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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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감기에 걸릴 것 같은 나날
소식지팀 참여로 친구사이와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4개월이 되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안고 친구사이의 문을 두드리기 까지는 약간의 고민이 필요했다. 애초에 나는 '게이'로서는 폭이 넓지 않았기에, 같은 성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공개적으로 대면한다는 것이 익숙한 경험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친구사이는 쾌활함과 자유분방함으로 그들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 속에서 나는, 더이상 어제의 나라고 할 수 없었다.
고백컨데 그 4개월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친구사이도,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처음이었던 이 경험은 '열의'만으로는 충당할 수 없는 다양한 현실적 제약으로 적지 않은 시행착오에 부딛쳤었다. 이 '부족함'을 매꿀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기억들이 안타깝게 남아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기간을 '의미없다'고는 말하지 않으려 한다. 최소한이지만 소식지팀은 의도했던 컨텐츠를 생산해냈고 무지개도서팀도 어느정도의 도서를 발송했다. 여러 번의 회의에도 결실을 맺지 못한 고민의 흔적은 친구사이에 축척될 경험이 될 것이다. 1기의 명암은 더 나은 2기를 가능하게 하리라 믿는다.
언제 한번 봄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다시금 보수주의의 겨울로 회귀하는 듯한 2010년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다. 이성간의 사랑만이 정상인 시대, 여전히 성적다양성은 반동이고 '이성적 규범'과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협일 뿐이다. 애초에 나는 목소리를 내고 싶어서 들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될 시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뚜렷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에 우리들은 아직 미약하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보다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 폭넓은 참여와 소통이 가능하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2기 자원봉사팀이 좀 더 내실있는 모습으로 친구사이에 자리잡으리라 생각한다. 여름이지만 많이 춥다. 당신의 뜨거운 체온을 나눠달라. 물론 우리들도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