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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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침묵하지 않아야
지난 6월 28일은 스톤월 항쟁이 50년 된 날이었습니다. ‘스톤월 인’에 습격한 경찰에 맞서 트랜스젠더, 게이, 레즈비언은 저항했고, 뉴욕을 중심으로 퍼져 성소수자들은 거리에 나와 존재를 드러냈습니다. 이 행동은 미국 곳곳에 퍼져 스톤월 항쟁으로 이어졌습니다. 6월 29일 장맛비가 내린 대구에서는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억하는 제11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퀴어 해방 더 프라이드’ 열렸습니다. 3천여명의 가까운 참가자들이 우중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 ‘퀴어 해방’을 외치며 대구 도심을 걷는 자긍심의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지역에 살고 있는 성소수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거리로 나와 존재를 드러내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소중한 현장이었습니다. 친구사이도 이러한 지역의 현장을 주목하기 위해 6월 정기모임을 제11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참여로 진행했습니다. 29일 총 33명의 참가자와 함께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친구사이는 부스와 행진 행렬 차량으로 참여하면서, 성소수자들이 사회의 변화를 위해 권리를 요구하고 맞서 싸우는 행동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제11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자긍심의 퍼레이드 현장, 사진출처: 뉴시스>
6월 한 달 마음연결은 다양한 곳에 찾아가 성소수자에 삶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자살 예방을 위한 실재적인 방법을 안내하기 위해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11일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월례 집담회에 초대되어 ‘성소수자로서 한국에서 살아남기’ 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13일에는 광주광역시 지역 내 자살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담당자들의 교육 현장을 찾아가 '성소수자의 이해 및 자살 예방'이라는 주제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24일에는 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에 찾아가, 자살을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을 돕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방법을 안내하는 ‘무지개돌봄’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을 위해서 관련한 전문 의료기관, 자살 관련 전문기관, 당사자 조직 등을 만나는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마음연결은 관련한 다양한 활동으로 성소수자 자살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월례 집담회>
6월은 거리에서 뿐만 아니라 친구사이 자체적으로도 지속적인 교육활동, 역량강화 사업 등을 진행했습니다. 매월 진행하고 있는 HIV를 둘러싼 다양한 ' '를 이야기하는 오픈테이블을 잘 마쳤고, 교육팀 정례 프로그램 ‘젠더감수성 감각 키우기’ 시간도 가졌습니다. 또한 6월 15일에는 2018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작이면서, 2019년 최고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다큐 <김군> 단체 관람 벙개를 진행했습니다. 2016년 겨울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지보이스 다큐 <위켄즈>에서 조연출을 담당한 신연경 프로듀서와 촬영에 함께한 강상우 감독이 참여한 작품이었기에 친구사이로서도 자랑스러운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다큐 <김군> 관람이후 종로3가 친구사이 사무실 근처 호프집에서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은, 역사 속에 담기지 못한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기록을 마주하며 성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반추하고 힘을 모으는 의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다큐 <김군>은 현재도 극장에서 절찬리 상영중입니다.
<다큐 '김군' 영화 관람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
‘침묵은 죽음이다’(Silence Is Death) 라는 구호는 고전적인 구호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소중한 구호입니다. 얼마 전 정헌율 익산시장은 다문화자녀 관련 행사장에서 다문화자녀를 “잡종강세·튀기” 라고 하며 이주민에 대한 차별적이면서 바닥 수준의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을 했고, 이후 이주여성 관련 단체들은 인권위 진정 등 시장 사퇴 요구를 하며 집단 항의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소수자들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차별적인 대우를 받거나, 존엄한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기에,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를 깨트리기 위해 침묵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여 존재를 드러내어 권리를 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불평등한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는 누가 봐도 멋진 존재들이지만, 국가와 사회가 오히려 이러한 요구에 침묵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침묵하지 않은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