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Stranger Than Fiction
감독 : Eric Bross
출연 : 맥켄지 애스틴, 토드 필드, 디나 메이어, 나타샤 그렉슨 와그너, Joe Unger
미국 / 2001.05.19 / 미스테리,스릴러 / 90분
국내 비디오 출시
'소설보다 더 이상한 이야기', '레스토랑' 등의 저예산 독립영화로 일약 선댄스의 총아로 떠오른 에릭 브로스 감독의 세 번째 작품.
에릭 브로스는 선댄스와 인연이 깊은 모양이다. '헤드윅'이 관객들을 현혹했던 2001년 선댄스 영화제에 '침실에서'라는 처녀작으로 본선 경쟁작에 출품되어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차갑고 탄탄한 연출력을 선보인 토드 필드가 바로 이 '소설보다 더 이상한 이야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토드 필드는 버터 맛이 느껴지는 헐리우드 스타들이 도저히 흉내내지 못하는 축축한 기운의 카리스마를 십분 발휘한다.
칸이나 베니스 영화제와 달리 '독립영화'에 무게 중심을 두는 선댄스 영화제는 퀴어영화와 친화력을 갖고 있는 걸로 유명하다. 올해 본선 경쟁작 중에는 와이오밍주에서 한 게이 청년의 살인사건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애쓰는 순회극단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 '라라미 프로젝트'(개막작)와 게이 아들의 연인 시체를 처리하기 위한 엄마의 눈물 겨운 고투를 그린 영화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마치 장르처럼 최근에 들어 상업영화 독립영화를 가리지 않고 규격화되는 소재가 있다. 코믹이든 스릴러든 한 게이의 피치 못한 난관에 대한 집착을 소재로 채택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다. 그 경향은 유럽과 미국 영화를 내리 관통하고 있다. 이 영화들에서 보여지는 게이들은 원 나잇 스탠드의 상대방 시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고, 가족이나 여자 친구들을 속이느라 정신이 없다.
'소설보다 더 이상한 이야기' 역시 이 소재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순진하기 짝이 없는 변호사,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처지를 말하게 되는데, 단짝들 세 명이 집에 도착해보니 동성애자인 변호사 친구가 하룻밤 풋사랑으로 픽업한 마약반 경찰이 죽어서 나동그라져 있다. 영화는 이 시체를 처리하면서부터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다.
물론 마지막에 영화가 끝날 즈음에는 네 명의 단짝 친구들 중 한 명의 질투심과 소요욕에 의해 모든 사건들이 교묘히 짜맞추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상투적이다 못해 눈치 빠른 독자라면 영화 중반에 이미 이야기를 대충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에릭 브로스의 탄탄한 연출력에 의해 이 모든 상투성은 상당히 많은 부분이 희석된다. 원색의 색감을 잘 살린 화면구성이나 군더더기 없는 편집은 영화 내내 긴장감을 가지는데 충분한 요건으로 작용한다. 이 영화에서 우정은 가차없이 조롱되어 빈 쭉정이처럼 묘사되고 있다.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4-08 20:18)
2004-02-05 20:15
2003-11-07 23:58
안정모
이거 봤어 꽤 잼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