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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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억해야할 순간들
2018년 한 해가 저뭅니다. 친구사이는 올해에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며 서로 연대하여 활동했습니다. 그 현장의 순간 모두를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다시 한 번 조명하고 함께 나누고자 몇 가지를 골라봤습니다. 지극히 사무국장 개인의 기준으로 뽑아 본 것이니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올해 6월 14일 지방선거가 있었지요. 네 그래요, ^^ 올해 지방선거가 있었어요. 그리고 올 초에 충남도 의회는 충남인권증진조례를 폐지했지요. 2월 2일은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이 가결된 날입니다. 당시 이 폐지안에 가결한 자유한국당 의원 24명 중 6명이 다시 6월 14일 지방선거에 충남 도의회, 또는 지역 시의회에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출범한 충남도의회(더불어민주당 33명, 자유한국당 8명, 정의당 1명)는 9월 14일 충남인권기본조례를 가결했습니다. 성적 지향 등 소수자 인권보호를 위한 내용을 명시하지 못한 점, 인권기구의 독립성 확보가 안 된 점, 시민사회 단체와의 논의가 없었던 점 등 성급하게 제정된 조례였다는 비판들이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상당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례를 제대로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2월 2일 충남인권조례 폐지안이 충남도의회에서 가결되던 날 저녁 서울에서는 장애여성공감 20주년 기념식이있었습니다. 장애여성공감 20주년의 슬로건은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였어요. 이 시대에 불화해야만 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격려하고 힘내는 시간이었어요. 특히 지적장애여성 합창단 일곱빛깔무지개와 지보이스가 함께 하는 공연은 충남도의회 현장에서의 피로감을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회복시켜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7월 13일 퍼레이드가 열리는 하루 전날 종로 낙원동 포차거리 일대에는 종로 낙원동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축제를 지지하는 여러 단체 및 업소들이 축제 축하 현수막을 게시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던 무지개였습니다. 내년에는 낙원동 포차 거리, 익선동 일대에는 어떤 무지개가 뜰까요?
9월 15일 평등행진 기획단은 평등행진을 진행할 행진로를 답사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해 충정로 이대 신촌을 지나 서강대교를 건너 국회 앞 정문을 지나는 행진로였습니다. 국회 정문 앞을 지나는 행진로는 아쉽게도 국회 정문 앞 100m 이내 집회 불허 규정으로 변경해야 했지요. 이 법률 규정은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곧 개정되어야 합니다. 국회 정문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더 많은 시민들이 모여 국회에 제대로 힘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9월 8일은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린 날이기도 하지만, 성소수자들의 혐오/차별 선동 세력들의 집단적, 조직적 혐오폭력에 노출된 날이기도 합니다. 그날이 있은 후 9월 20일 인천시민사회연대가 주최한 제138차 인천시민사회포럼에서 ‘인권으로 바로 본 성적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한 포럼이 열렸습니다. 축제 전에 기획된 행사였긴 했지만, 축제를 통해 인천에서 인권의 이야기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알려진 자리였습니다. 지역에서 성소수자의 인권문제는 더욱 빈번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올해 HIV/AIDS 인권주간에서 기억에 남은 기획 중 하나가 바로 게이 업소에 HIV 감염인 인권을 이야기하는 포스터를 배포한 것입니다. HIV 감염인은 늘 함께 지내고 있는 우리들의 커뮤니티 일원이고, 항상 마주하고 서로 술 한 잔하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웃고 울기도 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사랑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 커뮤니티 내에서는 HIV 감염인들이 주변에 없는 사람처럼 대하고, 타자화하는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HIV에 대한 낙인과 공포가 우리 내부 커뮤니티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캠페인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고자 기획한 포스터입니다. 게이 커뮤니티의 일원들에게 올 한해 기억할 만한 포스터로 남길 바랍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고생한 2018년 한 해 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