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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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HIV/AIDS' #2]
가진사람들이 겪은 HIV 감염 초반의 감정과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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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경험담은, 친구사이 내 PL자조모임 '가진사람들'이 친구사이 소식지 12월호의 커버스토리 'HIV/AIDS' #1의 글을 감수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글과 메모를 기사 형태로 다듬은 것입니다. HIV/AIDS 관련 외국의 사례에 더해, 국내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귀한 경험을 나누어주신 가진사람들 측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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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감염 초기의 감정
글을 들어가기에 앞서... 제가 글 쓰는 요령이 없어서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를 몰라 곤란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감염 초기 경험을 읽으면서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좀 많이 있었고.... 예를 들면 여드름을 짠 피로 감염이 될수 있지 않나 그런 것..? 제가 아직 확정 받은지도 얼마 안됐고, 또 이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도 얕기 때문에, 아직도 뭐가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한 2년 전인가? 그때부터 감기와 두통을 몸에 달고 살았는데요, 게보린을 하루에 서너 알씩 먹었어요. 머리가 너무 아팠거든요. 나 어디 몸이 안좋은가 생각했고, 큰 병이 걸렸으면 어쩌지 하고 생각이 많았습니다. 근데 병원 가기가 무서웠어요. 경제적인 여유도 없거니와, 내가 큰 병에 걸렸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때문이었어요.
확정 받기 몇달 전에는 다리와 허리가 너무 저려왔고, 감기와 기침 또한 심해졌습니다. 수십만원 들어서 보약까지 먹었어요. 병은 낫지를 않았고, 식도가 너무 답답하여 동네 내과병원에 갔더니, 폐결핵이었습니다. 처음엔 제가 공사장을 다니며 먼지를 먹어 걸리게 된 거라 생각했어요.
결핵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알아보았는데, 에이즈에 기회감염으로 인해 결핵과 폐렴이 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좀 겁이 났던 것 같아요. 내가 정말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가... 내가 그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불치병에 걸린 것인지요... 가족이 알게 되면 어쩌지... 그런 불안감들.
증상이 심해져서 서울 강동구에 있는 H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혈액검사나 소변/대변검사를 실시하였고, 2주 후 의사선생님께서 저보고 HIV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하셨습니다. 면역력도 많이 떨어졌고, 결핵과 폐렴을 동반한 것을 보면 감염된지 꽤 되었다고 하더군요.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때 웃으면서 울었던 것 같아요. 내가 아팠던 것이 이유가 있었구나 라는 것에 대한 답답한 것이 좀 후련해졌던 것도 그랬고, 난 오래 못산다는 그런 느낌도 같이 받았고요. 그래서 울었던 것 같아요. 내가 도대체 얼마나 잘못을 했길래 이런 벌을 주는지, 너무 슬펐어요.
근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내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대가라 생각하고 지내요. 그러다보니 요즘엔 그렇게 우울하지도 않고, 보통 사람들처럼 생활하고 있고... 사람들이 보통 많이 좌절한다는데, 제가 보기에도 전 좀 낙천적인 것 같아서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제일 걱정되었던 것이, 사람들과 성관계를 못하면 어쩌지... 안전하게 한다 해도 만약이라는 것이 있는데... 였는데요. 항문성교 할때는 꼭 콘돔 사용하고, 상대방 앞에서는 사정 안하고 이런 식으로, 최대한 주의하며 즐기면서 살고 있어요.
HIV/에이즈... 전 죄책감을 안고 산다고 생각하지만, 당사자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지금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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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사람들 / Vebe

HIV 감염 초반 경험
1. 확정되기까지의 과정
2014년 11월에 심한 독감에 걸렸다고 생각돼서 병원을 찾아갔다. 용산에 위치한 Y이비인후과에서 동의 없이 검사를 실시했고, 양성이 나왔다. 감염된지 아주 초기였을 것이다. 왜냐면 9월~10월에 실시한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포의료생협에 가서 다시 검사를 했는데, 음성이 나왔고, 좀 더 정밀하게 검사를 하기 위해서 RNA 검사를 진행했다. 재우형은 Y이비인후과에 전화해서, 어떤 식으로 검사했는지 물어봤고, 너무 여러가지 검사를 진행하면서 혈액 샘플이 부족했다는 변명을 들었다. 어쨌든, RNA 검사상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바이러스 수가 너무 적어서, 질병관리본부나, 서울시의 관리 본부에서는 확진 판정을 내려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 분야에 조금 더 경험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신형식 선생님을 찾아갔다. RNA 검사를 재실시했고, 바이러스 수가 200밖에 안나왔지만, 어쨌든 빨리 약을 먹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약을 바로 먹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정부 기관의 확진 판정은 못 받았지만, 어쨌든 관리는 일찍 시작하게 되었다. 감염인 등록은 안하고 있다가, 2017년 하반기에 등록을 하고, 그때부터 약값을 면제받기 시작했다.
2. 감염 초기의 감정
Y이비인후과에서 나에게 했던 말이, “용산에 게이들이 많이 살고, 그래서 이런 경우를 많이 봤다. 안 좋은 케이스는, 설사 많이 하고, 결국 살 많이 빠지고, 죽는 거다. 감기약 처방했으니, 일단 먹고, 큰 병원을 가라.” 였다. 지금 같았으면 가만두지 않았겠지만, 그 순간에 나에겐 그에 대해 대응할 만한 힘이 없었다.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바로 다음 날 친구사이 형들에게는 모두 말했고, 차근차근 커밍아웃을 하기 시작했다. PL 커밍아웃을 결심했던 이유는, 나에 대해서 무언가를 숨겨야하는 게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 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항상 감염 사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
무엇보다, 내가 혼자가 아니고, 나를 위해서 싸워주는 곳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친구사이의 활동, 특히 당시 시청 점거 농성때 봤던 사람들의 지지에 많이 기댔던 것 같다. 그냥 친한 친구들에게서 얻는 위로보다, 이런 활동에서 얻는 위로가 많이 힘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뭔지 모를 이 두려움과 자괴감을 활동으로 풀고 싶었던 것 같다. 친구사이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이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무언가 말하려고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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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사람들 / 나미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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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지고, 속에서 화가 살짝 오르네요.
어째서 위로를 받고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죄책감부터 가지게 사회가 만드는지
그래도 가진 사람들에 이렇게 모여서 소중한 이야기를 전달해 주셔서 고마워요.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 존재들이니까요