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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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성소수자 가족모임 이야기] 엄마랑 다시 친해지는 시간
킴 (친구사이 회원)
친구사이, 특히 가족모임을 통해서 소원해졌던 엄마와의 관계가 회복되어져 가고 이곳의 형 누나들로부터 큰 위로와 힘을 얻게 되어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요.
2008년에 엄마에게 커밍아웃한 이후로 엄마와 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습니다. 저 스스로 '엄마는 게이아들을 싫어할 거야'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러면서 점점 더 엄마와 이야기 나누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친구사이 활동을 하게되면서 성소수자 가족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작은누나에게 가족모임에 함께 나가보자고 말했고 작은누나는 게이인 남동생을 지지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올해 2월에 가족모임을 앞두고 작은누나는 엄마도 함께 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엄마에게 2008년에 커밍아웃한 이후로 저의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항상 울며 화를 냈었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작은누나는 쉽게 용기내지 못하는 저를 위해서 직접 엄마에게 가족모임에 나가자고 설득했습니다. 엄마는 작은누나와 함께 가족모임에 나오게 되셨고 2월 가족모임을 통해서 엄마와의 오해가 조금씩 풀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엄마는 그저 '우리아들이 힘들게 삶을 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셨습니다. 아들이 그저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셨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대화하려 하지 않고 계속해서 입을 다무는 저에게 화가 나셔서 섭섭함에 화를 내셨던 것입니다. 가족모임에 다녀오시고 난 후, 엄마는 가족모임에 다녀오고 나서 너무 좋은 분들은 만났고 말씀하셨습니다. 함께 참여하신 다른 가족분들 얘기도 하시면서 오랜만에 정말 좋은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을 가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조금씩 엄마와 저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게이라는 말이 엄마 앞에서는 어렵지만 그래도 뭔가 서로에 대한 오해가 사라지고 조금 더 서롤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친구사이 가족모임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삶의 여러가지 문제들에 함께 고민해주시고 도와주시는 친구사이 형 누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노래를 듣다가 문득 '우리'라는 노래를 들었는데요, 친구사이가 참 이노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은 할 수 있어요. 쓰러져도 일어나세요. 혼자라고 생각 말아요. 우리 서로 같이해요"
앞으로 더더욱 친구사이와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은 주말아르바이트와 학교일들과 갖가지 일상때문에 물리적으로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속한 삶 속에서, 일상에서 친구사이의 가치와 함께하고 제가 받고 있는 위로와 힘. 나누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친구사이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