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An Awfully Big Adventure
감독 : 마이크 뉴웰
출연 : 알란 릭맨, 휴 그랜트, 조지나 케이츠, 아런 암스트롱, 피터 퍼스
영국 / 드라마 / 1995 / 113분
국내 비디오 출시
딥 어드벤쳐An Awfully Big Adventure는 이상한 영화다.
이 영화를 마이크 뉴웰이 만들었다는 것에 이르면 더더욱 이상하다.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으로 유명한 마이크 뉴웰 감독. '4월의 유혹(91)'에서 '도니 브레스코(97)로 이어지는 화려한 필모그래피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살며시 끼어있는 데다, 상업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영화인 탓이다.
이 영화는 스텔라라는 한 소녀가 2차 세계 대전의 영국 리퍼불의 한 극단에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된다. 거기에는 휴 그랜트가 분한 포터와 멋쟁이 오하라가 있다. 극단주인 포터는 전쟁의 포화에 휩싸인 연극 극단의 비열한 생존 욕망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지적 허영, 사기, 협작 등 포터의 눈부신 이력은 스텔라를 일순 현혹한다. 포터의 섹슈얼리티는 모호하다. 그는 자신밖에 모르는 야비한 양성애자다. 그 때문에 그를 사랑한 남자가 자살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한다.
오하라의 출현으로 공상에 빠진 소녀 스텔라의 인생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물론 이 영화를 퀴어영화로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초점은 오토바이를 탄 멋쟁이 오하라와 스텔라의 사랑에 놓여 있다.
이 영화를 여기 소개하는 까닭은 전방위 아방가르드를 지향했던 전쟁 이전의 서유럽 연극 극단에서 사실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섹슈얼리티 표현이 자유로웠던 상황을 슬쩍 맛보기 위해서다.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응결체인 '리빙 시어터'를 비롯해 다양한 실험들을 지향했던 연극계는 당시 지금의 영화가 차지하고 있는 네트웍된 문화의 재현물이었고, 외려 장 꼭토는 모범생으로 치부될 만큼 당시 연극계는 근엄한 부르주아의 성 모랄을 파괴하기 위해 부단히 위험한 실험을 감행하고 있었다. 질펀하게 재즈가 흐느적거리던 '씨시' 바에서의 퇴폐는 당시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때 풍경에 대한 영화는 사실 별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물랑 루즈'는 기껏 시대의 기인이자 위대한 화가였던 툴루즈 로트렉을 난쟁이 바보로 격하시키면서 헐리우드 만화경으로 당시 시대의 퇴폐를 아름다운 한 편의 뮤지컬로 만들었을 뿐이다.
관람 포인트 : 액션 없다. 액션과 사건이 없는 영화에 면역력이 약하신 분들은 가급적 피하시는 게 좋을 듯. 졸음을 각오하고 마실 물 준비할 것.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4-08 20:18)
2004-01-12 08:26
자연스럽게 살자!
잘 읽었습니다. 이분적 사고에 대한 말씀, 수긍이 가구요.(100%이해란 불가능하니깐.) 고맙습니다.
손익
뭔말인지 다 이해하긴 힘들지만,,,,재밌네요,,,,,,,ㅋㅋㅋ
니콘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시원한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도
잘읽었습니다^^+ 게이적 감수성이란게 딱 뭐다뭐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지는게 아니라는 말씀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