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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호][활동스케치 #2] HIV를 둘러싼 다양한 ‘ ’를 이야기하는 모임, 5월 오픈테이블 후기
2019-05-31 오후 15: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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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5월 

[활동스케치 #2]

HIV를 둘러싼 다양한 ‘ ’를 이야기하는 모임,

5월 오픈테이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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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0일, HIV를 둘러싼 다양한 ‘ ’를 이야기하는 모임 5월 오픈테이블이 친구사이 사정전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 모임은 HIV/AIDS에 대한 단순한 1차적인 정보 전달의 차원을 넘어서, 이 질병이 게이커뮤니티, 나아가 일반 사회와 관계맺는 방식에 대해 살펴보고, 질병에 대한 낙인을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지에 대한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HIV/AIDS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보를 아는 것만으로 HIV/AIDS에 대한 낙인이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 있어, 질병에 대한 낙인을 경감시키는 데에 어떠한 별도의 접근과 노력이 필요한가를 이야기 나누는 오픈테이블이 지난달부터 월 1회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다 심도깊은 논의를 위해, 오픈테이블은 친구사이 회원들 중 수명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패널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하여 이번 5월 모임에는 총 6명의 회원이 참가해주셨습니다. 

 

HIV/AIDS를 둘러싼 게이커뮤니티와 사회의 낙인을 경감시키는 것은, 결과적으로 감염인과 비감염인 모두가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끔 만듭니다. 친구사이에서 기획·추진 중인 이 오픈테이블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5월 오픈테이블 당일에 참가자에게 배부된, 친구사이 내 HIV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가진사람들' 소속 맹보님의 글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나의 생활방식을 HIV를 중심으로 성찰하기

 

한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타자에게 설명하는 도구를 만들기 위해 자신과 자신 주변의 복잡한 요소들을 조립하고 해체하며 변형하고 융합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신 안에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합니다. 인간은 사는 동안 내내 내면 인식 속에서 이 작업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지속해서 수행합니다. 그리고 모두는 되도록이면 이 스토리가 완결되고 개연성 있는 구조이기를 욕망합니다. 이 스토리를 우리는 개인서사 내지 자기서사라고 부릅니다. 이 서사체는내가 지금의 나인 이유이자 타자가 지금의 나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하는 조건으로 기능합니다.

 

때때로, 문제는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외부 사건의 객관적 진실과 상관없이, 개인서사의 완결성을 위해, 이미 정립된 자기 서사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왜곡되거나 배제됩니다. 왜곡과 배제를 선택적으로 활용하며 개인 인식 내부에서 완결성을 획득한 자기 서사는 대단히 완고한 이데올로기로 작동합니다. 만인은 만인에 대해 이 이데올로기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때로 우열을 가리기 위해 투쟁합니다. 자기 생존에 직결된 서사의 완결성과 완고함을 쉽게 포기하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왜곡과 배제가 궁극적인 완결성과 행복이나 안정을 가져다주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자기 서사의 완결성을 획득하기 위해 배제한 외부 사건에 대해 공포심과 공격성을 가집니다. 서사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공포심과 공격성을 이겨내고 서사의 수정과 재구성을 위한 전진을 시도합니다. 기실 이 또한 서사의 완결성을 위한 행위입니다. 인간은 전진과 수정과 재구성을 통해 자기 서사의 완결성을 더욱 탄탄하게 하며 이는 최종적으로 생존에도 이로울뿐더러 삶속에서 더 나은 사람, 더 훌륭한 자신이 되는 길입니다. 관건은 자기 내부의 공포와 공격성을 이겨내는 데 있습니다. 공포는 강력한 자기보호 기제입니다. 그 자체로 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을 가리고 왜곡된 정보로 서사를 구성하게 하기도 합니다. 구축된 자기 서사의 선을 넘지 않게 하고 더 나은 진전을 위한 행보를 막아섭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됩니까? 어떤 행동이 궁극적으로 우리를 완성시키고 더 큰 행복과 진정한 자아로 나아가게 합니까?

 

저는 위에서 HIV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HIV는 여러분의 자기 서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중입니까? HIV는 여러분을 행복하게 합니까. 아니면 불행하게 합니까? HIV는 여러분을 나아가게 합니까. 아니면 멈칫하게 합니까? HIV라는 사건의 객관적 진실은 이미 확보되어 있습니다. 논란이 될 만한 부정확한 지점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객관 세계에 출현한 이후 주관 인식에 가장 많은 왜곡과 배제를 불러일으킨 - 특히 MSM에게서 - 이 거대한 사건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보할 수 있습니까? HIV도 PL도 더이상 외부의 사건으로 기능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자기 서사 안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HIV는 곧 여러분 자신입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제안합니다. 사건의 지평선 밑에서 솟아올라 이미 거대한 섬광을 내뿜고 있는 이 사건에 주체가 되시기를. HIV는 곧 여러분 자신입니다.  

 

(HIV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가진사람들' / 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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