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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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며]
친구사이와 함께 한 2011년
처음 친구사이에 발을 들인 것은 4월 신입회원 OT 였다. 지난달 소식지를 읽으셨다면 알겠지만 처음엔 G_VOICE 단원으로 있었고 점점 친구사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어 신입회원 OT와 정기모임을 참여하게 되었다. 정기 모임 전에 있는 신입회원 OT에서 뭉기, 승구, 기성 세 친구를 만났다. 승구는 같이 G_VOICE에서 활동하던 친구이지만 뭉기, 기성의 경우는 처음 만나는 친구였다.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에 기대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거에 느꼈던 흔히 말하던 물 보러 오는 사람들이지는 않을 까? 걱정도 되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각자 다른 생각들로 대화를 이어가며 여러 생각들을 알 수 있었고, 나야말로 정말 편견이 가득 했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렇게 신입회원 OT는 무사히 마쳤고, 이어지는 정기모임. G_VOICE 의 행복하고 즐거웠던 생각이 너무 컸던 이유일까?
친구사이에서 처음 경험한 정기모임은 정말 인권단체 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끔 해주었다.
밝지만 사무적이고 이런저런 활동 얘기들,..... 생각보다 어려웠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게이들의 인권을 위해 크든 작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 할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고 부담스럽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보고 결정하자' 라는 생각과 어차피 그 때는 백수여서 시간도 많아 후회 하더라도 다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별 도움은 안 되더라도 퀴어 퍼레이드 차량 꾸미기에도 참여하고 퀴어 축제에도 직접 참가도 해보았다.
너무 더워서 내가 왜 흰바지를 입었을까... 흰 바지가 땀에 절여져 색이 변할 정도로 더운 날씨임에도 이런 즐거운 행사에 참여하고 심지어 한 부스를 차지하고 있는 친구사이의 일원으로 있다는게 신기하면서도 놀라웠다. 그리고 얼마 후 슬럿워크,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에 분노한 여성들의 시위, 정말 그녀들의 말처럼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느끼게 해주고 나름대로 재미있는 의상으로 나를 당당하게 해줬던 즐거운 행사였다!
친구사이의 나름 장기 프로젝트였던 무지개 도서 보내기는 너무 참여하기가 쉬웠다. 그냥 도서관에 가서 대출 증을 끊고, 인터넷으로 퀴어 에 관련된 도서들을 신청하기만 하면 끝인 간단한 활동 이였다. 내가 참여한 곳은 한 달에 전체 신청자 중에 1권 정도만 선정하는 작은 도서관 이였지만, 신청하고 바로 루나를 가져다주어 나름의 감동을 느끼게 해줬다. 같이 신청한 2권은 아직도 신청만 된 상태이긴 하지만....
친구사이의 활동은 쉬운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다. 물론 함께 참여하자는 의견이 강요로 느껴 질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참여 할 수 있는 것들을 참여 하면서 앞으로 더 발전해가는 친구사이와 나를 보면 언젠간 나도 부담을 가지지 않고 활동하는 날이 오지 않을 까? 생각해 보고 혹시나... 인권단체라는 이름이 부담스러워 나오지 않는 다면 과감하게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추천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