨 모임을 갖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4. 그 결과 일차적인 기사의 문제의식은 성소수자 모임이 이뤄지는 장소에 방역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집합금지명령) 주장으로 나아갑니다. 코로나 19 예방에 있어 특정 집단을 표적하는 것은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진 받고 예방하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 KBS 코로나19 대책본부 출범 기자회견 보도 (2020.5.12.)
코로나19 대책본부 출범 기자회견문
: 성소수자의 존엄과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전진
(2020.5.12.)
성소수자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간청한다. 용기를 내어 서로를 지키자. 짧은 시간동안 사방에서 쏟아졌던 비난과 공격은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의 토양이 여전히 혐오와 차별로 물들어 있었음을 체감케 했다. 주변의 많은 이들이 아물기 어려운 상처를 받고 불안 속에 자신의 삶을 닫아 건 채 일상을 견뎌내고 있다. 코로나19는 커뮤니티의 풍경을 극단적으로 바꿨고, 우리의 삶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검진을 받으러 가는 발걸음은 질병여부의 확인을 넘어 나의 맨살을 드러내길 무릅쓰고 사랑하는 사람과 동료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오랜 시간 거리 위에서 만나 함께 목소리 높였던 행진의 발걸음과 함께 한다. 지금 우리는 위기 속에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기억하자. 서로의 삶을 응원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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